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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대신 임기영 'FA 부메랑이 무서워'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7.11.12 07:20 수정 2017.11.12 07:21

송은범 ‘보상선수’ 임기영 KS 호투로 선발승 따내

FA 영입 시 대비 필요한 보상선수 ‘부메랑’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승을 따낸 임기영 ⓒ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승을 따낸 임기영 ⓒ KIA 타이거즈

2017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예고된 선발 매치업은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같았다. 두산의 선발투수 유희관, 이미 3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했고 그 중 2번을 우승으로 이끈 이른바 ‘빅게임 피쳐'다.

그에 비해 KIA의 4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임기영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시즌을 소화했고 한국시리즈는 고사하고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조차 없는 ‘초짜’였다.

‘타짜’와 ‘초짜’의 싸움은 유희관이 노련함을 앞세워 승부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초짜' 임기영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선발승을 챙긴 것이다. 두산 유희관 역시 초반 2실점 이후 호투를 이어 갔지만 임기영의 무실점 투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임기영의 깜짝 호투로 4차전을 승리한 KIA는 사실상 한국시리즈 우승을 예약할 수 있었다.

굴러 들어온 복덩이인 임기영을 지켜보는 KIA 팬들의 마음이야 흐뭇하겠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을 끓는 쪽도 있다.

바로 임기영의 전 소속팀인 한화다. 임기영은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에 2차 2라운드 18순위로 지명을 받았던 유망주다. 2년차인 2013년에는 불펜에서 긴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도 침착한 투구를 보여 한화 마운드에서 주목받는 신인이었다.

하지만 임기영과 한화의 인연은 길지 않았다. 2014시즌 이후 한화는 FA 투수 송은범을 영입하며 그 보상선수로 임기영을 내줬다. 상무 입단이 예정되어 있던 임기영은 예정대로 군복무를 마치고 2017시즌 한화가 아닌 KIA로 합류해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었다. 반면 4년 총액 34억 원에 영입된 송은범은 한화에서도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FA ‘먹튀’로 전락하고 말았다.

현 FA 제도에서 타 구단 소속의 선수를 영입하게 되면 자팀에서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의 선수를 보상선수로 내보내야 한다. 프로야구 1군 엔트리는 27인으로 아무리 선수층이 얇은 팀이라고 해도 1군에서 활용 가능한 유망주가 배제될 위험이 크다.

외부 FA 영입의 경우 반대급부를 감안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눈앞의 전력 보강에 급급해 섣불리 영입할 경우 보상 선수로 인한 ‘부메랑’을 맞게 될 확률이 크다. 송은범-임기영 사례가 이러한 위험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반면 2017시즌 앞두고 LG가 영입한 차우찬이나 KIA 최형우처럼 확실한 활약을 보여주는 ‘모범 FA’의 경우는 한화의 송은범 영입 사례와는 구분이 된다.

차우찬이나 최형우는 각각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 거액의 투자가 아깝지 않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들의 보상 선수로 이적한 이들의 활약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영입 선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한 강한울은 생애 첫 3할 타율, 125안타를 기록하며 부상으로 자리를 오랫동안 비운 유격수 김상수의 공백을 잘 메웠지만 그의 이적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영입선수의 활약도에 따라 보상선수 ‘부메랑’의 효과도 달라진다.

이제 각 구단들은 본격적인 FA 영입 전쟁에 돌입한다. FA 영입에 이어 벌어지는 보상선수 이동은 이미 스토브리그의 또 하나의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올해 FA 시장에서는 다수 구단이 성적 상승을 위해 지갑을 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은 확실한 대어를 영입해야‘부메랑'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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