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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6월의 가볼만한 곳⑦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5.06.04 21:45 수정 2015.06.04 21:45

“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만나는 역사의 순간, 합천 영상테마파크

한국관광공사는 “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이라는 테마 하에 2015년 6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안락한 쉼터에서 선열의 뜻 새기다, 천안 독립기념관 (충남 천안)’,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광복의 꿈, 망우리공원 (서울특별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중심,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대구광역시)’, ‘의(義)를 행한 안동의 선비들을 만나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경북 안동)’, ‘지주와 일제에 맞선 소작쟁의의 현장, 암태도 (전남 신안)’, ‘한국전쟁 시기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부산 임시수도기념관 (부산광역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만나는 역사의 순간, 합천 영상테마파크 (경남 합천)’ 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영상테마파크의 적산가옥거리. ⓒ 문일식 영상테마파크의 적산가옥거리. ⓒ 문일식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만나는 역사의 순간, 합천 영상테마파크

위치 :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내용 :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촬영 세트장이다. 비록 과거의 가상공간이지만, 근현대 한국의 역사적인 건물과 시대상을 반영한 테마 거리로 조성되어 역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각시탈〉 〈빛과 그림자〉 〈에덴의 동쪽〉 〈경성 스캔들〉 〈서울 1945〉 〈TV소설 삼생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고지전〉 〈마이 웨이〉 등이 광복을 전후한 역사를 배경으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영상테마파크 입구는 가호역이다. 일제강점기 건축양식에 따라 지은 가호역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통로다. 내부에 걸린 시계는 과거로 떠나는 여행을 암시하듯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단순한 소품 하나로 시간 여행이 더욱 실감 난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가호역을 나서면 일제강점기의 경성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전차가 눈길을 끈다. 드라마 〈경성 스캔들〉 촬영에 사용한 전차로, 조선 고종 때 서대문에서 홍릉까지 운행하던 전차를 복원했다.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동화백화점부터 반도호텔까지 일제강점기의 경성 시내를 차례로 거친다. 전차 운행 시간은 3분 정도로 짧지만, 시간이 맞으면 타보는 것도 좋다. 하루 네 차례 무료로 운행한다.

가호역에서 직진하면 백범 김구 선생의 사저 경교장, 이승만 대통령이 머무른 이화장, 미국에서 돌아온 이승만 대통령이 잠시 머무른 돈암장 등이 차례로 보인다. 돈암장 남쪽으로는 일제강점기의 적산 가옥 거리다. 전북 군산이나 경북 포항 구룡포 등에서 볼 수 있는 갈색 적산 가옥이 가득하다.

적산 가옥 거리 가운데 전봇대 옆 한 건물은 드라마 〈각시탈〉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흰옷을 입고 쇠퉁소를 든 각시탈이 지붕 위에서 내려다보면 “각시탈이다!”라는 소리와 함께 조선 백성의 환호성이 터지는 통쾌한 장면이 촬영되었다. 큰길로 나서면 수도경찰청, 종로경찰서, 혜민병원, 경성고보, 서울역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수도경찰청과 종로경찰서는 일제강점기에 악명을 떨친 곳으로, 종로경찰서는 〈각시탈〉의 주 무대로 사용되었다.

일제강점기시대의 경성역 ⓒ 문일식 일제강점기시대의 경성역 ⓒ 문일식

일제강점기에 징용으로 중국과 소련, 독일의 군복을 입어야 했던 한국인의 실화를 다룬 영화 〈마이 웨이〉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주인공 준식(장동건)과 타츠오(오다기리 조)가 국가를 대표해 마라톤을 하는 장면, 준식이 인력거를 끌고 질주하는 장면에서 영상테마파크 곳곳이 빠르게 스친다. 영상테마파크 끝에는 영화의 시작과 함께 두 주인공이 운명적으로 만나는 저택도 있다.

경성역을 지나면 1960년대 서울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 〈에덴의 동쪽〉 세트장이 나온다. 남영역 철교를 중심으로 1960~1970년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이 밀집해 있다. 배재학당, 중앙우체국, 국도극장, 원구단, 한국은행 등 큰 건물도 보인다. 철교와 국도극장 주변에서는 영화 〈전우치〉 〈써니〉가 촬영되었다. 조양여관 안쪽으로 들어서면 올 초 개봉한 영화 〈쎄시봉〉의 촬영지도 만나볼 수 있다.

출구 직전에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기차역과 증기기관차가 새롭게 조성되었다. 진태(장동건)와 진석(원빈)이 기차를 타고 전방으로 끌려가며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휴식 공간에서는 과거의 역사를 충분히 알 것 같은 어르신들이 ‘이별의 부산 정거장’을 소리쳐 부른다. 단순히 관광지에서 즐기는 흥겨운 가락이 아니라, 과거의 애틋한 기억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애잔한 가락처럼 들린다.

최근 일제강점기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윤동주의 삶을 그린 영화 〈동주〉를 촬영하고 있다. 영상테마파크와 인접한 야산에는 청와대 건물을 비롯해 분재공원, 세계의 정원 등 조성이 한창이다. 그중 청와대는 원형을 60%로 축소한 건물로, 김명민과 김남길이 주연하는 재난 영화 〈판도라〉가 촬영될 예정이다.

합천 읍내 황강 가에는 연호사와 함벽루가 있다. 연호사가 깃든 매봉산은 신라 시대 대야성이 있던 곳이다. 연호사는 선덕여왕 때 백제의 침입으로 많은 사람이 죽자, 643년 와우선사가 죽은 이들의 극락왕생을 위해 세운 절이다. 해인사보다 창건 연대가 앞서 ‘해인사의 큰집’이라 부른다. 연호사 바로 앞에는 1321년 창건된 함벽루가 있어 황강 풍경과 어우러진다.

황강 건너편으로는 정양늪생태공원이 자리한다. 약 1만 년 전 형성된 정양늪은 1988년 합천댐이 들어서면서 100ha가 넘는 면적이 40ha로 크게 줄었지만, 물옥잠과 매자기, 마름 등 수생식물, 금개구리를 비롯한 멸종위기종도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생태전시관 옥상에 올라서면 정양늪의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특히 정양늪 위로 조성된 나무 데크 0.5km에서는 늪의 식생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고, 늪가를 따라 길게 이어진 냇버들 군락의 장관도 만나 걷기 좋은 길이다.

합천 여행에서 장경판전과 고려대장경판, 제경판이 남아 있는 해인사 권역을 빼놓을 수 없다. 해인사 입구에 자리 잡은 대장경테마파크는 세계유산을 만나보기 앞서 대장경에 담긴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 곳이다. 1000년을 이어온 대장경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대장경천년관과 대장경을 5D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대장경빛소리관이 있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 입구까지 이르는 해인사소리길은 맑고 청아한 홍류동계곡을 따라 이어져 해인사 가는 길이라면 한번 걸어볼 일이다.


〈당일 여행 코스〉
합천 영암사지→합천 영상테마파크→연호사(함벽루)→정양늪 생태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대장경테마파크→해인사소리길→해인사→합천박물관(합천 옥전 고분군)
둘째 날 / 연호사(함벽루)→정양늪 생태공원→합천 영상테마파크→합천 영암사지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합천 문화관광 http://culture.hc.go.kr/main
- 합천 영상테마파크 http://culture.hc.go.kr/sub/02_01_01_01.jsp
- 해인사 www.haeinsa.or.kr
- 대장경테마파크 http://culture.hc.go.kr/sub/02_02_01_01.jsp
- 합천박물관 http://mus.hc.go.kr/main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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