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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알뜰폰 ‘기본료 0원’ 요금 '빨간불'... '망 도매대가' 협상 지지부진

이호연 기자
입력 2017.10.23 14:13 수정 2017.10.23 14:33

과기부 SKT와 협의 2개월째 지연...알뜰폰 ‘속앓이’

유영민 장관 “확감 전에 결론 낼 것”

과기부 SKT와 협의 2개월째 지연...알뜰폰 ‘속앓이’
유영민 장관 “확감 전에 결론 낼 것”


당초 8월로 예상됐던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이 2개월째 늦어지며 알뜰폰 업계가 울상이다. 통신비 인하 이슈에 역풍을 맞고, 국정감사 시즌까지 겹치면서 결론이 미뤄지고 있다. 업계는 내달 이후에야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알뜰폰 신규 요금제 출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 간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이 2개월 이상 길어지고 있다. 앞서 대통령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6월 통신비 인하 정책을 마련하겠다며, 알뜰폰 활성화 계획을 내건바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단말기 완전 자급제, 보편요금제 등의 이슈에 묻히며 도매대가 협상은 잊혀져가는 모양새다. 망 도매대가인 SK텔레콤 역시 잦은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알뜰폰 도매대가까지 낮추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시민이 알뜰폰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한 시민이 알뜰폰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 “10%P 인하 못 해” LTE 회선 수익 배분 뭐길래?
알뜰폰 망 도매대가 협상은 롱텀에볼루션(LTE) 요금 수익분배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알뜰폰은 기지국 등을 증설하지 않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로부터 망을 빌려쓰고 있다. 망을 빌려쓰는 비용이 기지국 구축 및 유지 비용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알뜰폰의 요금제가 이통사보다 30~40% 저렴하다.

다만 알뜰폰 점유율이 전체 시장에서 10%를 돌파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정부는 알뜰폰을 지원하기 위해 전파 사용료를 면제하거나 망 도매대가를 인하해왔다. 망 도매대가는 쓰는 만큼 비용을 더 내는 RM방식(종량제), LTE 요금 수익을 나눠가지는 RS방식으로 나눠지는데, 그동안은 RM방식 인하에 초점을 맞춰왔다. 정부는 2013년부터 주로 3G 가입자에만 해당이 되는 RS방식을 통해 음성이나 데이터 사용료를 낮춰왔다.

올해는 통신비 인하 기조에 맞춰 RS 방식의 도매대가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과기부는 망 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RM방식 도매대가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지만, RS방식은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다. 알뜰폰 업계는 RS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내리길 원하지만 이통사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RS비율 조정은 지난해 와서야 처음으로 5% 포인트 조정된 바 있다. SK텔레콤이 최대한 양보한다고 해도 5% 포인트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알뜰폰 업체와 이통사의 요금제 수익 배분은 ▲3만원대 저가 요금제 6(알뜰폰):4(이통사) ▲5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는 5:5로 수익을 나누고 있다. RS비율이 조정되면 이같은 수익 비율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지난 6월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 앞에서 알뜰폰협회가 기본료 폐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6월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 앞에서 알뜰폰협회가 기본료 폐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과기부 “최대한 빨리 결과”...SKT‘부담’우려
망 도매대가 인하 지연은 당장 알뜰폰 업체의 요금제 출시 일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한창 인기를 끌었던 ‘기본료 0원’ 요금제의 경우도 결국에는 도매대가 인하가 있기에 나올 수 있었다”라며 “대다수의 업체가 내년에 나올 요금제 출시는 물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원가에 대한 기본료는 망내 무제한 요금제 5000~6000원, RM방식의 3G요금제가 2000원 수준이다. 0원 요금제의 경우도 원래는 1000원 정도의 기본료가 있었고, 알뜰폰 업체가 이를 이통사에 부과했었다. 도매대가 인하를 통해 기본료를 더 낮출수 있고 결국 전체 요금제도 지금보다 저렴해진다는 얘기다.

칼자루는 SK텔레콤이 쥐고 있다.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LTE 회선 요금제 수익 배분을 낮출 법적 근거도 현재로썬 없다. 여기에 선택약정할인율 25% 상향, 보편요금제 도입, 5G 투자 비용 등 수익 악화 요인들이 산재해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행보를 보고 도매대가 인하를 산정하기 때문에 결론 내기가 간단치 않다는 입장이다.

과기부는 최대한 조속히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과기부 통신정책국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가 개별로 협상을 하는 것이 맞지만, 규모가 적어 정부가 대신 해주고 있다"면서도 "SK텔레콤과 저희가 입장이 달라서 의견을 좁혀나가고 있다. 공정한 결과를 내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이 막바지에 와있고, SK텔레콤과 협의를 실무적으로 상당히 많이 진행했다”라며 “확감(종합감사)전에 결과를 낼 것이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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