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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한 국민의당, 자성의 목소리 터져나와…

석지헌 기자
입력 2017.05.18 00:10 수정 2017.05.18 06:19

3대 패인…이슈 선점 실패, 민심 못 파고든 공약, 호남 완패

"'4차 산업혁명' '미래', 국민들 피부에 와닿지 않는 공약"

박지원 국민의당 당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안철수 의원에게 꽃다발을 건내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당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안철수 의원에게 꽃다발을 건내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국민의당, 대선 평가 토론회 열어
"이슈 만들지 못한 선거·후보의 추상적 공약 아쉽다"


대선 '2등'도 놓치며 참패한 국민의당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이슈선점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자성했다.

지난 16일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실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참패의 원인과 재기를 위한 과제' 대선 결산 토론회에서는 국민의당이 패배한 이유와 앞으로의 과제 등을 분석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이슈를 선점하지 못한 것 △민심을 파고 들지 못한 공약 △호남에서의 완패 등이 꼽혔다.

이슈를 만들지 못한 선거
토론자로 참석한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이슈를 만들지 못한 선거는 곧 조직력의 선거로 이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조직력(정당조직, 자치단체 및 지방의원)에 상대가 될 수 없다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정당과 주변 조직뿐 아니라 언론, 여론조사, 영향력 있는 직능단체 등과의 연대 측면에서도 견줄 수 없다.

오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은 국민이 가장 크게 느끼는 걱정거리를 해소해줄 대안을 내놨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73%가 부패문제 해결을 꼽았고 이는 곧 '적폐청산'이라는 당시 문재인 후보의 선거구호에 반응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이슈의 '부재'를 인정했다. 그는 "선거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지난 2012년 대선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인복지'공약 들고 나오니 당시 문재인 후보가 한방 먹은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번에도 문 후보가 일자리 '81만개'공약을 들고 나왔을 때 다른 후보들이 아무리 딴지 걸어봤자 안 먹혔다"고 분석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대전 중구 중앙대로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제19대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대전 중구 중앙대로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민심을 파고들지 못한 공약
안철수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를 대선 공약의 골자로 내걸었지만 국민들 피부에 와닿는 공약이 되기엔 부족했다.

토론자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당시 안 전 대표의 공약을 들었던 기자들은 그의 발언이 "(교과서를 잘 외운)모범생 분위기에 추상적"이라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학제개편, 국가교육위원회 등은 당장에 발등에 떨어진 불에 대한 처방이 아니였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공약들은 이번 대선에서 '한가한 이야기'였다고 평한다. 그는 "당시 문 후보의 일자리 공약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인 반면 안 후보의 4차 산업혁명 공약은 일자리가 다 사라지는 공약인데 어떻게 이길 수 있냐"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8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중앙시장에서 열린 '뚜벅이 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8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중앙시장에서 열린 '뚜벅이 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호남에서의 완패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데 실패했다. 안 전 대표는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30.1%의 지지율로 문 대통령(61.1%)의 절반도 되지 않는 지지율 격차로 완패했다. 호남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제3당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정치권에 '지각 변동'을 불러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과는 뼈아픈 패배다.

토론자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는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민의당이 총선 이후부터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 확고하고 안정된 지지를 정착시키는 노력을 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상반된 입장도 보였다. 이 의원은 "초점에서 벗어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호남에 더 많이 가고 더 잘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호남은 전략적 투표를 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은 다르다. 지난번에 국민의당을 밀어준 건 과거 민주당이 등한시 한 데 대해 한번의 경고를 보낸 것뿐"이라며 "호남에게 국민의당이 잘하지 않아서 졌다는 건 잘못된 분석"이라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9999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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