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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구형' 장성우, 법보다 무서운 돌아선 팬심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01.28 08:44 수정 2016.01.29 15:41

전 여자친구 SNS 폭로로 인해 선수 생활 위기

징계 마치더라도 돌아선 팬심 되돌릴지 미지수

장성우는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더라도 싸늘해진 팬심을 되돌릴지 미지수다. ⓒ kt 위즈 장성우는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더라도 싸늘해진 팬심을 되돌릴지 미지수다. ⓒ kt 위즈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SNS를 가리켜 ‘인생의 낭비’라고 표현했다.

당시만 해도 신문물에 익숙하지 않은 구세대의 선입견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퍼거슨 감독의 발언은 유명인들을 둘러싼 SNS의 폐해가 발생할 때마다 선견지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kt 위즈 포수 장성우는 잘못된 SNS 사용이 본인은 물론이고 여러 사람의 인생을 수렁에 몰아넣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의 대표적인 예가 됐다. 장성우는 지난해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 박기량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을 구형받았다. 처음 SNS 뒷담화를 폭로한 장성우의 전 여자친구는 징역 10월을 구형받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장성우는 kt 구단을 넘어 한국야구에서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다. 일각에서는 특급 포수의 계보를 이을만한 기대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여자친구와의 사적인 대화에서 경솔한 발언들을 남발한 것이 외부로 알려지며 당사자는 물론 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기며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

본인이 비록 외부로 알릴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제까지 야구장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선후배, 동료, 관계자, 팬들까지 하루아침에 바보로 만든 장성우의 언행은 대중의 사랑과 신뢰를 먹고 살아야하는 프로스포츠 선수로서는 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

최근 잘못된 SNS 사용이 가져온 비극은 장성우만이 아니더라도 흔하게 찾을 수 있다.

SNS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고, 때로는 여론과 소통하며 교감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SNS의 특성상 한마디 실수나 잘못된 내용이라도 한 번 퍼지면 돌이킬 수 없다. 평범한 일반인에 비해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은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그들의 이야기에 더 주목하기 마련이기에 좀 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그래서 일부 구단에서는 아예 선수들의 SNS 사용 금지를 내규로 정해놓기도 한다. 장성우는 롯데 시절에도 SNS 때문에 한 차례 물의를 일으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지금처럼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온라인을 통해 관련 내용이 일파만파로 확산됐고 논란의 발언 수위 역시 차원이 달랐기에 대중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장성우에게는 이번 사건이 야구인생을 좌우할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미 SNS 논란이 확산된 시점부터 1차적인 여론 재판으로 뭇매를 맞았고, 공식적인 법의 징계로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받게 됐다. 오해나 동정의 여지조차 없는 명백한 사건이기에 팬심은 더욱 싸늘하다.

일단 kt는 장성우를 이번 시즌 전력에서 제외했다. 훗날 장성우가 징계를 모두 받고 야구계에 복귀하더라도 정상적인 선수 생활이 가능할지는 지금으로서는 미지수다. 법의 징계는 그나마 시효라도 정해져 있지만, 팬들이 장성우에 대해 한번 박힌 부정적인 이미지는 시간이 흐른다고 쉽게 사라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성우에게는 고소나 징계보다도 등 돌린 팬심을 되돌리는 것이 더 길고 고통스러운 형벌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그가 지금 치르고 있는 죄의 대가는 장성우만이 아니라 부와 명예를 누리는 야구선수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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