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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4월의 가볼만한 곳⑥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5.04.05 19:45 수정 2015.04.05 19:51

“장인을 찾아서”

전통 신 신고 부산을 걸어볼까? 안해표 화혜장

한국관광공사는 “장인을 찾아서” 라는 테마 하에 2015년 4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약떡을 만들다, 진도 김영숙 명인 (전남 진도)’, ‘다향 가득한 지리산에서 음미하는 홍소술·김동곤 제다 명인의 차 한잔 (경남 하동)’, ‘국보급 전통 건축을 한자리에서 만나다, 한국고건축박물관 전흥수 대목장 (충남 예산)’, ‘화려함보다 견고함과 간결함을 강조한 나주반, 나주반장 김춘식 (전남 나주)’, ‘원주의 빛과 향이 어린 나전칠기, 나전장 이형만 (강원 원주)’, ‘전통 신 신고 부산을 걸어볼까? 안해표 화혜장 (부산광역시), 등 6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완성된 당혜를 들어보이고 있는 화혜장 안해표 선생. ⓒ 문일식 완성된 당혜를 들어보이고 있는 화혜장 안해표 선생. ⓒ 문일식

전통 신 신고 부산을 걸어볼까? 안해표 화혜장

위치 :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내1로 155번길

내용 : ‘한국의 마추픽추’ ‘한국의 산토리니’라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에 가면 전통신전수관이 있다.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 17호로 지정된 화혜장 안해표 장인의 공방이다.

백성이 주로 신은 신이 짚신과 미투리라면, 왕가나 양반층은 가죽신을 신었다. 이 가죽신을 화혜라 부르는데, 화(靴)는 신목이 있는 신발이고 혜(鞋)는 신목이 없는 신발이다. 쉽게 얘기하면 화는 목이 긴 신발, 혜는 목이 없는 신발이다. 예로부터 화혜를 만드는 사람을 각각 화장, 혜장이라 불렀고, 순우리말로는 ‘갖바치’다.

화혜장 안해표 선생은 40년이 넘게 전통 신을 만들어온 장인이다. 선생의 할아버지가 경남 합천에서 관청에 납품할 화혜를 만든 뒤,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을 물려받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장인의 길을 걸었던 것은 19세 되던 해, 지금의 용두산공원 아래에서 전통 신 가게를 운영하던 김현경 선생에게 전수한 뒤로 부터다. 지금은 그의 아들이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우리 전통 신은 좌우가 없는 게 특징이다. 유럽이나 중국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 신만 좌우가 없는데,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예부터 선현들이 신을 좌우 구분해 신다 보니, 주인의 발에 길들여져 최적의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좌우를 구분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전통 신을 신기 때문에 자기 발에 맞지 않아 불편함을 느낀다. 오랜 시간 길들이고 나서야 제 발에 맞아 편안하게 신은 것이야말로 선조들의 지혜가 아닐까?

전통 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명주, 비단, 삼베, 노루 가죽, 산양 가죽, 쇠가죽 등의 천연 재료가 필요하다. 다양한 재료를 구하고 손질하는 일부터 전통 신을 만드는 데 드는 공력이 만만치 않다.

접착제는 부드럽고 오래 지나도 상하지 않도록 멥쌀과 찹쌀을 끓인 뒤 삭힌 풀만 사용하고, 3년에 걸쳐 말린 광목은 신나무에서 채취한 발효액으로 검게 염색한다. 두껍고 질긴 쇠가죽 밑창에 송곳으로 일일이 구멍을 뚫고, 쌀풀이 누지기 전에 꼬박 두 시간 동안 바느질하고, 신의 형태를 잡기 위해 신골을 넣고 나무망치로 수백 번 두드린다. 재단할 때 필요한 칼판, 신골 등 오랜 세월 손때 묻은 작업 도구도 인상적이다.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첫번째로 만나는 전망대에서 본 풍경 ⓒ 문일식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첫번째로 만나는 전망대에서 본 풍경 ⓒ 문일식

전통신전수관에는 다양한 전통 신이 전시되었다. 밋밋하지만 단정한 흑혜, 구름 문양이 깃든 운혜와 당초 문양이 들어간 당혜는 우리 고유의 단아함이 느껴진다. 왕실의 의례용 신인 석부터 최고 상류층만 신을 정도로 까다롭게 만든 태사혜, 비 올 때(진날) 신던 진신까지 만나볼 수 있다. 진신은 미끄러지거나 신에 흙이 묻지 않도록 징을 박았다.

전통신전수관이 있는 감천문화마을도 한 바퀴 둘러보자. 감정초등학교에서 감내2로를 따라 전통신전수관까지 걸으면 시시각각 변하는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하늘마루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최고의 전망으로 꼽힌다.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영도대교 등은 부산의 섬과 육지, 육지와 육지를 잇는 큰 다리다. 대교를 넘나들며 드라이브도 즐기고, 부산의 바다를 만끽하기 좋다. 부산대교를 건너 영도구에 가면 영화 '변호인'을 촬영한 흰여울문화마을과 아름다운 해안을 간직한 절영해안산책로를 만난다. 반도보라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절영해안산책로와 함께 해안가 절벽에는 흰여울길이 이어진다. 가볍게 산책하려면 절영해안산책로를 걷다가 이송도 전망대에서 흰여울문화마을로 돌아오는 길을 추천한다.

절영해안산책로 가는 길에는 부산삼진어묵체험역사관도 있다. 어묵이 맛있기로 유명한 부산에서 삼진어묵은 60년 전통을 자랑한다. 묵직하면서도 차진 식감이 엄지를 치켜들 만하다. 매일 생산되는 신선한 어묵을 맛보고, 2층에 마련된 체험역사관에서 삼진어묵의 역사와 어묵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 활동도 즐겨보자.

영도구에서 부산항대교를 타고 바다를 건너면 부산 남구다. 신선대를 거쳐 부산의 상징적 명소인 오륙도에 이르면 37m 높이의 송두말 해안 절벽에 오륙도 스카이워크가 있다. 강화유리 아래로 펼쳐지는 아찔한 풍경과 오륙도, 이기대해안산책로가 이어진 해안 절벽이 바라보인다.

이기대해안산책로는 오륙도해맞이공원부터 동생말까지 4km다. 오륙도해맞이공원 전망대에 오른 뒤에는 내리막길이 이어져 반대편에서 오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해안 절벽에 우뚝 선 농바위, 해운대와 광안대교의 전경이 펼쳐지는 여울마당 등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가득하다. 여울마당은 영화 〈해운대〉에서 소방대원 형식(이민기)과 여자 친구 희미(강예원)가 야경을 보며 이기대 설명으로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이기대와 오륙도는 약 8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 격렬한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부산국가지질공원 중 하나다. 동생말부터 여울마당까지 해양 돌개구멍, 구리 광산, 해식동굴, 화산각력암층 등 국가지질공원의 명소도 만나보자.

〈당일 여행 코스〉
감천문화마을→전통신전수관→신선대→이기대해안산책로(오륙도 스카이워크~동생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감천문화마을→전통신전수관→국제시장→이기대해안산책로(오륙도 스카이워크~동생말)
둘째 날 / 부산삼진어묵체험역사관→흰여울길과 절영해안산책로→동삼동패총전시관→국립해양박물관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산광역시 문화관광 http://tour.busan.go.kr/index.busan
- 부산관광공사 http://bto.or.kr/renewal/06_visitor/a01.php
- 부산삼진어묵체험역사관 www.samjinfood.com
- 감천문화마을 www.gamcheon.or.kr
- 부산갈맷길 http://galmaetgil.busan.go.kr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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