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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제주의 푸른 밤을 제대로 느끼려면...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7.05.21 07:12 수정 2017.05.21 07:40

<퇴직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서울~천안~공주~부여~군산~고창~영암~완도~제주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하기로 한다.<필자 주>

【2015.12.28(월), 제주도 여행 첫 번째 날】

아침 6시 반에 서울에서 출발하여 완도여객터미널을 향하여 달렸다. 마침 한파주의보가 발효되어 영하 7도나 되었다. 그래도 차를 타고 가는 데다 신나는 여행이라 추운 줄도 모른다. 경부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천안으로 접어든 후 공주-부여-군산-부안-고창-영암-함평을 지나 서영암IC를 통해 고속도로를 벗어나 해남을 거쳐 완도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 망향과 고창 고인돌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잔 하고 또 기름을 가득 채웠다. 고창을 지나니 기온이 영상으로 변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지 5시간 30분이 걸려 12시에 완도에 도착하여 경희가 인터넷을 통해 맛집을 검색하니 ‘명품해물탕집’의 해물탕이 맛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해물탕 작은 것이 4만 원으로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해물탕 재료가 전복과 소라, 낙지, 오징어 등이 듬뿍 들어가 있어 밥은 먹지 않고 해물만으로 푸짐하게 점심을 먹었다.

완도타워에서 바라 본 아름다운 완도항 모습.ⓒ조남대 완도타워에서 바라 본 아름다운 완도항 모습.ⓒ조남대
완도타워에서 바라 본 완도 앞바다의 양식장 모습.ⓒ조남대 완도타워에서 바라 본 완도 앞바다의 양식장 모습.ⓒ조남대

식사를 마치고도 배 타는 4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관광지를 검색하니 완도타워가 좋다는 평이 있어 찾아보았더니 바로 인근 야산 꼭대기에 있단다. 차로 8분 거리에 있어 가보니 완도 전경이 다 보인다. 바다와 인접한 아름다운 완도 모습과 인근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번 휙 둘러보고 터미널에 오니 2시가 되어 차를 배에 싣고 여객터미널에서 3시 반까지 기다리다가 승선했다.

한일 카페리1호는 6300톤으로 차를 300대나 실을 수 있단다. 워낙 큰 배라 배가 출발하는데도 별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흔들림이 없다. 배가 출발한 후 갑판에 나가보니 바다 표면까지 거리가 까마득할 정도로 배가 높다. 그 큰 배가 제주까지 104㎞를 시속 20노트(35㎞) 정도로 달려 2시간 50분 만에 도착한단다. 2등 객실은 20∼30명 정도 들어가는 그냥 마루로 되어 있다. 대부분 승객은 조그만 베개를 하나씩 가지고 가더니 드러눕는다.

우리도 조금 앉아 있다가 맥주 2캔과 감자콘칩을 하나 사서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여자분과 한 모금씩 마시고는 갑판과 객실을 왔다 갔다 하며 다녔다. 대부분 사람도 시간이 지나니까 배가 흔들려 조금씩 멀미 기운이 있는지 방에 눕거나 소파에 기대어 잠을 청한다. 휴게실에 있다 보니 한일외무장관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가 타결되었다고 크게 보도한다. 승객들이 뱃멀미로 조금 지쳐갈 때쯤 되니 제주도에 도착할 시각이 되었다. 갑판에서 보는 제주항의 불빛이 너무 아름답다. 좌우로 길게 뻗은 제주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완도와 제주를 2시간 50분에 오가는 한일카훼리 1호의 웅장한 모습.ⓒ조남대 완도와 제주를 2시간 50분에 오가는 한일카훼리 1호의 웅장한 모습.ⓒ조남대
완도와 제주를 2시간 50분에 오가는 한일카훼리 1호의 웅장한 모습.ⓒ조남대 완도와 제주를 2시간 50분에 오가는 한일카훼리 1호의 웅장한 모습.ⓒ조남대

6시 50분에 제주항에 도착했지만 탑재한 자동차가 많다 보니 하선하는 데 30분이 걸려 7시 20분이 되어서야 배에서 내렸다. T맵으로 숙소 주소를 찍고 어두운 밤길을 달렸다. 해안을 통해 서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중산간도로를 통해 서귀포 쪽으로 가다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로 안내한다. 길이 신호등이 없이 잘 포장된 도로지만 1시간이 더 걸린 8시 30분에 숙소에 도착했다. 어두운 가운데서도 다음 카페에서 본 망루처럼 생긴 원두막이 보여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너무 반갑다.

짐을 내리고 방에 난방을 하고 정리를 하니 9시 10분이다. 두 사람이 생활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곳을 본거지로 하여 관광하는 데 손색이 없다. 컨테이너 하우스이지만 바람 많은 제주도인데도 방안에 외풍이 없다. 집주인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난다.

집은 컨테이너 하우스를 개조한 원룸 형태다. 방에는 2인용 침대와 장롱, TV와 TV대, 식탁, 냉장고, 밥솥, 청소기 등이 있으며, 화장실에는 온수 샤워기, 세탁기, 히터를 비롯한 세면도구가 모두 갖추어져 있는 등 사용하는 데 별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되어 있다.

점심을 해물탕으로 잘 먹어 저녁을 먹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입이 좀 궁금하여 이전 여행자가 냉장고에 남겨둔 귤과 배를 깎아 입가심을 했다. 전 여행자가 먹다가 남은 것인지 냉장고에는 귤, 무, 양배추 등이 있다. 무인별장은 참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식탁 유리 밑에는 이용 시 유의사항과 이용 방법을 빼곡히 적어 프린트해 놓았다. 주인 양반이 참 꼼꼼하게 해 놓았다.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경희는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자동차를 몰고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볼 계획이다. 그리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집에서 세워온 계획대로 여유 있게 관광을 하기도 하면서 쉬어볼 생각이다.

오늘은 참 먼 거리를 달려왔다. 서울에서 완도까지 자동차로 와서 다시 배로 제주도에 내려 터미널에서 한경면 청수리 숙소까지 자동차로 500㎞를 달렸으며, 또 배로 104㎞를 왔으니 거리상으로 600㎞를 이동한 것이다.

성당에서 주보를 통해 제주도 성 이시돌 성당의 피정이 안내될 때마다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일정이 맞아 내려오면서 경희가 전화로 알아보니 1월 10일부터 12일에 피정이 있다기에 신청을 했다. 2박 3일간 일정으로 1인당 21만 5000원의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단다. 낮에는 야외에서 관광을 주로 하고 아침저녁과 밤에는 기도와 미사 및 교육이 있단다.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블로그에 상세한 내용이 있다니까 내일 확인해 봐야겠다.

오늘은 한 달 일정의 제주여행 첫날이다. 지금은 11시다. 이번 여행을 통해 좋은 추억과 또 미래에 대한 설계를 세워 보아야겠다. 좋은 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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