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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시위" 외치더니...도로 지하철역 점거 아수라장

목용재 / 박진여 기자 / 조정한 / 장수연 수습기자
입력 2015.11.14 16:04 수정 2015.11.14 18:19

14일 '민중총궐기' 도심 도로 점거 시위 '몸살'

시민 "집회는 좋은데, 굳이 이렇게 해야 하나"

14일 오후 시청역 역사 안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가 정부를 규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앞서 사전집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인근도로에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있다. ⓒ데일리안

14일 오후 4시로 예정된 ‘민중총궐기’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도로, 지하철 역사 내부 등 집회신고 외의 공공시설을 점거해 사전집회를 벌이면서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서울광장에서 ‘전태일열사 정신 계승 노동자대회’를 연 민주노총의 집회에서는 각 지부에서 몰려든 참가자들이 광장 밖을 벗어나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서울광장과 광장 주변 도로까지 매운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들은 “비정규직 철폐”, “박근혜 퇴진”, “뒤집자 재벌세상”, “재벌은 신종 메르스”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은 시청역 역사 안의 공간을 점거, 정부를 규탄하는 사전집회를 갖기도 했다.

“밥쌀 수입저지”를 외친 ‘농민대회’ 참여자들도 숭례문부터 세종사거리까지 이르는 태평로 일대를 ‘행진시위’ 하면서 시청역 인근을 지나는 차량들의 진행이 통제됐다. 경찰 인력들은 시위대의 행진로 확보와 차량 통제에 애를 먹었다.

한 경찰은 ‘데일리안’에 “광장을 벗어난 시위의 경우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시위대의 행진로를 확보해주는 것은 (경찰이)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청계광장 옆 서울 파이낸스센터 인도에 자리를 잡고 “임금피크제 반대”,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등을 외쳤다. 본격적인 민중총궐기 행사가 진행될 시간이 아님에도 행인들은 인도가 아닌 차로로 다녀야만 했다.

이 같은 광장 밖 시위로 경찰 측은 세종대로 네거리 앞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고 이 때문에 광화문역으로 향하는 행인들은 청계천으로 우회해 가는 등 불편함을 겪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광화문 역으로 향하던 박민선(대전)씨는 “여기가 제일 빠른 길인데 왜 우리가 돌아가야 하나. 서울 지리도 잘 모르는데 어떤 길로 가라는 건가”라면서 “서울 구경하려고 왔는데 곳곳이 막혀있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40대의 한 남성도 본보에 "경복궁으로 나들이 가는데, 오늘 시위하는지 몰랐다. 너무 당황스럽다"면서 "이런 도로점거 시위 제발 안했으면 좋겠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광장 인근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대회를 위해 사전집회와 행진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날 대규모 집회에도 불구하고 대한문 앞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러 온 관광객들은 서울광장에서 벌이고 있는 집회 소음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김모(광진구, 32) 씨는 본보에 “오늘 이렇게 큰 집회가 있는지 모르고 광화문에 덕수궁에 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어 놀랐다”면서 “수문장 교대식 보러 왔는데, 광장 쪽 소음이 너무 심하고 시위대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하는 것도 좋은데, 여기 놀러온 사람들에게 불편함까지 끼치면서 꼭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만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지는 민중총궐기 집회를 앞두고 오수 1시부터 서울 중심부 곳곳에서 사전행사가 진행됐다.

서울역광장에서는 ‘빈민·장애인대회’가 오후 1시부터 열렸고 ‘재벌사내유보금환수결의대회’도 같은 시간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진행됐다. 오후 1시반 대학로에서는 ‘민주민생수호범시민대회’가 진행됐고 오후 2시에는 ‘농민대회’와 ‘성소수자궐기대회’,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가 각각 태평로와 삼일교 북측 산업은행 앞, 대학로에서 열렸다.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노동자대회’는 오후 2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민주노총은 이 집회를 앞두고 오전 12시 30분부터 광화문 일대 12곳에서 산별 사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오후 4시에 광화문 광장에 집결해 청와대로 행진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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