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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일까 염원일까...마이산 돌탑의 미스테리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7.02.26 08:55 수정 2017.02.26 09:01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전국여행-스물한번째>

담양 소쇄원~진안 마이산~무주 태권도원~동굴농장~나제통문

【7.27(월), 스물한 번째 날】

소쇄원 입구에 있는 왕대나무숲과 필자 부부.ⓒ조남대 소쇄원 입구에 있는 왕대나무숲과 필자 부부.ⓒ조남대
소쇄원의 주인집 아래에 있는 사랑채인 광풍각.ⓒ조남대 소쇄원의 주인집 아래에 있는 사랑채인 광풍각.ⓒ조남대
대나무를 이용하여 소쇄원 연못으로 물을 끌어 들이는 모습.ⓒ조남대 대나무를 이용하여 소쇄원 연못으로 물을 끌어 들이는 모습.ⓒ조남대

아침을 컵라면으로 해결하고 8시 50분 숙소를 출발하여 다시 광주 쪽으로 내려와 소쇄원을 방문했다. 월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입장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벌써 관람객들도 꽤 많다. 입장료로 2000원 받고 있는데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문을 열지 않더라도 통제할 방법이 없어 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자의 모습과 가운데 방에 군불을 지펴서 덥힐 수 있게 되어 있는 것 등이 보길도 윤선도 유적지인 세연정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조선시대 대부분의 정자는 이런 형태로 만드는 모양이다. 들어가는 입구와 주변에는 대나무 숲이 꽉 우거져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왕대나무는 담양지역의 특산물로서 아주 크고 쭉 곧다.

소쇄원은 명승 제40호이며, 조선 중기 대표적인 원림(園林)으로 양산보(1503∼1557)가 조성한 것이다. 소쇄원은 소쇄옹이라는 호에서 비롯되었으며,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 담겨있는데 계곡의 맑은 물을 대나무를 반쪽으로 갈라 물길을 내어 연못에 떨어지도록 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양산보는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를 당하여 죽게 되자 출세에 뜻을 버리고 이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곳으로 계곡 가까이에 제월당이라는 주인집과 아래에 광풍각이라는 사랑방을 지어 학자들과 학문을 토론하고 창작활동을 벌인 선비 정신의 산실이었다고 한다.

마이산 입구에 있는 예쁜 자동차 커피숍.ⓒ조남대 마이산 입구에 있는 예쁜 자동차 커피숍.ⓒ조남대
마이산의 탑사와 돌탑(지방기념물 제34호).ⓒ조남대 마이산의 탑사와 돌탑(지방기념물 제34호).ⓒ조남대
마이산 돌탑.ⓒ조남대 마이산 돌탑.ⓒ조남대

소쇄원 관람을 마치고 진안 마이산으로 향했다. 담양에서 88고속도로로 오다 남원에서 순천-완주간 고속도로로 갈아타서 오수IC에서 내려 마이산 도립공원으로 들어왔다. 마이산은 흙이 전혀 없이 암석으로 된 두 봉우리(동쪽 숫마이봉은 680m이고, 서쪽 암마이봉은 686m)가 흡사 말의 귀와 같은 모습이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명승 제12호다.

또한 마이산 석탑(지방기념물 제34호)은 1885년 입산하여 솔잎 등으로 생식하며 수도한 이갑용 처사(1860∼1957)가 30여 년간 쌓아올린 것이란다. 탑사(塔寺) 내에 탑 군을 이루는 탑들은 천지탑, 오방탑, 월광탑, 일광탑, 중앙탑 등이 있으며 심한 바람에도 조금 흔들릴 뿐 무너지지 않는단다.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쌓을 수 없을 것 같은 신기한 모습의 돌탑들이 수도 없이 많다. 대단하다. 정말 신의 계시나 도움이 있지 않고는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심지어는 50여m 보다 더 높은 수직 절벽에도 돌탑이 있는 것을 보면 저런 곳에 어떻게 올라가 탑을 쌓은 것인지 상상이 안 된다.

마이산 들어가는 입구에는 아주 깨끗한 저수지가 있다. 산으로 둘러싸여 눈이 부시도록 물이 깨끗하고 시원하게 보이는데도 물 위를 유람할 수 있는 오리자전거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이 묶여 있기만 해서 안타까운 생각마저 든다. 또 한 뿌리에서 나온 세 줄기 나무가 두 줄기씩 붙었다가 또 다른 두 줄기 끼리 붙었다가 나중에는 세 줄기가 다 붙은 특이한 나무도 보았다.

마이산 관광을 마치고 무주 태권도원으로 향했다. 2014년에 완공된 태권도원은 규모가 엄청나다.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에 걸맞게 잘 지어져 있다. 태권도박물관과 경기장, 전망대, 숙소 등 세계 어떤 태권도 행사도 치를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추어져 있단다. 세계 20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을 정도의 종주국으로써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설은 엄청나게 잘 지어 놓았는데 평소 활용도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방문객도 거의 없다.

4시 조금 지나 아들의 대학 친구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이 주변에 있다고 하여 주소를 확인해 보니 태권도원 바로 인근이다. 태권도원은 무주군 이지만 아들 친구 모친이 계신 곳은 개울 하나 건너인데 영동군 이란다. 폐광에 바로 붙어 있어 ‘동굴농장’이라는 식당인데 토종닭과 보신탕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식당에 들어서자 엄청 시원했다. 에어컨을 틀어 놓았나 생각했더니만 폐광된 동굴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와서 그렇단다. 또 푹 삶은 토종닭 백숙의 맛이 일품이다.

여유 있게 식사를 하고 주인 부부와 함께 나제통문으로 갔다.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곳에 있다. 아주 옛날에 와 본 기억이 난다. 도로는 2차선인데 통문은 1차선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좁다. 그렇다고 해서 삼국시대부터 있던 통문을 넓힐 수도 없을 것이다. 음료수를 한잔한 후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졌다.

나제통문 인근에 있는 펜션에 들어갔다. 한창 여름 피서철임에도 펜션이 거의 비어있다. 경기가 안 좋은 것인지. 너무 시골이라 찾아오는 관광객이 없는 것인지 요금이 40,000원이란다. 시설은 별로다. 하루 일정을 정리하고 내일 계획을 세운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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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조남대 씨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경기대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중에 있으며 정년퇴직한 부인과 함께 일상에서 탈출, 55일간의 전국여행을 끝마치고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내서 독자들로 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여정의 하루 하루를 데일리안에 재편집해 연재를 시작하는데 내용안에 부부애가 듬뿍 담겨있어 평소에 '닭살' 돋는 것을 못참는 독자는 조심하시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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