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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중국서 일본에 참패 "사드에 가성비도..."

박영국 기자
입력 2017.07.18 06:00 수정 2017.07.18 10:08

중국 시장 점유율 한국 7.2→4%, 일본 14.9→17.3%

현대자동차와 베이징현대 임원들이 4월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형 쏘나타 뉴 라이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베이징현대 임원들이 4월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형 쏘나타 뉴 라이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중국 현지 생산 자동차 국별 판매량 및 점유율.ⓒ중국자동차공업협회 중국 현지 생산 자동차 국별 판매량 및 점유율.ⓒ중국자동차공업협회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내 부진으로 한국 브랜드 자동차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 브랜드는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양국 간 격차는 지난해 두 배 수준에서 올 1~5월 네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현지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 트랜드에 대한 발 빠른 대응 여부가 한·일 자동차 업체들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질적인 주요원인으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8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와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1~5월 중국에서 생산되는 한국 브랜드 자동차 판매량은 37만6900대로 전년 동기대비 43.4%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중국 내 한국차 점유율은 7.2%에서 4.0%로 3.2%포인트나 급감했다.

반면, 일본차는 중국 내에서 가장 빠른 판매 증가를 보이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1~5월 중국 내 일본차 판매량은 162만7600대로 전년 동기대비 17.6% 증가했다. 이 기간 점유율은 14.9%에서 17.3%로 2.3%포인트 이상 늘었다.

일본차는 중국 로컬 브랜드를 제외한 현지생산 국가별 1위인 독일차(20.1%)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현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차 부진과 일본차 약진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기보다는 일본 기업이 중국 시장 대응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본차는 최근 몇 년간 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했을 뿐 아니라 소형차와 SUV, 전기차 등 신차 분야에서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둥펑 닛산의 경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누계기준 17종의 신차를 출시했으며 향후 5년 내 전기차를 포함한 10개의 신차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례가 없는 빠른 속도로 12종의 신차를 출시했으며,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신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중에는 코롤라·레빈 하이브리드 및 다양한 전기차도 포함돼 있다.

중국 승용차 기업별 판매량.ⓒ중국자동차공업협회 중국 승용차 기업별 판매량.ⓒ중국자동차공업협회

중국 현지 합자기업의 브랜드별 판매실적에서도 한국계와 일본계 기업간 희비가 엇갈렸다.

토요타의 일본 현지 합자법인인 이치토요타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 확대 속에서도 올해 1~5월 28만76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8.3%의 성장률을 기록, 중국 내 10위 브랜드의 자리를 지켰다.

반면, 현대차의 중국 현지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1~5월 42만5600대를 판매하며 중국 내 6위 안에 들었으나, 올해 1~5월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중국내 로컬차 브랜드 굴기로 SUV가 급성장하고 있는 트렌드에 다소 뒤쳐져 있던 상황에서 사드보복이 결정적 점유율 하락을 가져왔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중국시장에서의 젊은 소비층의 선호도에 따른 시장 세분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차가 최근 들어 시장점유율이 확장된 데에는 급변하는 중국 소비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에 따른 발 빠른 신차 출시와 기술 도입 등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 차에 대해서는 “기존에 ‘가성비’를 앞세워 로컬차보다 좋은 품질과 일본·독일차보다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메리트가 됐으나 최근 중국 소비 업그레이드 현상이 나타나면서 브랜드와 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판매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력 소비자로 부상하는 빠링허우(80년대생), 지우링허우(90년대생), 링링허우(00년대생) 등의 소비시장을 세분화하고, 각 소비자에 맞는 현지화된 마케팅이 시급하다고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충고했다.

현대·기아차가 하루 빨리 중국 시장에서 예전의 지위를 되찾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전통적으로 9월 자동차 판매 성수기가 오기 전까지 자동차시장은 앞으로도 몇 개월간 침체상황이 이어져 자동차 시장에서의 양극화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주류 자동차 기업의 세력이 더욱 커지는 한편, 비주류 기업은 점차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배기량 1.6ℓ 이하 소형차 구매세율을 지난해 5%로 인하(일반세율 10%)해줬던 것을 올해 7.5%로 올린 뒤 내년에는 더 상향 조정하거나 아예 우대정책을 없앨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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