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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내년 해외건설에 올인한다

박민 기자
입력 2016.12.26 15:04 수정 2016.12.26 15:39

국내 건설 경기 하락세로 해외 진출 가속화

치열한 수주 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 경계해야

해외 플랜트 현장 모습.(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 플랜트 현장 모습.(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년 국내 대형건설사에게 해외건설 수주가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실적 탈출구 역할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경기 하락세에 따른 적극적인 해외 수주 활동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양질의 발주 물량을 놓고 치열한 수주전까지 점쳐지고 있다.

26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 경기는 미국 금리 인상, 주택 공급 과잉, SOC (사회기반시설) 예산 감소 등의 여파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적 관점에서 본 내년 경제 성장률 역시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2%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국내 주택 시장은 공급과잉 우려와 부동산 대책, 잔금대출 억제로 냉기가 돌고 있어 건설사들은 내년 주택공급계획을 축소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여기에 내년 건축·토목 부문의 민간 수주가 줄어드는데다 SOC(사회기반시설)예산 등의 공공 발주 부진으로 대내적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영금융연구실장은 “내년 건설수주액은 올해 대비 13.6% 감소한 127조원이 될 전망”이라면서 “주택과 건설 부문이 먼저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건설경기 하락세를 이끌고, 이를 받쳐줄 공공부문도 발주 물량이 감소해 향후 2~3년간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내년 건설 경기 하락세에 따른 건설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태다. 여기에 올해 해외 수주액(282억 달러 규모, 12월 26일 기준)은 지난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저점을 찍은 만큼 내년에는 반등의 기대감도 크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올해 해외 실적 부진은 중동 산유국의 재정 악화와 저유가 여파로 인한 발주 지연 및 감소 영향”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로 중동 발주처의 자금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발주 물량도 계속해서 미룰수 없을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올해보다 수주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꾸준히 배럴당 50달러 선을 지켜주고 있는데 내년에도 50~60달러선만 계속 지탱해준다면 발주 지연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화로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우 여파가 있겠지만 수주 방향을 좌우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해외시장 변수는 내년 미국의 행보다. 미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 핵 협상 파기를 제1공약으로 언급한 만큼 국내 건설사의 이란 건설시장 진출이 녹록지 않고,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도 있는데다 내년 3차례 추가 금리 인상 여파도 남아 있어서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사가 이란하고 여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미국의 이란 제제 노선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면서 “또한 미국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경우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들이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자국내 금리를 올리면 투자위축 등으로 이어져 국내 기업의 수주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국내 건설업체들의 내년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국발 악재가 작용해 자칫 발주물량이 올해보다 미미한 상승에 그친다면 수주 쟁탈전으로 인한 출혈경쟁까지 우려되고 있다.

김민형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해외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무분별한 저가수주전으로 치닫을 경우 또 다시 ‘어닝쇼크’가 일어날 수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국내 업체들의 선별 투자전략도 필요하겠지만, 정부가 나서서 투자개발형 프로젝트를 발굴·확대하는 등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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