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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5월의 가볼만한 곳⑨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5.05.01 07:36 수정 2015.05.01 07:42

“길따라, 맛따라 (도시의 맛집)”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창원시 진해구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주간을 맞이하여 “길따라, 맛따라 (도시의 맛집)” 라는 테마 하에 2015년 5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떡갈비와 무등산옛길이 어우러진 맛있는 봄나들이 (광주광역시)’, ‘봄날의 ’광한루연가‘는 별미를 싣고, 남원 광한루원 (전북 남원)’, ‘장어에서 서대까지 미항 여수의 빼어난 봄맛! (전남 여수)’, ‘온 가족이 걷기 좋은 대구 불로동 고분군과 닭똥집 골목 (대구광역시)’, ‘걷고, 먹고, 즐기고… 포항으로 떠나는 봄 별미 여행 (경북 포항)’, ‘설악의 봄을 담은 산나물 요리와 몽글몽글한 학사평 순두부 (강원 속초)’, ‘단군의 후예답게 마늘 음식 맘껏 맛보자! 충북 단양 (충북 단양)’, ‘시 향 가득한 금강 길과 올갱이국의 앙상블, 충북 옥천 (충북 옥천)’,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창원시 진해구 (경남 창원)’ 등 9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창원국동크루즈 금어호. ⓒ 한은희 창원국동크루즈 금어호. ⓒ 한은희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창원시 진해구

위치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

내용 : 온 도시를 들썩이던 벚꽃이 지고 경남 창원시 진해구로 향하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5월, 북적이는 사람과 벚꽃에 가렸던 구도심의 다양한 매력이 드러난다. 100년 전 진해로 떠나는 여행이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진해 바다와 숲.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창원시 진해구 여행을 계획해보자.

100년 전 진해로 떠나는 여행은 중원로터리(진해8거리)에서 시작한다.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며 사방으로 이어지는 8거리에 서면 여행자는 길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자. 8거리이기 때문에 조금만 이동하면 원하는 장소를 만날 수 있다.

근대 역사 여행은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서 시작한다. 국가기록원의 기록사랑마을로 선정되어 만들어진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는 주민들이 기증한 역사 기록물과 옛 사진이 가득하다.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1920년대 진해 모습이다. 1912년에 설계된 8거리가 고스란히 유지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도심 전체를 새로 설계했기 때문. 일본식 가옥이 있던 자리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선 것이 다를 뿐, 중원로터리에서 이어지는 8거리 도로 모두 100년 전 설계한 그대로다.

일본 사람들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살던 조선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역사관 곳곳에 자기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운 사람들의 기록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경화동으로 옮겨 새로운 터를 잡아야 했다. 바둑판처럼 난 길을 따라 오래된 집이 규칙적으로 자리한 지금의 경화동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화동에서 만든 과자도 역사관에서 판매한다. 사진 속 진해의 모습만큼이나 오래된 진해의 명물 ‘콩과자’다. 콩가루 15%가 섞인 반죽을 콩 모양으로 떼어 불에 구운 뒤, 설탕 시럽을 입혀 만든다. 완성된 과자가 콩처럼 생겼다고 콩과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과자를 처음 만든 사람은 ‘경화당제과’ 이정제 대표의 아버지다. 일본에서 제과 기술을 배워 1915년부터 만들었다니 과자의 나이도 어느덧 100살이 넘었다. 100년 넘게 한 가지 과자를 옛 방식대로 만드는 진해 사람의 뚝심이 느껴진다.

진해제과의 벚꽃빵 ⓒ 한은희 진해제과의 벚꽃빵 ⓒ 한은희

진해 사람의 뚝심이 담긴 다른 명물은 ‘진해제과’의 벚꽃빵이다. 진해의 대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일본에서 벚꽃 추출물을 수입·개발한 빵이라고 한다. 빵에 든 소에서 벚꽃 빛과 향이 난다. 벚꽃이 진 지금,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먹거리다.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의 사진 속 건물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지금도 사람들과 함께한다. 중원로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창원 진해우체국(사적 제 291호)은 1912년에 지어졌다. 러시아식 건물로 2000년까지 우체국 건물로 사용했다.

진해의 문화 명소로 지금껏 자리매김하는 ‘흑백’은 진해우체국보다 1년 늦게 지어졌다. 피아니스트 유경아 씨가 운영하는 문화 공간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이 공간을 처음 만든 사람은 유경아 씨의 아버지 고 유택렬 화백. 공간 곳곳에 유 화백이 만든 테이블과 책장, 그림이 있다. 아버지 때부터 같은 맛을 유지하는 모카커피도 이곳의 명물이다. 당시를 기억하고 찾아오는 여행자의 추억 속 그 맛을 낸다고.

옛 건물에 자리한 음식점도 있다. 구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 193호)을 사용하는 ‘선학곰탕’이다.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건물을 돌아보는 재미와 함께 정성껏 끓인 구수한 곰탕을 맛볼 수 있다.

1950년대에 문을 연 중국 음식점 ‘원해루’도 진해를 대표하는 식당이다. 지금은 아들이 물려받아 운영한다. 원해루 건너편의 뾰족집도 옛 모습 그대로다. 세 곳에 지어졌으나, 지금은 이곳만 남아 식당으로 사용된다.

중원로터리에서 뻗어 나간 8거리 전체 모습을 보려면 제황산공원으로 간다. 산 정상의 진해탑 전망대에 서면 중원로터리는 물론, 바다에 맞닿은 해양 도시 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 도로변에서 정상까지 모노레일이 운행되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중원로터리를 벗어나 여좌천을 따라 올라가면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이 자리한다. 저수지와 습지를 따라 산책로와 나무 그네, 체육 시설 등이 곳곳에 있다. 이곳은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매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에 생태해설사와 함께하는 숲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예약하고 찾아가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숲 속 동식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진해의 바다는 해군사관학교박물관과 속천항에서 만나보자. 먼저 찾아갈 곳은 해군사관학교박물관이다. 아이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야외에 전시된 거북선. 고증을 통해 건조된 선체 내부에는 당시 거북선에서 사용한 무기가 전시되었다. 거북선의 구조도 살펴보자. 박물관 내부에는 어재연 장군 수자기 복제본 등이 전시되었고, 조선 시대 수군부터 현재 해군의 역사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해군사관학교박물관에 갈 때는 해군사관학교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속천항은 창원 시민의 놀이터이자 여행자의 쉼터다. 해변을 따라 자전거도로와 휴게 시설, 해양 스포츠 시설 등이 조성되었다. 이곳에서 창원국동크루즈를 이용할 수 있다. 금빛 물고기 모양 금어호가 대죽도, 소쿠리섬, 진해해양공원, STX조선, 거가대교 등이 자리한 진해만을 한 바퀴 돌아 들어온다.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문화 유적 답사 코스 / 진해군항마을역사관(진해콩과자)→점심 식사(원해루나 선학곰탕)→흑백→진해우체국→제황산공원(모노레일)→진해제과
명소 탐방 코스 / 해군사관학교박물관→속천항(창원국동크루즈)→점심 식사(포항물회)→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진해군항마을역사관(진해콩과자)→점심 식사(원해루)→흑백→진해우체국→제황산공원(모노레일)→진해제과→저녁 식사(선학곰탕)
둘째 날 / 해군사관학교박물관→속천항(창원국동크루즈)→점심 식사(포항물회)→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창원시 문화관광 http://culture.changwon.go.kr
- 흑백 http://blog.naver.com/bechstein
- 제황산공원 모노레일 http://monorail.cwsisul.or.kr
- 해군사관학교박물관(방문·견학 신청) http://museum.navy.ac.kr
- 창원국동크루즈 http://창원국동크루즈.com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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