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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미리가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박민 기자
입력 2015.09.02 06:02 수정 2015.09.03 12:29

대림산업, 단일 단지 물량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6800가구 동시 분양

'도심과 떨어진 입지 약점', '분양가 다소 높아'…기대와 우려 엇갈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완장리 652-1번지 일원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조성 현장.ⓒ데일리안 박민 기자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완장리 652-1번지 일원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조성 현장.ⓒ데일리안 박민 기자

지난달 29일 토요일 정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차로 1시간 30여분을 달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도시개발구역에 도착했다.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총 7400가구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조성되고 있는 곳이다. 단지는 이례적으로 6800가구가 한꺼번에 분양될 예정으로 사상 최다 ‘일시 분양’에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용인시청에서 남쪽으로 뻗은 지방도 321호선을 타자 사업지까지 푸른 산과 임야 등이 계속 펼쳐졌다. 답답했던 도심과 달리 탁 틔인 쾌적함과 청량감을 선사했다. 현장에 다다르자 절토 및 평탄화 작업으로 드러난 붉은 흙들이 끝없이 펼쳐지며 사업지의 압도적인 크기를 드러냈다.

사업지 면적은 70만3904㎡(약 20만평). 이는 여의도 공원(22만9539㎡)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현장은 아직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쉼없이 움직이고 있었고, 곳곳에 쌓인 높은 흙들과 아직 절토작업이 채 되지 않아 녹지로 뒤덮인 땅도 여럿 눈에 띄었다.

대림산업은 이곳에 △아파트 7400가구 △총 길이 750m 스트리트몰 등의 상가 △6개의 테마공원 △초등학교 2개소, 중·고교 각 1개소 △도서관·문화체육관 등을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사업지가 워낙 크다 보니 실제 사업지 블럭마다 커다란 애드벌룬(광고풍선)을 띄어 단지 및 시설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특히 현장에 분양홍보관 및 현장전망대를 마련해 방문객들에게 사업설명 및 체험을 돕고 있었다. 현장 입구에는 스트리트몰 상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실제 상가가 들어설 위치에 커피점, 빵가게 등의 체험 시설을 마련해뒀다. 언덕위에 조성된 전망대에서는 블럭마다 어떤 현장이 들어서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했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사업지 현장에는 분양홍보관 및 스트리트몰 상가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사업지 현장에는 분양홍보관 및 스트리트몰 상가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분양은 오는 10월. 분양까지 아직 두달을 남겨두고 있지만 벌써부터 방문객 유치 및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대규모 단지의 경우 통상 1차, 2차로 가구를 나눠 분양하는 반면 대림산업은 조합원 소유 600가구를 제외한 총 6800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한다는 ‘승부수’ 때문에서다. 이는 단일 단지 규모로는 국내 최초 최다 물량으로 상당히 이례적인 방식이다.

이처럼 유래 없는 동시분양을 놓고 업계는 회의적인 시각과 고무적인 반응이 엇갈렸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흔히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고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이 활황을 맞자 대림산업이 8년 넘게 묵혀둔 사업지를 한꺼번에 털어내기 위해 밀어내기 하는 것”이라고 우려했고, 한 관계자는 “분양을 하면 견본주택 설치 등 부대비용이 꽤 발생하는데, 이를 한꺼번에 진행하면 사업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줄어든 사업비는 분양가 책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은 조 단위의 사업인만큼 미분양이 날 경우 회사에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건설사들은 1000가구 안팎으로 나눠 회차별로 분양을 하는 편이다. 이 같은 방식은 미분양 우려도 줄일수 있고 향후 분양가 상승도 꾀할 수 있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은 입주 초기 생활 인프라 미비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양병천 대림산업 분양소장은 “그동안 도시개발사업들을 수년에 걸쳐 진행하면서 나타났던 단점들이 얼마나 많았냐”면서 “이미 1차 단지가 입주했지만 여전히 공사차량이 오가며 기반시설이 뒤늦게 조성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분양가 인상 등의 우려가 있어 이를 해소코자 기반시설 인프라 등을 한꺼번에 같이 갖춰 일시에 분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림산업은 아파트 입주와 함께 교육, 문화, 레저, 휴식 등이 단지 내에서 모두 가능하도록 '자족형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단지 중앙에는 약 750m 길이의 스트리트형 상가가 조성되고, 대형 스포츠센터, 야외수영장, 도서관, 캠핑파크 등으로 이뤄진 6개의 테마파크가 단지 곳곳에 갖춰진다. 특히 스트리스몰 상가의 경우 초기 상가 활성화를 위해 대림산업이 직접 책임지고 상가를 유치할 계획이다. 분양이 아닌 임대 관리하겠다는 설명이다.

총 7400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단지 배치도.ⓒ대림산업 총 7400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단지 배치도.ⓒ대림산업

자족형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도심과 적잖이 떨어져 있다보니 생활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병원, 관공서 등과는 멀리 떨어져 있고, 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인프라도 주변에 없어 불편이 예상된다. 결국 멀리는 동탄신도시나 가깝게는 용인시청 부근 인프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흔히 동네마다 있는 파출소의 경우 이동거리 6km가 넘는 인근 남사면이나 이동면에 위치해 차량으로 20분 남짓 소요될 정도다.

이에 대해 양병천 분양소장은 “내년 개통하는 동탄 KTX와 용인시청, 오산시청 등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2년간 무상으로 입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지역 버스 회사와도 노선 변경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분양가가 다소 높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아직 분양 승인은 나지 않은 상태지만 대림산업은 분양가를 3.3㎡당 평균 850만원대로 책정할 예정이다. 이는 애초에 시장에서 예측한 가격보다 높은 편이다. 실제 현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본 한 현수막에는 1800여가구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평당 690만원에 분양한다고 씌여 있었다.

양 소장은 “올해 역북지구(역북도시개발구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이 평당 950만원대에 분양했고, 인근 오산의 경우 950만~1000원대에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면서 “특히 평당 1100만~1200만원대에 동탄신도시 분양가보다 훨씬 저렴한 편인데 향후 동탄의 중심부를 연결하는 도로가 뚤리면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위치도.ⓒ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위치도.ⓒ대림산업

하지만 대림산업이 비교 대상으로 꼽는 역북지구는 용인경전철 명지대역 등의 대중교통여건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고, 용인시청 및 세브란스병원 등의 시설이 위치해 애초에 비교 잣대가 될 수 없다는 시각이 크다. 또한 거리 역시 사업지와 차량으로 20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무엇보다 두 구역은 땅값에서부터 차이가 크다. 앞서 역북지구는 올해 5월 ‘역북 우미린’이 평당 946만원대, 이어 6월 ‘역북 지웰푸르지오’가 평당 938만원대에 분양됐다. 이들 구역은 땅값이 평당 75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조성되는 남사도시개발구역의 경우 평당 120만원에 그친다.

남사면 완장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부지는 과거 절대농지가 대부분으로 싼 곳은 50만원에서 비싼 곳은 350만원 정도로 땅값은 평균 120만원”이라면서 “현재 사업지와 가까운 와곡저수지 인근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도 평당 15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7400가구의 초대형 단지 뿐 아니라 학교, 공원 등의 대규모 기반시설도 함께 조성하는 만큼 타 사업지와 달리 건축비가 많이 투입된다. 현재 분양가는 정부가 정한 표준 건축비에 택지비, 초과 건축비, 건축 가산비 등을 합산하고 주변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이번 대림산업의 ‘승부수’가 ‘무리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잭팟을 터트릴수 있는 사업’라는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도심과 떨어진 입지 약점과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 등으로 인해 초기 계약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최근 청약시장 호조와 함께 유래없는 초대형 분양 전략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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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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