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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보수정당보다 강경 목소리 내는 속사정은?

석지헌 기자
입력 2017.05.19 00:24 수정 2017.05.19 08:20

사드·추경·인선작업 등에서 날선 '반대' 입장 고수

여당과 이념적 좌표 가까운 한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 원내대표를 예방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 원내대표를 예방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드·추경·인선작업 등에서 날선 '반대' 입장 고수
여당과 이념적 좌표 가까운 한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


국민의당이 야당으로서의 선명성 부각에 힘쓰고 있다. 초반부터 '강한 야당'을 내걸고 대여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 내고 있는 모양새다. 여당과 '같은 뿌리'이면서 당의 '안방'격인 호남을 공유하고 있는 데서 오는 태생적 한계를 이겨내기 위한 '각세우기'에 주력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가 대표적인 예다. 여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사드배치 국회비준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국민의당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국회 국방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중로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 원내대표를 겨냥 "버스 떠났는데 손 흔드는 격"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다시 사드를 국회에 보내고 청문회를 여는 것은 국민들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일일 뿐"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지금 그렇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우리가 사드 배치 찬성한다고 했을 때는 공격해 놓고 이제와서 무슨 비준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상임위원장·간사·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상임위원장·간사·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마찬가지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인사청문위원 배정에서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들을 아예 배제했다. 이 후보가 전남지사를 지낸 점을 감안, 지역구 민심을 의식해 청문위원들의 질문이 무뎌질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서다.

김 원내대표는 "호남 정권이라고 인사청문회 기준이 달라져선 안 된다"며 당 소속 청문위원들에게 철저한 검증을 주문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이 후보자 인사청문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임하겠다"며 "'봐주기 청문회'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를 위해 추진 중인 추경안 편성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만큼 당내 기류도 반대 입장을 굳히는 모양새다.

조배숙 국민의당 전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를 위한 추경이라면 곤란하다"고 일찌감치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공부문 일자리 추경은) 지속성과 확장성이 없고, 결국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일자리는 기업이 시장에서 만들어야 지속성과 확장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인선작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고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논평을 통해 "3차에 이르는 인사발표가 캠프 출신들로만 채워지고 있어, 전국에 숨은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는 모습인지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든다"고 문제 제기했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동철 신임 원내대표가 주승용 원내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동철 신임 원내대표가 주승용 원내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같은 국민의당의 대여 날세우기에 대해 '야당 입지 굳히기' 차원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국민의당 의원은 "당이 존재감이나 정체성이 있어야 하니까"라며 "마냥 당지도부가 잘한다고 할 순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념적 좌표가 여당과 너무 가까이 있는 국민의당으로선 늘 여당발 '합당의 유혹'에 시달려야 한다. 여차하면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보수 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야할 형편이다. 당의 안방인 호남 민심의 지지를 얻는 범위 내에서 앞으로 어떻게 '강한 야당'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석지헌 기자 (cake9999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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