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에 한 곳씩 사라진 점포…증권사 대형화 '가속도'
국내 증권사 지점·영업소 3년 동안 282개 줄어
배경은 복합점포 확산…계열사 시너지효과 톡톡
임대료 절감은 보너스…대형사 중심 확산 전망
국내 증권사들의 현장 점포가 점점 줄고 있다. 최근 3년 동안만 놓고 보면 나흘에 한 곳이 문을 닫았다. 이는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벌어진 지점 통폐합과 이를 바탕으로 한 복합점포의 확산에 따른 현상으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영업점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44개 증권사가 운영 중인 지점과 영업소는 총 1048개로 2014년 3월 말(1414개) 대비 19.9%(282개) 감소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최근 3년 동안 증권사 점포는 평균 3.9일 마다 하나씩 사라진 셈이다.
실제 이 기간 전체의 절반이 넘는 24곳의 증권사가 점포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지점 및 영업소가 104개에서 67개로 37개 감소하며 가장 많이 줄었고, 이어 한화투자증권이 78개에서 48개로 26개 감소했다.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현장 점포도 각각 25개(78→53개), 23개(110→87개), 22개(104→82개)씩 줄며 20개 이상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점포가 늘어난 증권사는 단 3곳뿐이었다. 그나마 그 규모도 ▲신한금융투자 9개(101→110개) ▲BNK투자증권 2개(4→6개) ▲이베스트투자증권 1개(2→3개) 등으로 12개에 그쳤다.
이처럼 증권사 현장 점포가 사라지고 배경에는 온라인 거래 활성화가 있다. 이에 따라 현장 지점이나 영업소의 필요성이 적어지면서, 대신 기존 점포를 대형화 해 종합자산관리 등을 위한 채널로 활용하는 추세다. 단순한 주식거래 업무에서 탈피해 세무나 부동산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복합점포 형태다.
특히 같은 그룹 내 식구가 많을 경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요소다. 또 임대료를 아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장점이다.
실제 효과도 서서히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통합 KB증권을 본격 출범시킨 KB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1분기 은행의 증권 소개영업 실적은 1조원을 돌파했다.
소개영업은 그 이름처럼 은행이 소개한 고객이 증권 영업점을 방문해 계좌를 만들고 주식이나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 증권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증권점포 소개영업 실적인 9246억원을 1분기 만에 초과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금융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복합점포는 늘고 일반 점포는 줄고 있는 추세"라며 "이 같은 복합점포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대 고객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앞으로도 증권사 지점 대형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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