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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6월의 가볼만한 곳②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5.06.04 21:44 수정 2015.06.04 21:44

“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광복의 꿈, 망우리공원

한국관광공사는 “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이라는 테마 하에 2015년 6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안락한 쉼터에서 선열의 뜻 새기다, 천안 독립기념관 (충남 천안)’,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광복의 꿈, 망우리공원 (서울특별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중심,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대구광역시)’, ‘의(義)를 행한 안동의 선비들을 만나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경북 안동)’, ‘지주와 일제에 맞선 소작쟁의의 현장, 암태도 (전남 신안)’, ‘한국전쟁 시기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부산 임시수도기념관 (부산광역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만나는 역사의 순간, 합천 영상테마파크 (경남 합천)’ 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망우리 공원 한용운 선생 묘역 입구. ⓒ 정은주 망우리 공원 한용운 선생 묘역 입구. ⓒ 정은주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광복의 꿈, 망우리공원

위치 :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내용 : 서울시 중랑구와 경기도 구리시에 걸쳐진 망우산 기슭에는 일제의 탄압에 맞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생을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이 묻혔다. 수많은 독립 열사와 애국지사들이 잠든 곳, 망우리공원이다.

망우리공원은 전에 망우리공동묘지라 불리던 곳으로, 이 일대 83만 2800㎡ 부지에 조성된 묘지공원이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부터 서울시 공동묘지로 사용되었으며, 1973년에는 분묘가 가득 차서 묘지를 쓰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후 이장과 납골이 장려되면서 주민을 위한 자연 휴식 공간으로 꾸며졌다.

현재 망우리공원에는 3·1운동을 주도한 만해 한용운 선생을 비롯해 위창 오세창, 송암 서병호, 경아 서광조 등 12명의 독립운동가와 화가 이중섭, 시인 박인환 등 여러 유명 인사들이 잠들었다. 원래 도산 안창호 선생도 망우리공원에 묻혀 있었지만 지금은 도산공원에 안장되었다.

수목이 울창하고 전망이 좋은 망우리공원은 평소 많은 이들이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곳이다. 길이 평탄해 자전거 코스로도 이용된다. 서울둘레길, 구리둘레길 등 여러 도보 코스가 지나가며, 중간에 약수터와 쉼터가 있어 쉬엄쉬엄 산책하기 좋다.

망우산 순환도로를 따라 약 5km 이어진 ‘사색의 길’은 독립운동가와 명인들의 묘역을 두루 거친다. 관리사무소 앞에서 출발해 공원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숲길을 천천히 걷는 동안 이들의 연보비와 묘역을 차례로 지난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쓰다 돌아가신 분들의 숨결이 깃들었다고 생각하니 내딛는 걸음걸음이 뜻깊게 다가온다. 연보비에 적힌 글귀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며 걷는 사이, 잎이 풍성한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쏴아 지나간다. 그 소리가 마치 조국의 광복을 열망하던 열사들이 외치던 “대한 독립 만세”처럼 들려 마음이 숙연해진다. 순국열사들의 못다 이룬 꿈이 푸르게 펼쳐진 길을 따라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망우리공원을 방문할 때는 국화꽃 한 송이라도 준비하면 좋겠다. 산 깊숙이 자리한 곳은 찾아가기 어렵지만, 길가에 인접한 묘역에서 잠시 묵념할 수 있다. 어린이날을 제정한 방정환, 3·1운동을 주도한 한용운 선생과 조봉암 선생 묘역 등은 바로 길옆에 자리해 다녀오기 쉽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정은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정은주

사색의 길을 걸을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훨씬 풍부한 여행길이 된다. 안내 표지판에 찍힌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거나 ‘망우리 뮤지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으면 묘역이 자리한 공원 지도와 인물에 대한 상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망우리공원 산책 후 발걸음을 광화문으로 옮겨보자. 광화문과 경복궁은 일제강점기 온갖 수난을 겪었지만, 철저한 고증을 통한 복원 작업을 거쳐 예전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경복궁 주변에는 ‘태극기 길’이 조성되었다. 경복궁 둘레를 따라 도로 양쪽으로 태극기가 24시간 게양되어 언제든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를 만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조성한 태극기 길은 올 연말까지 지속된다.

경복궁 맞은편에 외세의 거센 침략을 받은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있다. 4개의 상설 전시실이 있으며 대한민국이 탄생한 과정과 성장·발전해온 역사가 보기 쉽게 전시된다.

제1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한민국의 태동을 알리는 영상과 함께 태극기 3기가 눈에 들어온다. 고종이 조선의 외교 고문을 지낸 미국인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와 김구 선생이 미우스 오그 신부에게 준 태극기, 광복군의 서명이 가득한 태극기다. 고종 황제가 이탈리아 왕에게 보낸 비밀 친서와 을사늑약문도 눈에 띈다. 대부분 전시물이 치열했던 시대상을 반영한다. 제2전시실은 한국전쟁 이후의 모습을, 제3전시실은 1960년부터 1987년까지 성장 과정을 보기 쉽게 풀어놓았다. 제4전시실은 1988년 올림픽 개최부터 지금까지 발전상을 담았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광복 70주년 기념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 특별전이 열린다. 안중근 의사 사후 1962년 추서된 건국훈장을 비롯해 유품과 자료들이 전시된다. 재판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물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6월 7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에서 가볼 만한 또 다른 독립운동 역사 유적지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부근에 자리한 서대문형무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억압하고 탄압하던 곳으로 악명을 떨쳤다. 1908년 전국 최대 규모의 근대식 감옥으로 개소한 경성감옥이 시초로, 명칭은 몇 차례 바뀌었으나 1945년 광복 전까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에서 고문을 받고 숨을 거두었다. 광복 이후에는 독재 정권에 맞선 민주 인사들이 수감되거나 사형당하기도 했다.

1987년 서울구치소(서대문형무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1998년 이곳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조성해 일반에 개방했다. 지하 고문실과 감옥, 사형장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된 독립운동 역사의 장이다.


〈당일 여행 코스〉
망우리공원→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망우리공원→사색의 길 걷기
둘째 날 / 대한민국역사박물관→경복궁→서대문형무소역사관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Visit Seoul(서울시 공식 관광 정보 사이트) www.visitseoul.net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www.much.go.kr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www.sscmc.or.kr/newhistory/index_culture.asp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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