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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당칼럼]경제 '골든타임'은 지났는데, '달느님'의 시대가 왔다

데스크 기자
입력 2016.12.31 01:15 수정 2016.12.31 01:15

<호호당의 세상읽기>'수퍼 달러' 시대의 시작

부동산 가격, 내년 중반부터 하락세…몇 년간 지속 전망

한국 은행가의 한 직원이 미국 달러 지폐를 펼쳐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은행가의 한 직원이 미국 달러 지폐를 펼쳐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터지고 나서 얼마 후 나름 각 방면의 전문가와 석학들은 이거야말로 '제국의 쇠퇴를 알리는 신호탄'이란 식의 논평들을 쏟아냈다. 글로벌 경제의 결제 통화인 달러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도 무성했고, 이에 금을 사야 한다는 말도 무성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오늘의 시점에서 보니 그런 예상과 예측이 모두 틀렸고 빗나갔음을 확연히 증명해주고 있다.

이제야말로 유에스 달러의 전성시대이고 '수퍼 달러(Super Dollar)'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나머지 통화인 파운드나 유로, 엔화 위안화 등은 달러의 보조 화폐 정도로 격하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

유럽중앙은행(ECB)를 양적완화 지속,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남유럽국가들의 부채 문제 등으로 유럽연합 전체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으니 유로화의 지속가능성도 지극히 의문시되고 있다. 게다가 연이은 테러로 인해 온통 뒤숭숭하다.

일본은 엔화를 약세로 유도하기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고, 중국 또한 최근 들어 위안화 가치를 연신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최근 위안화의 절하는 대단히 의미 있는 기준선인 달러 당 6.83 대를 넘어서서 6.95 선에 달하고 있다.(숫자가 많아지면 위안화 가치는 내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금리 인상은 절로 통화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제 달러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달리 말하면 달러께서 귀하신 몸이 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유행하는 말로 '달느님'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반대로 달러 부채가 많은 신흥국가들과 기업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과거 흐름을 보면 대략 10년을 주기로 달러 강세 국면과 달러 약세 국면이 이어져오고 있다.

달러 강세 국면에선 돈 혹은 달러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쪽으로 흘러가기에 신흥경제권은 고전하게 된다. 반대로 달러 약세 국면에서 돈 혹은 달러가 미국을 포함한 선진경제권에서 흘러나와 신흥경제권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신흥경제권이 크게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선진경제권에 속한다 보기도 그렇고 신흥경제권에 속한다 보기도 어렵다. 그 중간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달러의 흐름만으로 본다면 여전히 신흥경제권에 좀 더 가깝다 하리라.

그렇기에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이번에는 우리 내부의 문제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1300조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막대한 가계부채로 인해 가처분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6.6%에 달하고 있다. 물론 역대 최고치이다.

이처럼 엄청난 가계부채로 인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판국임에도 한국은행으로선 더 이상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한은 총재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경제 부총리는 그게 어렵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니 금리인하는 고사하고 동결 상태에서 버틸 수 있는 시한적 여유도 얼마 되지 않는다. 결국은 올려야 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 경제는 이미 낚여들었다고 봐도 된다.

미국의 인상 추세에 따라 금리를 올릴 것 같으면 앞서의 가처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은 지금의 26.6%에서 또 다시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소비심리의 지속적인 위축은 물론이요 부동산 가격의 급락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앞서 얘기한 달러 부채가 많은 브라질이나 터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또한 대단한 난국에 처하기 시작한 셈이다. 만일 한은이 내년 하반기에도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버틸 것 같으면 원/달러 시세가 엄청난 폭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 본다.

그런데 며칠 전 신문에 보니 내년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긴 어렵다는 한가로운 전망을 내놓고 있었다. 오르기 힘들다고? 천만에 말씀, 어느 정도 폭으로 하락하느냐가 문제인 것이지 오르긴 뭘 올라? 하는 말씀이다.

나 호호당은 부동산 가격은 내년 중반부터 하락세로 접어든 다음 몇 년에 걸쳐 하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시 말하지만 달러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으니 유럽중앙은행이 지금처럼 마냥 돈풀기 정책을 이어가긴 어렵다. 그렇다면 유럽 국가들의 부채 문제가 보다 심각해질 것이고, 중국 역시 최근 시진핑 역시도 6.5%의 성장률을 포기할지언정 약간 긴축에 들어갈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말까지 꺼낸 바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향후 미국 경제가 순항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당장 달러 강세는 미국 제조업과 수출에 있어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진행된 리쇼어링(Reshoring), 즉 해외로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흐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진짜로 큰 문제는 달리 있으니 미국 연준이 그간 양적완화로 확대 공급한 달러 중에서 2조 달러 이상을 장차 어떤 식으로든 회수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연준에 의한 2조 달러 이상의 통화환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이냐 하는 문제야말로 향후 글로벌 경제에 대해 결정적인 변수라고 하겠다. 가령 연준의 달러 환수가 생각보다 급격히 진행될 경우 달러는 더욱 오르겠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서라도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이제 달러가 마르기 시작한 것이고 따라서 귀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을 포함하여 신흥 공업국 쪽으로 흘러들어간 달러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흐름, 즉 투자 회수의 거대한 물결이 시작될 것이다. 각 나라와 기업들이 신용등급평가에 목을 매기 시작할 것은 물론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우선적으로 회수 대상이 될 터이니 말이다.

달러의 회수는 지구촌 어디에선가 예외가 없이 어떤 경제위기를 만들어왔다. 이번에도 어디선가는 달러 유동성 위기가 보나마나 발생할 것이라 본다. 우리 입장에서 비록 외환위기는 없다 하더라도 바람직한 상황은 결코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로 인해 수출이 더욱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달러와 유로, 엔화 사이의 환율은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선반영이 되어 있지만 나머지 신흥경제국들의 통화에 대한 달러 가격은 전혀 예상치 않은 변동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최근 우리나라 가전제품이나 휴대폰 등이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아울러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제주도의 중국인 토지보유도 금년 들어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다. 왜 그런가? 다른 이유도 많지만 위안화가 내리고 있는 것 또한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의 하락은 중국 소비자들로 하여금 국산품을 더 사용하게 만들고 비싸진 외국제품을 그만큼 덜 사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각 나라들이 달러 유동성 방어를 위해 저마다 환율을 낮게 유지하고자 할 경우 우리 수출이 받을 영향은 대단히 클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은 이미 무역 전쟁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우리로선 두 나라 모두와 FTA 체결을 한 터라 다행한 일이지만, 두 나라 사이에서 겪을 어려움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이제 경제전문가들이 말하던 이른바 '골든 타임'은 모두 흘러가 버렸다. 공기업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부실 좀비 기업을 구조조정할 시간도 지나갔다. 남은 것은 그저 조만간 닥칠 어려움을 고스란히 당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런 마당에 달러가 마르고 귀해지기 시작한 것이니 솔직히 말해서 우리로선 보다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겠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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