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샌드위치' 신세 전락한 한국…'코리아 패싱' 타개 전략은?

하윤아 기자
입력 2017.08.06 03:36 수정 2017.08.06 04:14

'미중 빅딜설', '미북 대화설' 솔솔…한국 소외 우려

전문가 "북핵 해결에 분명한 입장·구체적 행동 필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1차 시험발사 장면.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1차 시험발사 장면. 노동신문 캡처.

'미중 빅딜설', '미북 대화설' 솔솔…한반도 문제 한국 소외 우려
전문가 "북핵 해결에 분명한 입장 제시하고 구체적 행동 보여야"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소외된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중 빅딜설, 대북 선제타격론, 미북 대화설 등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한국이 북핵 해결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그 어느 때보다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코리아 패싱' 우려를 진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에 앉겠다'고 공언한 만큼,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치 않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ICBM급 미사일을 시험발사의 목적에 대해 "미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밝히며 미국과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핵 문제에 있어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 담판을 벌이겠다는 이른바 '통미봉남'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미국은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북핵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한반도 긴장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지만,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빅딜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제시하고 이를 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주변국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북핵 해결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애매한 입장은 곧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패싱'(passing)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9일 미국 워싱턴 백안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9일 미국 워싱턴 백안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본보에 "북한이 ICBM을 완성하는 단계까지 왔는데 사드를 배치하지 못하게 하거나 대화를 하겠다거나하는 것은 주변국 눈에는 생뚱맞아 보일 수 있다"며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제시하고 이를 착실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전 원장은 "우리 정책에 대한 주변국의 신뢰가 없으면 코리아 패싱이 되는 것"이라며 "핵 위협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이에 대처하는 액션(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변국 눈에는 한국이 북핵 해결에 도움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정부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북핵 해결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빈틈없는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심을 해소하면서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의 전략을 차근차근 수립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응징하고 한미 공조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국과 과연 얼마나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지가 문제"라며 "코리아 패싱을 방지하려면 명확한 행동을 보여야 하고 한국에 대해 의심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원장은 "미국은 '한국이 저러다 북한과 무언가 해보려는 것 아닌가', '북한과 대화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면서 "한미 간 기저에 깔려있는 의심을 해소하기 위한 솔직한 대화부터 시작해 북핵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조율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