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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힘 못 쓰는 우물 안 EPL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2.18 00:01 수정 2017.02.18 11:19

아스날 탈락 위기, 맨시티-레스터도 장담 못해

부진 계속 이어진다면 세리에A에 랭킹 3위 내줘

UEFA 랭킹 및 10년간 트로피. ⓒ 데일리안 김윤일 UEFA 랭킹 및 10년간 트로피. ⓒ 데일리안 김윤일

그동안 유럽 축구에서 강자로 군림하던 ‘종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UEFA 계수 3위의 프리미어리그는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4장 주어지는 빅리그다. 하지만 올 시즌은 UEFA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된 1992-93시즌 이후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강 토너먼트가 진행 중인 챔피언스리그에서 생존 중인 팀은 지난해 리그 챔피언 레스터 시티를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 등 3개 팀이다. 함께 32강 조별 리그에 출전했던 토트넘은 유로파리그로 떨어져 32강전을 치르고 있다.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 아스날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 경기서 1-5 대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안방 2차전에서 4골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7년 연속 16강 탈락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야 한다.

레스터 시티의 상황도 좋지 않다. 현재 리그에서 고전 중인 레스터 시티는 챔스 조별리그를 1위로 뚫고 올라왔지만, 하필이면 상대가 토너먼트의 강자 세비야(스페인)다. 3년 연속 유로파리그를 제패했던 세비야는 올 시즌 바뀐 규정에 의해 당당하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다.

지난해 4강에 올랐던 맨시티의 상대로 만만치 않다. 맨시티의 상대는 AS 모나코로 올 시즌 프랑스 리그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특히 모나코는 부활한 팔카오를 앞세워 리그 25경기서 무려 75골(경기당 3.0골)이라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EPL 3개팀 모두가 16강서 탈락한다면 이는 2012-13시즌 이후 4년 만에 찾아오는 비극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지금의 16강 토너먼트를 도입한 2003-04시즌 이후 8강 이전에 탈락한 경우는 이 때 뿐이었다.

지난 10년간 EPL 클럽 챔스 성적. ⓒ 데일리안 지난 10년간 EPL 클럽 챔스 성적. ⓒ 데일리안

프리미어리그는 2000년대 들어 맨유, 첼시, 아스날, 리버풀로 이어지는 이른 바 ‘빅4’ 구도가 형성됐다. 유럽 무대에서 ‘빅4’의 위력은 대단했다. ‘빅4’는 2004-05시즌부터 10년간 세 차례의 우승과 5번의 준우승 위업을 달성했고, 특히 2006-07시즌부터 3년 연속 3개의 팀이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빅4’ 체제를 깬 리버풀의 추락과 이 사이 ‘오일 머니’로 급부상한 맨시티, 그리고 꾸준히 상위권을 넘보는 토트넘의 도약으로 ‘빅6’ 체제를 맞이한 EPL은 오히려 챔피언스리그 내에서의 경쟁력을 잃은 모습이다.

EPL의 부진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다. EPL 클럽으로는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승자였던 2011-12시즌 첼시 이후로 아무도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4강 진출도 첼시와 맨시티가 각각 1번씩 이뤘을 뿐이다.

그러면서 라리가, 분데스리가와의 격차도 상당히 벌어졌다. 지난 2013년 라리가에 UEFA 계수 1위를 자리를 내준 EPL은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유로파리그에서도 점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발표된 UEFA 계수에 따르면, 라리가가 98.856점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분데스리가가 77.069, EPL이 72.676점으로 뒤를 잇고 있다. 문제는 최근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세리에A(챔스 3장)가 70.665점으로 EPL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EPL에 주어질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3장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리그 내 순위 경쟁은 매 시즌 지옥문이 열린 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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