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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10월의 가볼만한 곳⑤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5.10.04 21:16 수정 2015.10.06 21:23

“우리 고장으로 놀러오세요!”

황금 들판 사이 굽이치는 낙동강을 바라보다, 상주 경천대

한국관광공사는 “우리 고장으로 놀러오세요!” 라는 테마 하에 2015년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해발 700m 숲의 하룻밤, 이색 체험 태백 가을 여행 (강원 태백)’, ‘송이, 연어, 해양레포츠의 앙상블, 양양 (강원 양양)’, ‘풍성한 가을 체험장, 경기 안성 (경기 안성)’, ‘2000년 전 가야가 깨어나다, 김해가야테마파크 (경남 김해)’, ‘황금 들판 사이 굽이치는 낙동강을 바라보다, 상주 경천대 (경북 상주)’, ‘바닷길 열리는 소등섬을 품은 아름다운 고장, 전남 장흥 (전남 장흥)’, ‘은은한 묵향이 가득~ 살진 꽃게가 지천, 진도 운림산방과 서망항 (전남 진도)’, ‘징게 맹경 외에밋들을 적신 저수지, 김제 벽골제 (전북 김제)’, ‘따스한 가을 햇볕 아래 스민 아픈 역사, 서산 해미읍성 (충남 서산)’, ‘대추처럼 달콤한 충북알프스 가을 여행 (충북 보은)’ 등 10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낙동강과 용바위 ⓒ 김숙현 낙동강과 용바위 ⓒ 김숙현

황금 들판 사이 굽이치는 낙동강을 바라보다, 상주 경천대

위치 : 경북 상주시 사벌면 경천로

내용 : 상주 경천대는 굽이굽이 이어진 낙동강 1300리 길 가운데 으뜸으로 꼽는 경치다. 강변에 솟구친 기암절벽, 바위에 뿌리를 내린 고고한 소나무, 조물주가 빚어 툭툭 쌓아 올린 것 같은 바위기둥, 소나무 그늘에 터를 잡은 무우정, 그 아래 유유히 흘러가는 시퍼런 강물이 어우러진 풍광은 산수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특히 가을이면 강 건너 회상리 들녘이 금빛으로 물들어 볼 만하다.

경천대는 국민관광지로 조성해 부지가 꽤 넓다. 주차장에서 경천대까지 걸어가는 데 10분 이상 걸린다. 솔숲 그늘 아래 이어진 길이라 발걸음이 상쾌하다. 먼저 경천대로 간다. 낙동강이 휘돌아 나가면서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이 형성되고, 건너편엔 흙이 반달 모양으로 쌓여 너른 들이 됐다. 경천대는 하늘이 스스로 만들었다 하여 자천대(自天臺)라고 하던 것을 우담 채득기 선생이 이곳에 은거하면서부터 하늘을 떠받든다는 의미로 경천대(擎天臺)라고 불렀다.

경천대는 투박한 돌기둥과 돌덩어리를 대충 쌓아놓은 모양이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지만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바위도 특이한데 시멘트에 굵은 자갈을 버무려놓은 듯한 역암이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가 풍경을 완성한다. 돌 틈 사이 계단을 딛고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에 마음까지 후련하다. 강줄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산자락이 강 쪽으로 고개를 내민 모양이 보인다. 용머리 같다고 하여 용바위라 부르는데, 용이라기보다 큰 새가 부리를 내밀어 강물을 마시는 듯하다.

경천대 오른쪽에는 강을 조망하기 좋은 무우정이 있다. 병자호란이 일어나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볼모로 잡혀갈 때 수행한 우담 채득기 선생이 청나라에서 돌아와 무우정 근처에 집을 짓고 은거했다. 경천대 오르는 바위에 동그랗고 네모나게 파인 것은 우담 선생이 사용했다는 돌그릇 세 개다. 동그란 것은 연을 키우던 것, 가운데는 세수하던 것, 큰 네모는 약물을 제조하던 용도라고.

전망대에서 본 경천대와 낙동강 ⓒ 김숙현 전망대에서 본 경천대와 낙동강 ⓒ 김숙현

경천대에서 전망대로 오르는 중간에 사진 찍기 좋은 곳이 있다. 전망대는 가장 높은 곳에 3층 규모로 지어 꼭대기에 오르면 용바위와 경천대, 회상리 들녘, 경천섬 등 사방을 둘러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 무우정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면 나무다리를 지나 드라마 '상도'를 촬영한 세트장이 나온다. 강변에 접한 초가집이 운치 있다. 세트장 위에 흔들거리는 재미가 쏠쏠한 출렁다리가 보인다.

상주는 가구당 평균 두 대로 전국에서 자전거 보유율이 가장 높다. 낙동강으로 형성된 넓은 평야 지대와 야트막한 구릉 덕분에 자전거 타기에 더할 나위 없는 지형이다. 자전거 전문 박물관이 상주에 둥지를 튼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자전거의 역사와 상주의 자전거 등에 관한 상설 전시관이 있고, 자전거 체험관과 4D 영상관이 마련되었다. 야외 마당에는 3인 자전거, 누워서 타는 자전거 등 색다른 자전거가 준비돼 현장에서 신청하면 누구든 타볼 수 있다.

경천대에서 상주자전거박물관 가는 중간에 전통 음식을 연구하고 제공하는 마을 기업 시의전서전통음식연구회가 있다. 정갈하고 건강한 밥상이 인상적이다. 경천대나 상주자전거박물관을 여행할 때 꼭 지나치는 곳이 전사벌왕릉이다. 잠시 차에서 내려 왕릉 주변을 걸어보자. 상주 지방에 있던 사벌국의 왕릉으로, 옆에 보물 제 117호로 지정된 화달리 삼층석탑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임란북천전적지가 있는 상주 북천은 임진왜란 초기 조선군과 왜군 주력부대가 처음 맞닥뜨린 격전지다. 조선 중앙군과 의병, 상주 백성 800여 명이 왜군 1만 7000여 명에 맞서 싸웠으나 숫자와 무기에 밀려 전멸하고 말았다. 장군과 무명용사의 뜻을 기리는 충렬사와 비각 등이 있으며, 임란기념관에는 고지도와 곽재우의 칼, 천자총통 등 유물이 전시되어 처절한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남장사는 진감국사가 중국에서 배운 범패(불교음악)를 우리나라에 처음 보급한 절이다. 보광전에 있는 철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 990호)과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보물 제 922호, 후불탱화)을 눈여겨볼 것. 보광전 내 본존불 뒤에 금박을 입힌 불상이 여럿 있는데, 이것이 나무를 깎아 만든 후불탱화다. 흔히 불상 뒤에 탱화를 그려 장식하는데, 남장사처럼 나무로 만든 후불탱화는 드물어 인상적이다.

성주봉자연휴양림은 남산과 성주봉 사이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시설을 최소화하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간직한 게 특징이다. 숙소가 대부분 계곡과 접한 곳에 있어서 풍광이 좋다. 여름철에는 넓고 깊은 계곡 수영장이 상주 시민은 물론 인근 피서객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가을에는 낙엽이 쌓여 운치 있다.

휴양림 옆에 자리한 상주시 힐링센터도 들러볼 만하다. 스트레스 지수 측정, 한방 약초 체험, 산림 테라피 등을 즐길 수 있다. 생태 숲을 산책하면서 채취한 나뭇잎과 꽃잎을 손수건에 올리고 망치로 두드리면 금방 꽃물이 들어 체험객이 좋아한다.

상주이야기축제(10월9일~11일) 기간에 맞춰 상주를 찾는다면 흥미로운 볼거리, 재미있는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해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축제를 여는데 올해 주제는 자전거다. “나와 자전거”이야기 경연대회, 지상 최대의 자전거 퍼레이드, 별난 자전거 전시, 이색자전거 콘테스트, 쌀가마니-막걸리 배달 자전거 경주대회, 느림보 자전거 대회, 키즈 바이크 대회 등 독특한 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당일 여행 코스'
명소 탐방 코스 / 경천대→상주자전거박물관→상주 임란북천전적지→남장사
자연 힐링 코스 / 경천대→상주시 힐링센터→성주봉자연휴양림→남장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전사벌왕릉→경천대→상주자전거박물관→성주봉자연휴양림(숙박)
둘째 날 / 상주시 힐링센터→남장사→상주곶감공원→상주 임란북천전적지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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