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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걸그룹' 모란봉악단 의상 언제는 짧더니 이젠...

박진여 기자
입력 2015.09.26 09:56
수정 2015.09.26 11:24

2012-2013년 '파격노출' 2014-2015년 '절제된 군복'

모란봉은 형형 색색 미니스커트, 청봉은 검정 롱드레스

모란봉악단은 지난 7일 북한-쿠바 수교 55주년 행사를 맞아 방북한 쿠바 대표단을 환영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연합뉴스

최근 해체설에 휘말렸던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이 북 주요 행사에 속속 등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새하얀 미니스커트 군복은 과거 ‘북한판 소녀시대’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와 관련 모란봉악단의 과거 화려했던 의상부터 최근 색색깔의 세련된 군복까지 이들의 공연의상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모란봉악단은 지난 7일 북한-쿠바 수교 55주년 행사를 맞아 방북한 쿠바 대표단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한쪽 어깨에 긴 모양의 견장이 달린 세련된 군복을 입고 나와 쿠바 노래인 ‘관타나메라’와 ‘카프리섬’ 등을 불렀다.

이날 모란봉악단이 공연의상으로 선보인 하얀색 군복은 무릎 위로 10cm 정도 올라오는 미니스커트와 액세서리처럼 반짝이며 한쪽 어깨에 길게 늘어진 견장이 오피스룩을 연상케 했다. 특히 새하얀 상하의 투피스에 북한 국기 색깔인 빨강, 파랑색을 이은 견장으로 포인트를 줘 세련미를 더했다.

최근 한층 더 세련미가 돋보이는 모란봉악단의 의상은 과거 2012년 모란봉악단이 첫 등장하며 선보인 노출이 심한 의상, 트로트 가수를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의상만큼은 아니지만, 기존 북한공연에서 자주 등장하던 한복을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로 분석된다.

이처럼 모란봉악단은 명실공히 북한의 원조 걸그룹답게 데뷔 이래 해마다 다채로운 공연의상을 선보이며 북한 내 여성들의 패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모란봉악단 패션 변천사 2012-2013…형형색색, 반짝반짝, 파격노출

미니원피스를 입고 공연하고 있는 모란봉악단의 모습. ⓒ연합뉴스

모란봉악단이 색색깔의 튜브탑 미니원피스를 입고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2년 6월 모란봉악단은 첫 데뷔 무대를 앞두고 흰색, 분홍색, 빨강색으로 각각 서로 다른 색의 튜브탑 미니드레스에 7cm 이상의 높은 하이힐을 신고 시범무대에 올랐다. 형형색색의 화려함만큼 드레스 가득 수놓인 반짝이들이 무대 조명을 받고 더욱 빛났다.

그리고 2012년 7월 모란봉악단은 첫 데뷔무대를 통해 시범무대보다 더 시원시원하고 화려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모란봉악단은 훨씬 다양해진 색색깔의 반짝이 미니원피스를 입고 화려한 율동을 뽐냈다. 당시 무대 의상은 가슴이 훤히 파인 튜브탑에 몸에 달라붙는 형태의 원피스로 시범무대보다 한층 더 파격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때로 단원 모두가 검은색, 흰색 등 한 가지 색으로 의상을 맞춰 입을 때는 각각 다른 디자인으로 각자의 개성을 살렸다.

다만 무릎 위로 10~15cm 정도 올라간 미니원피스를 입는 것은 모두 동일했다. 이에 한 사람씩 벨트를 채워 포인트를 주거나 밑으로 갈수록 넓게 퍼지는 ‘A’라인 플레어스커트, 몸에 달라붙는 ‘H’라인 스커트 등 각각 다른 원피스 형태로 단원 마다 차이를 뒀다.

이후 모란봉악단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개성 넘치는 스타일과 시원시원한 노출을 자신들의 콘셉트로 내세워 국제사회로부터 ‘북한 최초 걸그룹’이라 불리며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이는 일제히 같은 색, 같은 모양의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르던 왕재산경음악단 등 기존 북한예술단과는 퍽 다른 모습으로 자유주의체제 국가에서 더 친숙히 느낄만한 모습이었다.

이때 모란봉악단은 파격적인 의상뿐 아니라 빠른 템포의 음악과 화려한 무대 연출로 국제사회로부터 북한 내 개혁개방 움직임을 의심하게 하기도 했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 ‘로키’의 주제곡, 팝송 ‘마이 웨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미녀와 야수’ 등 주제곡이 연주되는가 하면 무대에는 ‘미키마우스’와 ‘곰돌이 푸’ 인형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모란봉악단 패션 변천사 2014-2015…오피스 룩? 군복?, 절제 속 묻어나는 세련미

화려하던 모란봉악단의 공연의상이 군복으로 바뀌었다. ⓒ연합뉴스

깔끔한 투피스에 액세서리를 연상케 하는 길게 늘어진 견장이 군복을 연출했다. ⓒ연합뉴스

데뷔 이래 20여 차례 활발히 공연을 이어가던 모란봉악단은 지난 2014년 9월 공연을 끝으로 돌연 모습을 감췄다가 7개월만인 2015년 4월에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위문공연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함의 상징이던 모란봉악단은 7개월만의 ‘컴백무대’에서 오피스룩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투피스 정장차림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정장차림의 다소 점잖아진 모습의 모란봉악단은 이후 무대에서 정장과 흡사하게 제작한 군복을 입고 공연을 펼쳤다. 과거 형형색색의 노출이 많은 화려한 의상을 입을 때보다 특별히 튀지는 않았지만 오르는 무대마다 매번 다른 색과 다른 모양의 군복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7개월의 잠복기 동안 화려한 무대의상을 벗고 절제미를 보여주는 군복을 입고 돌아온 모란봉악단은 과거 개인마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 다른 색깔이나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었던 것과는 달리 5명의 단원 모두 같은 색상,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된 의상을 입고 공연에 나섰다.

특히 과거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기존의 주 무대의상이던 화려한 원피스가 잠복기 이후 투피스 형태의 정장차림으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 어깨부분에 견장으로 포인트를 줘 군복을 연출했다. 스타일의 변화가 있었지만 무릎 위 10~15cm 정도 올라오는 미니스커트로 각선미를 뽐내는 것은 여전하다.

무대의상 콘셉트가 군복스타일로 바뀌며 과거에 비해 절제된 느낌을 주지만 세련미까지 포기한 건 아니다.

흰색, 카키색, 베이지색으로 색상 톤을 낮춘 군복은 곳곳에 디자인의 세부 요소(디테일)를 더해 포인트를 줬다. 상의는 기본 군복이지만 하의는 짧은 주름치마로 반전을 줘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한 것이 그 예다.

의상뿐 아니라 선곡에도 변화가 일었다. 과거 ‘로키’, ‘마이웨이’ 등 서구음악도 다양하게 선보이던 모란봉악단은 잠복기 이후 군복을 입고 북 체제를 찬양하는 곡들로만 무대를 꾸몄다. 이에 북 최고 지도부가 청년들 사이 자본주의 풍조가 퍼질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설과 국제사회의 지나친 관심에 불편했기 때문이라는 등의 해석들이 분분했다.

모란봉악단의 라이벌? '청봉악단'의 등장

지난 7월 창단한 북한의 청봉악단이 지난달 31일 북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러시아 차이코프스키명칭음악당에서 합동 공연을 펼치며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김정은 시대에 창단된 유일한 ‘걸그룹’으로 통하는 모란봉악단에 이어 지난 7월 ‘청봉악단’이 창단되며 북한 내 걸그룹 양대 산맥이 형성됐다. 이 두 악단은 선곡과 공연연출, 의상 등에서 분명하게 차이를 보였다.

청봉악단은 지난달 31일 북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러시아 차이코프스키명칭음악당에서 합동 공연을 펼치며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청봉악단은 클래식 오케스트라 단원을 연상시키는 긴 검정 드레스를 입고 공연을 펼쳤다.

이날 청봉악단의 검정 롱드레스는 색깔과 길이는 동일하되 액세서리와 디자인에 차이를 둬 각자 다른 스타일을 연출했다. 모란봉악단 때부터 비교해 보면 의상 색깔이 같으면 디자인이 다르고, 색이 다르면 디자인이 같았다. 모두 같을 때는 액세서리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그간 모란봉악단이 색색깔의 미니원피스로 경쾌한 이미지를 줬다면 청봉악단은 검정 롱드레스로 엄숙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겼다.

또 의상콘셉트가 다른 만큼 음악적 색깔도 다르다. 모란봉악단은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흥을 돋우는 공연이 특징이었다면, 청봉악단은 아카펠라 앙상블로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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