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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몸집 불리기' 경쟁 (?)…깨지는 공식

부광우 기자
입력 2017.09.05 06:00 수정 2017.09.05 07:25

올해 5월 말 기준 총자산 807조…전년比 7.6%↑ 그쳐

증가세 제동 뚜렷…IFRS17 앞두고 내실 중요성 증대

국내 25개 생보사의 올해 5월 말 기준 자산은 총 806조7984억원으로 전년 동기(750조91억원) 대비 7.6%(56조7893억원) 늘었다. 이처럼 여전히 생보업계의 자산 규모가 불어나고는 있지만, 이 같은 증가세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전년 말 대비 자산 증가율은 ▲2014년 말 10.8% ▲2015년 말 9.5% ▲2016년 말 7.9% 등으로 축소돼 왔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25개 생보사의 올해 5월 말 기준 자산은 총 806조7984억원으로 전년 동기(750조91억원) 대비 7.6%(56조7893억원) 늘었다. 이처럼 여전히 생보업계의 자산 규모가 불어나고는 있지만, 이 같은 증가세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전년 말 대비 자산 증가율은 ▲2014년 말 10.8% ▲2015년 말 9.5% ▲2016년 말 7.9% 등으로 축소돼 왔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자산 규모가 곧 보험사의 위상이라는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오래된 공식이 깨지는 분위기다. 새로운 국제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몸집보다는 내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자산 불리기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25개 생보사의 자산은 총 806조7984억원으로 전년 동기(750조91억원) 대비 7.6%(56조7893억원) 늘었다.

생보사 별로 보면 중소형사들의 자산 증가율이 높은 편이었다. 보험사 입장에서 자산은 상품을 많이 팔고 가입자가 늘수록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는 점에서, 아직 규모가 작은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덩치를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생보업계 막내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자산이 937억원으로 같은 기간(652억원) 대비 43.6%(284억원) 급증하며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라이프생명의 자산이 7조9586억원에서 10조9486억원으로 37.6%나 늘며 증가율이 높았다. 그 다음인 IBK연금보험의 경우 자산이 3조5143억원에서 4조4853억원으로 27.6% 증가했다.

이밖에 이 기간 자산 증가율 상위 10개 보험사에는 동양생명(15.0%)·처브라이프생명(13.6%)·알리안츠생명(11.3%)·신한생명(10.9%)·라이나생명(10.8%)·동부생명(10.4%)·푸르덴셜생명(9.6%)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여전히 생보업계의 자산 규모가 불어나고는 있지만, 과거에 비해 그 증가세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전년 말 대비 자산 증가율은 ▲2014년 말 10.8% ▲2015년 말 9.5% ▲2016년 말 7.9% 등으로 축소돼 왔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2021년 본격 적용 예정인 IFRS17이 자리하고 있다. IFRS17이 실시되면 보험사 평가의 척도는 자산이 아닌 자본 규모 등 재무 여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보험사들이 향후 내줘야 할 보험금 부채를 현행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본격 적용되면 부채 증가로 인한 보험사들의 재무 상태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생보사들이 과거 자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판매에 주력했던 고금리 저축성 상품들이다. IFRS17가 실시되면 과거 계약까지 소급해 보험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은 모두 시가로 평가돼 보험 부채로 잡힌다.

즉, 고액 계약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을 쏟아냈던 보험사일수록 보험 부채가 더 커지고, 이에 따라 IFRS17 아래에서는 재무 건전성이 더욱 취약한 보험사로 평가받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보험사들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 카드를 꺼내 들거나 구조조정·조직 축소 등 사업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들은 결국 근본적인 해결 방안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금이라도 몸집 키우기 경쟁에 집착하지 말고 기초 체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이제라도 지나친 자산 규모 경쟁이 완화되고 있는 모습은 업계 전반으로 봤을 때 다행인 부분"이라며 "몸집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확실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로 체제 개편이 이뤄져야 IFRS17 도입 이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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