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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 본능’ 서울에 풍기는 리버풀 향기

김평호 기자
입력 2017.07.18 07:29 수정 2017.07.19 06:27

약팀에 약하고 강팀에 강한 도깨비 팀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지난 시즌과 오버랩

K리그판 ‘도깨비’ 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FC서울. ⓒ FC서울 K리그판 ‘도깨비’ 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FC서울. ⓒ FC서울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K리그판 ‘도깨비’ 팀이 등장했다.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FC서울 얘기다.

서울은 지난 16일 제주 원정에서 전반 10분 박주영의 선제골과 전반 45분 터진 이상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K리그 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ACL 16강에 오르고, 한 때 단독선두를 질주하기도 했던 제주를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로써 서울은 4위 강원에 승점 3까지 따라 붙으며 차기 시즌 ACL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특히 서울의 행보에는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올 시즌 약팀에게 약하고 강팀에게 강한, 이른바 ‘의적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인 것.

실제 6월 이후 열린 서울의 8경기를 돌아보면 수원 삼성(3위), 전북 현대(1위), 포항 스틸러스(7위), 제주(5위) 등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서울보다 순위가 낮은 포항의 경우 최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순위를 뒤집은 케이스다.

반면 리그 11위 대구와 8위 전남을 상대로는 무승부, 9위 상주와 12위 광주를 상대로는 모두 한 골차 패배를 기록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는 약한 팀 컬러를 구축했다. ⓒ 게티이미지 리버풀은 지난 시즌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는 약한 팀 컬러를 구축했다. ⓒ 게티이미지

이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의적 본능’을 과시했던 리버풀과 흡사하다. 리버풀 역시 지난 시즌 중하위권 팀들에게는 승점을 헌납한 반면 강팀들을 상대로는 선전을 펼치는 기이한 행보를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서울과 리버풀 모두 붉은색 유니폼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는 팀들이다.

리버풀의 경우 지난 시즌 기복 있는 경기력을 펼치면서도 우여곡절 끝에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서울 역시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2연승에 성공하며 4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최근 행보를 봤을 때 서울 입장에서는 오는 19일 리그 10위 인천 원정 경기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곳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상 서울이 우위에 있지만 만약 패한다면 올 시즌 확실한 도깨비 팀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올 시즌 K리그판 ‘도깨비’ 팀으로 자리 잡은 서울이 과연 지난 시즌 리버풀이 그랬던 것처럼 4위 안의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ACL 진출권을 따내지 못한다면 ‘리빅아’(리버풀은 빅클럽이 아니다)라는 조롱 섞인 별명이 ‘서빅아’로 돌아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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