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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5월의 가볼만한 곳⑥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5.05.01 07:27 수정 2015.05.01 07:34

“길따라, 맛따라 (도시의 맛집)”

설악의 봄을 담은 산나물 요리와 몽글몽글한 학사평 순두부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주간을 맞이하여 “길따라, 맛따라 (도시의 맛집)” 라는 테마 하에 2015년 5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떡갈비와 무등산옛길이 어우러진 맛있는 봄나들이 (광주광역시)’, ‘봄날의 ’광한루연가‘는 별미를 싣고, 남원 광한루원 (전북 남원)’, ‘장어에서 서대까지 미항 여수의 빼어난 봄맛! (전남 여수)’, ‘온 가족이 걷기 좋은 대구 불로동 고분군과 닭똥집 골목 (대구광역시)’, ‘걷고, 먹고, 즐기고… 포항으로 떠나는 봄 별미 여행 (경북 포항)’, ‘설악의 봄을 담은 산나물 요리와 몽글몽글한 학사평 순두부 (강원 속초)’, ‘단군의 후예답게 마늘 음식 맘껏 맛보자! 충북 단양 (충북 단양)’, ‘시 향 가득한 금강 길과 올갱이국의 앙상블, 충북 옥천 (충북 옥천)’,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창원시 진해구 (경남 창원)’ 등 9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바닷가 방파제를 걷다 사진을 찍는 가족. ⓒ 오주환 바닷가 방파제를 걷다 사진을 찍는 가족. ⓒ 오주환

설악의 봄을 담은 산나물 요리와 몽글몽글한 학사평 순두부

위치 : 강원도 속초시 이목로 외

내용 : 꽃으로 시작된 봄이 어느새 초록으로 물들어간다. 바야흐로 사람의 심사를 자극하는 진짜 봄이 찾아왔다. 설악산도 초록 물결을 비켜 가지 못한다. 앙상하던 나뭇가지에 새살이 돋아 봄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우리가 초록의 봄을 만나려면 숲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속초에서 숲의 일원이 되어 자연을 만나기 좋은 곳이 설악산자생식물원이다. 이곳은 설악산에서 자생하는 수목과 초본 123종 5만여 본이 식재되었으며, 봄부터 가을까지 각양각색으로 피는 들꽃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관리사무소 앞 계단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꽃창포, 산괴불주머니, 백일홍 등이 심긴 야생화단지가 펼쳐진다. 처음 보는 들꽃이 낯설어도 작고 소박해서 정이 간다. 아직 시기가 일러 많은 들꽃이 피진 않았지만, 성급한 금낭화가 분홍빛 꽃을 수줍게 매달고 인사를 건넨다. 가늘고 긴 줄기에 이슬 맺힌 주머니가 고르게 달렸다.

야생화단지 뒤로는 1km 정도 숲속탐방로가 이어진다. 예부터 사람들이 다니던 숲길로, 소나무 우거진 길가에는 진달래와 무리 지어 살포시 고개를 내민 들꽃이 보인다. 고개 숙여 흙도 만져보고, 나무도 살펴보고 걸으면 숲이 다르게 느껴진다. 탐방로가 끝나면 사방댐을 건설해 조성한 수생식물원이 나오고, 여기를 지나면 곳곳에서 아름다운 들꽃을 만날 수 있다. 설악산에 자생하는 귀한 꽃도 있다. ‘설악의 꽃’이라 불리는 설악솜다리다. 에델바이스와 비슷해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에델바이스는 원산지가 유럽 알프스 지역인 고산식물이다. 솜다리를 ‘한국의 에델바이스’라고 부르면서 오해한 모양이다.

설악산자생식물원에서 꿈결 같은 시간을 보내며 눈으로 봄을 확인했다면, ‘점봉산산채’로 걸음을 옮겨 입으로 봄을 즐길 차례다. 산 내음 가득한 상에는 참나물, 곰취, 고려엉겅퀴(곤드레나물), 단풍취 등 산나물이 식욕을 자극한다. 한의원에서나 봄 직한 석잠풀, 맥문동 뿌리, 헛개나무 열매 등도 있어 건강한 상차림이다. 약과 식물의 근원은 하나라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의미가 재현된 것 같다.

점봉산산책식당 산채 상차림 ⓒ 오주환 점봉산산책식당 산채 상차림 ⓒ 오주환

산나물은 저마다 특성이 달라 요리법도 다르다. 아까시나무 꽃, 진달래, 다래, 오디 등은 산야초 효소로 새콤달콤한 맛을 더하고, 나물류는 소금을 살짝 뿌리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가볍게 양념한다. 산나물 고유의 향과 맛을 해치는 화학조미료와 파, 마늘은 사용하지 않는다. 박금순 대표가 직접 개발한 약초 가루와 효소로 맛을 낸다.

상에 차려지는 산나물은 30여 가지. 계절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나, 가짓수는 변함이 없다. 물론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이다. 먼저 효소차를 마셔 속을 부드럽게 하고, 산마늘(명이나물)장아찌에 산나물을 골고루 올려 먹는다. 새콤한 산마늘장아찌 향이 느껴지는가 싶다가, 이내 고소하고 쌉쌀한 산나물 특유의 맛이 입안에 감돈다. 이런 식으로 나물을 먹고 나서 밥을 비빈다. 절대 밥을 먼저 비벼 먹지 않고, 밥을 비빌 때도 고추장을 적게 넣어 산나물 본연의 맛을 음미한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에 정성을 더하니 봄을 느끼기 좋다.

순두부도 속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설악산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들어선 학사평 콩꽃마을에는 순두부 식당 80여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잘 불린 국산 콩으로 그날 팔 순두부를 만든다. 학사평 순두부는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식감과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하얀 순두부는 양념간장을 더하지 않거나 적게 넣어야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칼칼한 맛을 좋다면 바지락이 씹히는 맛이 좋은 얼큰이 순두부가 제격이다.

학사평 순두부의 역사는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비롯되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땅도 거칠어 재배할 수 있는 곡식이 마땅치 않았다. 그나마 콩이 척박한 토양에서 자랄 수 있기에 콩을 많이 심었고, 자연스럽게 콩 음식이 발달했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 저수지 공사를 하면서 공사장 인부들의 안주로 사랑받은 순두부가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들꽃도 구경하고 산나물도 먹었으니, 바다의 봄을 만끽하러 동명항으로 갈 차례다. 항구 입구 영금정에서 철썩이는 파도 소리 들으며 해변 경치를 감상하고, 약 1km 이어지는 방파제를 따라 걸으며 바다 내음 싣고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는다. 목적지는 방파제 끝의 빨간 등대다. 속초 시내와 바다를 조망하고 싶다면 속초등대전망대에 오른다. 속초 시내 뒤로 대청봉과 울산바위를 품은 설악산이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선을 드리운다. 보는 눈을 압도하는 장쾌한 풍경이 펼쳐진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는 쇼핑의 즐거움이 가득하다. 순대골목에는 차진 순대가 솥에서 연기를 뿜어내고, 건어물 상가에는 황태, 마른오징어 등 건어물이 즐비하다. 여행객이 많이 몰리는 닭전골목에는 튀긴 닭고기를 조청과 청양고추로 맛을 낸 소스에 버무린 닭강정이 쉴 새 없이 만들어진다. 지하의 활어 매장에는 동해에서 잡은 싱싱한 물고기가 수족관에 가득하다. 간식부터 반찬, 생선회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청호동 쪽으로 가면 아바이마을을 오가는 갯배가 있다. 갯배는 줄을 끌어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추억의 명물이다. 갯배로 약 50m 바닷길을 건너면 1·4 후퇴 때 국군을 따라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이 터를 잡은 아바이마을이다. 지금은 식당으로 가득해 실향민은 만나기 어렵지만, 그들이 만들어 먹은 오징어순대와 함흥냉면 등은 맛볼 수 있다.

산과 바다를 아우른 여행을 마치면 척산온천에서 피로를 푼다. ‘척산온천휴양촌’에는 매일 지하 400m에서 약 51℃의 온천수가 용출된다. 용출량도 넉넉해 온천탕에는 항상 깨끗한 온천수가 제공된다. 라돈과 불소 성분이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수로, 피부 미용에 효과가 좋다. 봄바람 쐬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있고, 여성을 위해 온천탕 안에 스파테라피 시설을 갖췄다.


〈당일 여행 코스〉
설악산자생식물원→속초관광수산시장→갯배→아바이마을→척산온천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설악산자생식물원→국립산악박물관→속초관광수산시장→갯배→아바이마을
둘째 날 / 속초등대전망대→영금정→동명항→척산온천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속초관광 www.sokchotour.com
- 척산온천휴양촌 www.cheoksan.co.kr
- 점봉산산채 www.herbparadise.net
- 속초관광수산시장 http://sokchomarket.com
- 속초아바이마을 www.abai.co.kr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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