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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우둠 또래’ 표도르 복귀…어떻게 싸울까

김종수 기자
입력 2015.07.18 07:55 수정 2015.07.18 22:22

과거 탈 헤비급 핸드 스피드와 맹렬 돌격 ‘황제’ 군림

옛 기량 기대 무리..말년 연마했던 킥으로 거리전 펼 듯

표도르 복귀에 MMA 격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게티이미지 표도르 복귀에 MMA 격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게티이미지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9·러시아)의 현역 복귀로 격투계 안팎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표도르가 지난 15일(한국시각)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격투무대 복귀를 결심했고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MMA시장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팎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표도르는 한 시대를 완전히 지배한 격투계의 살아있는 아이콘이다. ‘원조 인류최강’, ‘70억분의 1’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며 세계최강을 상징하는 대표주자로 군림했다.

헤비급치고 체격은 크지 않았지만 초인적인 몸놀림에 탈 헤비급 핸드스피드를 바탕으로 수많은 강자들을 연파하고 명장면을 연출하며 전 세계 격투팬들 가슴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누구도 깰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가드포지션에 뛰어들어 얼음 파운딩을 날렸고 ‘전율의 타격가’로 불리던 미르코 크로캅과 정면 타격전을 벌였다. 동시대 UFC를 지배했던 ‘양강’ 팀 실비아-안드레이 알롭스키 역시 모두 제압했다.

한창 때의 표도르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MMA계의 흐름을 선도해나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파운딩으로 주짓떼로의 하위포지션을 격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스탠딩-그라운드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연결공격도 가장 먼저 제대로 과시했다. 본능적인 임기응변도 강했지만 강적과의 매치업에서 허를 찌르는 전략과 전술로 탄성을 자아냈다.

폐쇄적인 러시아 단체에 속해 선수생활 말년에는 MMA흐름에서 밀리기도 했지만, 선수 생활 중반기까지 보여준 선도적 역할까지 평가절하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상황 속에도 언제나 화끈한 경기를 선보이며 ‘챔피언은 이래야 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지금도 많은 팬들이 표도르를 그리워하는 배경에는 이기든 지든 맹렬하게 돌격해 상대를 무찌르려는 ‘전사의 기질’이 크게 자리한다.

이처럼 세계적 빅 네임이라 복귀전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UFC를 비롯한 각 단체와 유명 파이터들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고 규모 단체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는 말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벨라토르, WSOF 등 타 단체들 역시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돌아가는 추이를 살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프라이드의 재건을 내건 일본 신생단체로 입성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단체 로드 FC도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로드FC 정문홍 대표는 최근 출정식을 겸한 기자회견에서 “표도르도 데려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계 회사가 로드 FC의 스폰서로 합류한 것을 비롯해 표도르가 타 단체와 계약을 체결해도 전속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분석도 많다. 단발 경기라도 표도르가 로드FC에서 뛸 수 있다면 국내격투계의 큰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

단체를 선택한 이후 보여줄 표도르의 경기력도 관심거리다. 은퇴를 선언할 당시에도 전성기가 한참 지났던 때라 오랜 공백기까지 거치고 컴백한 상황에서 얼마큼 옛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표도르와 비슷한 또래임에도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의 예도 있지만, 베우둠은 공백기도 없었을 뿐더러 체격조건이나 파이팅스타일에서 나이를 이겨낼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

반면 표도르는 작은 체격을 스피드나 운동신경으로 커버했던 스타일이라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전성기의 움직임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크로캅 등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이러한 유형들은 노쇠화도 빨리 온다.

표도르는 선수생활 말년 입식격투계 레전드인 어네스트 후스트(50·네덜란드) 등을 찾아가 킥복싱 등을 연마한 바 있다. 때문에 은퇴 직전에는 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상대의 테이크다운 디펜스를 막아내는 ‘반 타격가’의 모습도 보여줬다. 때문에 향후 경기를 벌이게 되면 그러한 스타일로 노련하게 경기를 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레슬링이 강한 덩치 큰 선수들과의 완력싸움은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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