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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2월의 가볼만한 곳⑦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5.02.01 18:29 수정 2015.02.01 18:33

“박물관&미술관 탐방”

대가야 500년의 숨결, 고령 대가야박물관과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한국관광공사는 “박물관&미술관 탐방” 이라는 테마 하에 2015년 2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햇살처럼 반짝이는 섬 속의 체험 공간, 대부도 유리섬과 종이미술관 (경기 안산)’, ‘대한민국 등반의 역사가 한자리에, 속초 국립산악박물관 (강원 속초)’, ‘문화의 다양성을 배우고 체험하는 강원 원주의 박물관‧미술관 (강원 원주)’, ‘빛나는 우리말과 글을 만나다, 국립한글박물관 (서울 용산)’, ‘호기심과 상상력의 보물 창고,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서 어린이바다과학관까지 (전남 목포)’, ‘타임머신 탄 듯 시간 여행 재미가 ‘쏠쏠’, 공주 미술관․박물관 나들이 (충남 공주)’, ‘대가야 500년의 숨결, 고령 대가야박물관과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경북 고령)’, ‘한국의 무예 태권도를 즐기다, 태권도박물관 (전북 무주)’ 등 8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대가야박물관 전경과 고령 지산동 고분군 ⓒ 박상준 대가야박물관 전경과 고령 지산동 고분군 ⓒ 박상준

대가야 500년의 숨결, 고령 대가야박물관과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위치 : 경북 고령군 고령읍 대가야로

내용 : 경북 고령군 고령읍 대가야로 일대에는 그 이름처럼 대가야의 흔적이 많다. 지산삼거리의 대가야로를 사이에 두고 북쪽 대가야박물관과 남쪽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이웃한다. 이들을 아우르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도 분포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아진아시왕부터 도설지왕까지 대략 16대 520년’이라 기록된 대가야의 역사다. 그러니 대가야의 수도 고령은 삼국의 도읍이던 경주, 부여, 공주 못지않은 고도다. 세 곳 모두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로, 대가야의 생생한 문화를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만나보기 좋다.

동선은 대가야박물관, 고령 지산동 고분군,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순이나 그 역순으로 잡아도 좋다. 1박 이상 계획한다면 통나무펜션과 캠핑장이 있는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를 베이스캠프로 삼는다. 2009년 개장한 이곳은 대가야의 역사를 테마파크 형식으로 조성했다. 전시관, 체험관, 대가야입체(4D)영상관 등이 자리한다. 여름에는 물놀이장도 인기다. 그 가운데 고대 가옥이나 유물 등을 본뜬 고대가옥촌은 문이 따로 없어 이동 중에 편하게 돌아본다. 내부는 애니메이션과 시청각 자료 중심으로 주거와 의복, 철기 문화 등을 설명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험 학습에도 유용하다. 토기 또는 철기방이나 대가야가마터체험관 등에서는 도자기 만들기, 아로마 체험 등을 예약제로 운영한다.

대가야박물관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정문 주차장에서 도로 건너편이다. 하지만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통나무펜션 단지에서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거쳐 가기를 추천한다. 진입로가 펜션이나 캠핑장에서 지척이라 편리하다. 고분군의 전망도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에서 대가야박물관 방면이 한층 장대하다. 무엇보다 그 자체로 길 위의 박물관이다. 5~6세기에 만들어진 고분군이 주산의 능선을 따라 자리 잡아 평범한 산길을 특별하게 만든다. 크고 작은 봉우리를 이뤄 마치 산과 한 몸인 듯하다. 경주나 공주, 부여 등 다른 지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형세다.

초반부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고분 사이를 걷는다. 가야 사람에게는 생을 마감하고 내세를 기약하는 제례의 걸음이었겠으나, 오늘날에는 공기 맑고 느긋한 산책로다. 푸른 소나무가 겨울에도 숲길의 즐거움을 더한다. 고분군의 매혹은 10분 남짓 지나며 시작된다. 멀리 대가야박물관의 대가야왕릉전시관과 주산의 전경이 드러날 때다. 봉분의 선이 옛사람의 춤사위처럼 유려하다. 대가야왕릉전시관이 가까워지면 고령의 시가지 전경도 장관이다. 그리고 갈림길이 나온다. 여력이 있다면 주산 방면의 고분군을 마저 돌아보고 대가야왕릉전시관으로 내려오기를 권한다. 후반부는 고령 시가지가 봉분 사이로 들고 나며 한층 신비로운 풍광을 연출한다.

대가야박물관 상설전시관 입구 ⓒ 박상준 대가야박물관 상설전시관 입구 ⓒ 박상준

고령 지산동 고분군 아래는 대가야박물관이다. 대가야역사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 어린이체험학습관으로 나뉜다. 대가야역사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야외전시장으로 꾸몄다. 상설전시실은 구석기에서 근대에 이르는 고령의 역사를 대가야 중심으로 전시한다. 대가야의 여명에서 성립, 성장과 발전, 대가야 이후의 고령 순으로 관람한다. 기획전시실은 1년에 한두 차례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현재는 국립제주박물관과 공동 기획전으로 일부 전시물이 제주 나들이 중이다. 2월 10일부터 새로운 테마로 재개관할 예정이다.

대가야역사관 서쪽은 어린이체험학습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이다. 어린이체험학습관은 별도의 체험 공간으로 작지만 알차다. 대가야의 토기나 투구, 왕관 맞추기, 다듬이나 절구 등 민속 체험은 무료다. 탁본, 암각화 그리기, 대가야 이야기책 만들기 등은 유료지만 1,000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손끝으로 대가야의 고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어린이체험학습관 옆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 44호의 내부를 재현한 대가야왕릉전시관이다. 지름 37m, 높이 15.47m로 주인과 순장자의 매장 모습, 껴묻거리(부장품) 등이 생생하다. 내세에 대한 바람과 무고한 주검의 간극이 어렸다. 대가야 순장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풀린다.

고령에는 가야의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박물관도 있다. 정정골에 자리한 우륵박물관이다. 우륵과 가야금을 테마로 가야의 흔적을 더듬는다. 가야금 형태로 만든 외관부터 관심을 끈다. 정악가야금, 산조가야금에서 28현과 25현 개량 가야금 등 다양한 가야금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박물관 뒤편에는 5년을 말려 가야금을 만드는 오동나무 널빤지가 줄지어 섰다.

고령 여행은 끝자리 4․9일에 서는 고령 오일장에 맞춰도 좋을 듯하다. 고령은 예부터 상인들의 활동이 활발했다. 고령상무사기념관이 그 예다. 상무사는 보부상을 거느려 다스리던 기관으로, 고령상무사기념관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다. 물금장을 비롯한 유물을 전시하는데, 봄날에 재단장해 문을 열 예정이다.

고령 오일장은 그 후손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조선 시대부터 장기리에 큰 시장이 섰고, 구한말 대홍수가 난 뒤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커다란 솥 가득 팔팔 끓는 국밥이나 ‘뻥’ 소리와 함께 곡물을 튀겨내는 뻥튀기 장수가 명물이지만, 3대를 이어오는 고령대장간도 빼놓을 수 없다. 쇠붙이를 가져오면 원하는 대로 칼이나 낫, 호미 등을 만들어준다. 풀무질, 담금질 등 여전한 대장간의 풍경이 특별하다. 아이들을 위해 간단한 대장간 체험도 진행한다. 가야 철기 문화와 상징적으로 조우한다.

시장 주변에는 대가야진찬을 내는 집이 여럿이다. 대가야진찬은 고령군이 외식 전문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식단을 짜고 식당을 선정했다. 고령돼지, 개진감자, 다산연근, 쌍림부추 등 고령에서 생산한 특산물로 차려낸 한정식이다.


〈당일 여행 코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박물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박물관
둘째 날 / 고령 오일장→우륵박물관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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