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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연기하겠다니까 당황한 중대장 "진짜냐?"

박진여 기자
입력 2015.08.26 11:21 수정 2015.08.26 11:37

3사단 조민수 병장 "전우들과 함께 남아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북 도발에 전역을 연기한 조민수 병장은 "군인으로서 전우들과 함께 남아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회고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동호 병장, 이종엽 병장, 김서휘 병장, 김동희 병장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준전시상태까지 치달았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자진해 전역을 연기하겠다고 한 병사의 반응에 직속 상관이 놀라 재차 의중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를 앞두고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육군 3사단(백골부대) 소속 조민수 병장은 26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중대장님께 전역을 연기하겠다고 하자 중대장님이 크게 당황하면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거듭 물으셨다”고 전했다.

조민수 병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전역 날은 8월 25일이었고 이등병 때부터 전역을 손꼽아 기다린 것은 사실이지만, 북이 두 차례 도발을 했고 이에 준전시상황까지 이르러 같은 진영 병사들과 함께 싸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전우들과 같이 싸운다는 마음에 두렵지 않아 연기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 병장은 “북 도발 소식을 접하며 전우들과 함께 결의를 다지며 대기했다”면서 “도발 소식에도 우리 전우들은 군을 믿고 전우를 믿었기에 두려움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흔들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치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군인으로서 전우들과 함께 남아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전역 연기 신청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에 함께 라디오에 출연한 조민수 병장의 어머니 안혜숙 씨는 “처음 아들에게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었지만 결국 아들을 믿게 됐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안혜숙 씨는 “전역을 며칠 앞두고 아들이 전화해서 ‘상황이 이렇게 돼 전역을 연기하게 됐다’고 덤덤히 말했다”며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어 ‘무슨 말이냐, 왜 그러느냐’ 재차 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안 씨는 “아들의 결심을 듣고 걱정이 많이 돼 마음고생이 너무 심했다”며 “이후에 아들이 몇 번이고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하고 믿음을 줘 아들의 결심이 큰 게 느껴져 마음이 놓였다”고 회고했다.

한편 지난 24일 육군에 따르면 전역을 연기한 장병 수는 50여명에 이른다. 조민수 병장은 군 생활 중 취직 시험에 합격해 제대하자마자 바로 취업이 확정됐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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