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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재판]롯데, 삼중고…봄날은 언제쯤

김유연 기자
입력 2017.03.21 06:34 수정 2017.03.21 08:51

사드보복·검찰수사·경영권분쟁…연이은 악재 '시름'

사드 갈등 중국서 불매운동까지 직면…사면초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 비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 비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드 문제와 검찰 수사 등 연이은 악재로 롯데그룹의 경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한 뒤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로부터 규제와 불매운동으로 '난타'를 당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데다 경영권 분쟁까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총수일가 전체가 경영비리 혐의로 법정에 출두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20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신영자 이사장,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도 모두 재판에 나오면서 총수 일가 5명이 법정에 서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은 첫 재판인 데다 고령인 신 총괄회장 때문에 오후에 열린 만큼 간단한 모두(冒頭) 절차만 진행하고 마무리됐다. 내달부터는 매주 3차례씩 재판이 진행 되는 등 집중심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는 안팎으로 겹친 악재 탓에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노골적인 중국의 압박이다.

사드부지 제공에 따른 중국 당국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와 기업들의 반(反)롯데 감정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장은 90%가 영업 중단 중으로, 사실상 운영이 마비된 상태다. 최악의 경우 휴점까지 더해 문을 닫은 90개 점포가 한 달 가량 영업이 중단된다면 잠정손실액만 약 1161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현지에서 불매운동과 규제가 더해지면 사실상 중국 사업 전면 철수까지 고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관광금지령까지 발효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던 롯데의 면세점 사업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특검에 이어 검찰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검찰은 삼성과 SK에 이어 지난 19일에는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롯데는 면세점 사업권 발표를 앞두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십억 원대의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신 전 부회장이 최근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롯데계열사 주식 지분에 대해 압류에 나서면서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 역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이 이번 지분 압류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에 본격적인 지분확보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문제에 휩싸이며 사면초가에 빠졌다"며 "설령 문제들이 원만하게 해결된다고 해도 그동안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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