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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꺼내든 개헌논의, 동상이몽 정치권 접점 찾을까

한장희 기자
입력 2017.05.20 05:01 수정 2017.05.20 19:23

대통령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 실시"…시한 합의

문, 국회 주도 개헌보다 정부 주도 개헌 선호…미묘한 입장차

문재인 대통령과의 5당 원내대표들이 오찬 회동에 앞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의 5당 원내대표들이 오찬 회동에 앞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개헌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개헌을 두고 여야는 물론 각 당마다 이견차이가 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이날 5당 원내대표들과의 오찬회동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같이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도 개헌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전날 개헌 발언의 요지는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에 담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배경을 둔 문 대통령의 개헌 발언이 나오자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신중론을 폈다.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개헌을 공론화한 것을 계기로 5·18 정신을 전문에 담는 개헌에 그칠 게 아니라 전반적인 개헌 동력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데는 여야가 같은 입장이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대신할 권력구조 개편을 비롯해 정부 조직 개편, 지방분권, 기본권 확충 등 전반적인 개헌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대선 전부터 형성됐다.

당시 유력주자였던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하다며 대선 전 개헌에 불가론을 펴왔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문제제기가 계속돼 왔다.

그러나 이날 5당 원내대표 오찬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진행할 것임을 천명하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을 마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찬 회동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의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을 마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찬 회동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회동에 참석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개헌을 언급한 것은 뜻밖이었다”며 “보통 후보시절에 개헌 약속을 하더라도 대통령 취임 이후 산적하고 시급한 현안이 있다고 개헌을 미뤘는데 ‘개헌하시겠다’해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개헌에 대해 기본권 강화와 지방 분권에 대한 개헌은 큰 이견 없이 동의하는 분위기로 흘러갔지만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이견은 존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을 마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찬 회동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의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을 마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찬 회동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회동에 참석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 개헌특위가 있으니 정부에서 개헌특위를 만들 필요가 있냐고 말씀드렸더니 ‘(문 대통령이)국민합의가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해나가면 정부에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여론 수렴이 미진하다. 국민과 국회의 개헌 방향이 반드시 같은 건 아니라고 했다’”고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국회주도의 개헌보다는 정부 주도의 개헌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개헌론자인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 권한대행은 국회가 주도하는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이 만들어지면 문 대통령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러 사안별 입장차 불구, '내년 6월 시한' 합의는 단일안 도출 이끄는 중대한 동력

이처럼 개헌 논의 주도권을 놓고 국회와 청와대 간에 이견이 계속된다면 개헌 논의를 표류시킬 또하나의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권력구조에 대해선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대로 '4년 중임 대통령제'로 중지(衆志)가 모아지고 있다. 다만 여야 정치권은 '분권형'이라는 전제를 달고 합의한 바 있어 문 대통령 측과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사다.

또한 '5·18 정신 계승을 헌법 전문에 담는다'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쟁점사항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적극 찬성 입장이지만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며 선을 긋고 있어 뜨거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년 6월 국민투표 실시'라는 시한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는 여러 사안별 입장차를 좁혀나가는 중대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돼 귀추가 주목된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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