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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게 해준 가평 ‘미륵바위’ 어쩜 남자 그것 똑같네

최진연 문화유적전문기자
입력 2015.04.25 08:36 수정 2015.04.25 08:53

<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 - 성석기행>무수한 전설의 용추계곡

수도권 휴양지로 소문난 가평에는 높고 낮은 산이 만들어낸 계곡들이 즐비하다. 가평천의 지류인 승안천은 연인산에서 흐르는 물줄기로 인해 생긴 천이다. 그곳에 용추계곡이 있다. 가평에서 가장 절경이며, 자연적인 곳이다. 와룡추·무송암·고실탄·일사대·추월담·권유연·농완계 등 9개의 절경지가 있어 용추구곡으로도 부른다.

예로부터 절승지는 신령스러운 기운과 무수한 전설들이 가득하다. 옛날 용추계곡 인근에는 몇몇 가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부인의 집에 스님이 시주를 청하로 왔다가 근심에 잠긴 부인을 보았다. 스님은 그 부인에게 걱정이 무었냐고 물었다. 그녀는 아이를 낳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그러자 스님은 “용추구곡 미륵바위에 정성껏 치성을 드린 후, 미륵바위의 돌을 뜯어 끓여 먹으면 소원이 이뤄질 것 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석 달 열흘 뒤 신기하게도 부인은 태기를 느꼈다. 그리고 건강한 남자아이를 낳았다는 전설이 있다.

남자의 성기를 빼닮은 가평 미륵바위ⓒ최진연 기자 남자의 성기를 빼닮은 가평 미륵바위ⓒ최진연 기자

이후 미륵바위에 치성을 드리면 아이를 얻는 다는 소문이 퍼지자 불임 때문에 근심하든 부인들이 몰려들었다. 지금도 미륵바위에는 돌을 떼어낸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용추계곡 중간지점에 미륵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언제 어디서 조성됐는지 알 수 없으나,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인근에 사는 박할머니라는 분이다. 할머니는 이 미륵바위가 단군을 상징한다고 믿고 있다.

미륵바위는 너른 암반위에서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높이는 2m 남짓하다. 둘레는 약 1m에, 재질은 검푸른 색의 현무암이다.

그리고 이 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형상이 제 각각이다. 앞에서 보면 사람의 얼굴을 닮았고, 뒤에서 보면 남자의 생식기 같다. 남근머리 부분에는 테를 두른 듯이 힘줄이 둘러져 있는데, 영락없는 남성의 성기를 빼 닮았다.

미륵바위 옆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어느 할머니는 오래전에 “새벽마다 찾아오는 부부가 있었다. 가평에 사는 분인데 미륵바위에서 치성을 드려 아들을 얻었는데, 그 아들이 장년이 돼 성공하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미륵바위 앞 용추계곡의 맑은 물ⓒ최진연 기자 미륵바위 앞 용추계곡의 맑은 물ⓒ최진연 기자

용추계곡에는 지명과 관련된 전설도 전해진다. 단군이 나라를 세웠을 때 그에게는 중국을 통치하는 친형이 있었다. 그 형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물산이 풍성한 조선을 탐냈다.

단군에게는 용녀라는 부인이 있었다. 용녀는 동생을 시기하는 중국의 천자를 보고 화를 내면서, “이 땅은 원래 우리가 개척한 땅인데 어찌 넘보려 하십니까? 굳이 욕심이 나신다면 힘으로 정정당당히 겨뤄 차지해 보시라” 면서 천자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그녀는 아름다운 국토를 뺏기지 않으려고 온갖 재주를 동원해 비를 억수같이 내리도록 했다.

여러 날 동안 비는 그치지 않았고, 홍수까지 나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형은 그만 욕심을 버리고 조선을 넘보지 않게 됐다.
온 천지가 물바다가 되자 단군은 가족, 신하들과 함께 돌배를 타고 평양에서 춘천으로 피난을 왔다. 이곳에 도착한 신하들은 굶주림과 병으로 하나 둘 죽어가기 시작했다.

미륵바위 앞 제단터ⓒ최진연 기자 미륵바위 앞 제단터ⓒ최진연 기자

단군은 다시 배를 돌려 가평 승안리로 이동해 미륵바위 앞에 배를 멈추니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졌다. 하지만 홍수 때문에 모든 곡물이 다 떠내려가고 전염병이 일어 단군과 그의 가족들도 이곳에서 모두 죽었다고 한다. 단군이 묻힌 곳이 바로 이 승안리 용추계곡이라 전해진다.

‘가평군읍지’에는 “군내 승안리 조옥사 앞에 용추폭포가 있는데, 경치가 절묘하다. 가물 때 비 오기를 빌면 신령한 효험이 있다.” 고 기록돼 있다. 용추계곡은 옛 부터 명승지로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용추계곡은 가평읍내를 지나 다리에서 왼쪽으로 4km 정도 들어간다. 여름철이면 무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한적한 계절에 찾아오면 사색하기에도 그만이다. 미륵바위 인근에 넓은 주차장도 있다. 용추계곡은 서울에서 1시간 30분 남짓한 거리다.

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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