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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 대자연을 느끼다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여행데스크
입력 2015.04.18 07:07 수정 2015.04.18 10:14

[Wanna Be There]무언가 새로운 여행지가 필요하다면..

ⓒ Get About 트래블웹진 ⓒ Get About 트래블웹진

커다란 땅덩어리의 미국을 여행할 때 가장 먼저 개념을 잡아야 할 것은 내가 향하고자 하는 방향이 미국 지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동쪽이냐 서쪽이냐이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워싱턴 D.C 등이 포진해 있는 대형 도시들이 미국 동부를 대표한다면 미국 서부는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이 대표적이다.

동쪽은 유명한 대학이나 건축물 등으로 유명한 곳들이 많다면 서부는 대자연이 웅장하고 손꼽혀 그걸로 이름을 날리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나는 미국으로의 여행지를 선정할 때는 대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서부를, 도시 자체의 미력을 느끼고 싶다면 동부를 선택해 여행하곤 한다.

시애틀은 사랑스러운 도시이다. 하지만 몇 번을 반복해 방문하다 보니 무언가 새로운 여행지가 필요해졌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그곳은, 시애틀에서 이동해 다녀올 수 있는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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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시애틀까지는 직항 비행으로 10시간이 채 안돼 도착한다. 비행기에 내리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높은 하늘과 우주선 같은 높다란 빌딩, 그리고 바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시애틀만의 공기를 마시고 입국해 시애틀의 도시들을 훑어본 후 내가 향한 곳은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이었다. 머무는 호텔의 로비 1층에 놓여 있던 여행지 브로슈어를 들여다보며 손에 잡아들곤 리셉션의 직원에게 SOS를 요청했다.

'나는 일행이 2명이고, 꼭 내일 아침에 출발했으면 해.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현지 투어에 내가 조인할 수 있을까?' 직원은 내 설명을 듣고 바로 여행사로 전화를 하더니, OK사인을 준다. 즉흥적인 결정이었지만, 내 선택이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인정하고 느낀 건 바로 이 순간부터였던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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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투어 가이드 겸 드라이버인 미국인 아저씨 Sam은 유쾌한 웃음과 함께 유머를 날리며 호텔 로비에 앉아있던 나를 찾아와 바로 픽업을 해주었다. 교외로 3시간여를 달렸을까. 어느덧 도시의 풍경은 없어지고 점점 더 시골스러운 풍경이 펼쳐지더니 급기야는 끝이 안 보이던 길쭉한 나무들이 가득한 숲으로 도착했다. 이곳은 시애틀의 남동쪽에 1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의 초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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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서부 워싱턴 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4,292m 를 자랑하며 가장 높은 산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워싱턴 주를 크게 차지하고 있는 캐스캐이드산맥 중 가장 높기도 하다니 더 이상 높이 설명은 안 해도 그 위엄을 느낄 수 있으리라.

189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됐는데 미국 내에서는 5번째라고 전해진다. 워낙 거대한 국립공원인지라 들어가는 방향만도 네 곳으로 방문하는 목적이나 계절에 따라 입구를 달리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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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던 투어 가이드 아저씨의 주옥같은 설명을 들으며 투어를 진행했다. 중요한 스팟에 차를 세워선 그 지형과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다음 스팟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수많은 계곡과, 나무 숲, 빙하가 잘 보이는 중요 스팟 등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야생동물도 보여주겠노라고 애를 쓰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휘파람을 불어대면서 이렇게 해서 며칠 전에도 야생동물들이 튀어나왔다는 자랑을 계속하시면서 말이다. 아쉽게도 우린 결국 못 보고 아저씨 휴대폰 속의 사진을 보는 것으로 대신해야 했지만 그분의 따뜻한 마음만으로 이미 충분히 보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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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점심시간이 돼 우리가 도착한 곳은 파라다이스 인 호텔(Paradise Inn). 1917년 나무로만 지어진 이 롯지는 레이니어 산의 정상 위에 펼쳐진 만년설, 산의 아래로 펼쳐지는 거대한 침엽수림과 다양한 야생화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환상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음엔 이렇게 당일치기가 아니라 이 호텔에 머물며 쉬고 싶다고 생각하곤 1박 숙박료를 물어보니, 역시나 후덜덜이다. 세상엔 좋은 호텔이 참 많지만 그 경치를 편히 즐기려면 그만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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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의 1층에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 운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기프트 숍 등이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은은히 울려 펴지던 피아노 연주 소리였다. 수많은 고객들이 방문하는 호텔 로비임을 감안해 그렇게 피아노와 연주자가 마련돼 있을 줄이야.

한참을 그렇게 호텔 1층에서 쉬면서 음악에 취하고 창밖 경치에 취할 수 있어 행복했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판매하던 스타벅스 커피 또한 내 기분을 한껏 업 시켜주는데 큰 몫을 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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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시작된 산의 정상 올라가기 체험. 길이 잘 닦여 있어 어려운 등반을 예상하진 않았지만, 아쉽게도 갑자기 굵게 쏟아지던 소나기에 우산이 없었던 나는 친구가 멋진 바닷가에서 쓰겠다며 한국의 백화점에서 비싸게 주고 사온 밀짚모자라도 쓰고 비를 피해야 했다.

친구에게 미안해 거절을 했지만 점점 더 굵어지는 빗줄기 덕분에 결국 모자를 쓰고 말았다. 눈앞에 펼쳐지던 거대한 만년설의 현장을 조금이라도 더 내 마음과 카메라에 담고 싶어 비를 맞고도 계속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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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어 산은 거대한 휴화산이다. 1820년부터 폭발이 크고 작게 10여 차례 이상 있었고, 미국 최대 빙하를 포함해 빙하 26개가 포진해 있는 놀라운 산이다. 산 밑의 열기로 인해 산 정상 어느 부분에는 아예 만년설이 쌓이지 조차 않는다고 하니 그 웅장함이 느껴져 살짝 무섭기도 했다.

한참 비를 맞고 그렇게 레이니어 산의 만년설과는 안녕을 고해야 할 시간이 됐다. 오르는 내내 보여주었던 아름답고 화창했던 햇볕이 금세 다 사라지고 폭우가 쏟아지던 그 변화무쌍한 날씨 앞에서 대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파라다이스 인 앞의 잭슨 비지터 센터(Jackson Visitor Center)에 잠시 들러보았다. 안내 자료라도 챙겨볼까 하고 들어갔는데 고맙게도 한국어로 된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앞으로의 내 여행 기억을 위해 한 장 챙겨 들곤 비지터 센터를 나와 다음 코스로 출발. 투어를 하는 내내 몇몇 호수를 들렀는데 모두 옥색의 물빛이 환상이었다. 빙하가 흘러내린 물이니 빛깔이 그런 것이다.

그리고 내가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을 택한 또 하나의 이유, 야생화! 여름철 야생화가 가득 피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 그 시기에 맞춰 방문한 것인데 역시나 보람이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몸짓과 눈짓으로 국립공원을 아름답게 빛내주던 그 녀석들, 그 모습을 발견하던 순간이 투어 중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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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에서는 스키, 캠핑, 하이킹 등 다양한 레포츠가 많이 진행된다고 하니 다음번엔 다시 다른 주제로 방문해야겠다. 그땐 이렇게 숨찬 당일치기가 아니라 그곳의 정기를 실컷 받아 마실 수 있게 며칠쯤 머물며 말이다.​


INFORMATION

-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방문하기 : 시애틀에서 차로 4시간 운전해 가거나, 현지 투어 조인을 통해 투어 가능 (현지 투어 비용은 1인당 $100)

- 가장 좋은 시즌 : 7~8월, 야생화가 ​산에 가득해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이 나있다.

글·사진-디스이즈뉴욕

데일리안과 하나투어GetAbout(getabout.hanatour.com)의 제휴 글임을 밝힙니다.

하나투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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