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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했던 맨유 버스, 왜 허더즈필드에 무너졌나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7.10.22 12:09 수정 2017.10.22 09:59

승격 팀 허더즈필드 상대로 65년 만에 패배

필 존스의 부상 신호탄, 린델뢰프의 잇따른 실수

허더즈필드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린델뢰프. ⓒ 게티이미지 허더즈필드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린델뢰프.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단단했던 버스가 끝내 무너졌다. 그것도 승격 팀 허더즈필드를 상대로 65년 만에 패하면서 망신을 당했다.

맨유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웨스트요크셔주 허더즈필드에 위치한 더 존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허더즈필드에 1-2로 패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프리미어리그 최대 화두는 이른바 ‘버스’였다. 당사자인 맨유는 지난 14일 리버풀과의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0-0 무승부를 거뒀다.

작정하고 수비적인 자세를 취한 맨유 입장에서는 승점 1은 충분히 성공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수비 지향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에 주제 무리뉴 감독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분명 무리뉴식 버스 전술과 실리를 추구하는 철학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유효했다. 맨유는 허더즈필드와의 경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통틀어 무패 행진을 내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리그 8경기에서 7회의 클린시트(무실점)는 맨유가 리그에서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그래서일까. 약체 허더즈필드전에서의 2실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는 맨유가 자랑하는 수비진의 붕괴 탓이다.

불길함의 징후는 전반 23분이었다. 주전 센터백 필 존스의 부상이 신호탄이었다. 빅토르 린델뢰프가 존스 자리를 대체했지만 실수를 연발했다.

전반 27분 후안 마타가 볼 소유권을 잃으면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내줬고, 이후 린델뢰프는 토마스 인스의 드리블 방향과 슈팅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결국 리바운드 공을 따낸 애런 무이가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전반 33분에 나온 장면은 더 실망스러웠다. 골키퍼의 롱킥을 린델로프가 낙하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채 헤더 클리어 실수를 범한 것이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허더즈필드 로랑 드푸아트르는 최종적으로 데 헤아 골키퍼를 제치고 빈 골문에 공을 밀어 넣었다.

간혹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더라도 공격에서 득점으로 만회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맨유가 78.2%의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실리를 챙긴 쪽은 허더즈필드였다.

올 시즌 내내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맨유의 답답한 2선 공격은 이날 경기에서마저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앙토니 마시알, 후안 마타, 제시 린가드의 파괴력은 크게 떨어졌으며, 상대 밀집 수비에 꽁꽁 묶여버렸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헨릭 미키타리안,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미키타리안은 여전히 실망스러웠고, 후반 33분 래시포드의 한 골로는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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