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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12월의 가볼만한 곳③

데일리안 여행 =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4.12.05 17:38 수정 2014.12.05 17:41

“테마가 있는 한옥”

TV 없던 선조들의 심심한 일상을 체험해볼까, 청송한옥민예촌

한국관광공사는 “테마가 있는 한옥” 이라는 테마 하에 2014년 12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지리산과 섬진강에 기댄 명당에서 쉬다, 쌍산재 (전남 구례)’, ‘300년의 시간을 오감으로 느끼는 하룻밤, 서산 계암고택 (충남 서산)’, ‘TV 없던 선조들의 심심한 일상을 체험해볼까, 청송한옥민예촌 (경북 청송)‘, ’따뜻한 온기가 담긴 추억의 옛집, 영월 조견당과 우구정가옥 (강원 영월)’, ‘연천으로 옮겨 앉은 황손의 집, 조선왕가(경기 연천)’ 등 5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조선시대 9대 동안 만석부자였던 송소고택 ⓒ 김숙현 조선시대 9대 동안 만석부자였던 송소고택 ⓒ 김숙현

TV 없던 선조들의 심심한 일상을 체험해볼까, 청송한옥민예촌

위치 : 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내용 : 청송에는 수백 년을 내려온 아름다운 고택이 많다. 고택은 집의 역사와 건축물 자체의 멋스러움이 더해져 빛을 발한다. 하지만 규모나 시설적인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옥의 멋을 놓치지 않으면서 깨끗한 화장실과 욕실 등 현대적인 시설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이 주왕산 입구에 자리한 청송한옥민예촌이다.

대감댁, 영감댁, 훈장댁, 정승댁, 참봉댁, 교수댁, 생원댁, 주막 등 모두 8동에 28개 방이 있다. 대부분 청송에 있는 고택을 모델로 지어, 청송군의 전형적인 가옥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대감댁은 송소고택이 있는 파천면 덕천마을 가옥 중 초전댁을 재현한 것으로, 상류층 양반집 형태를 감상할 수 있다. 솟을대문을 지나 들어가면 마당이 나오고, 사랑채 문을 통과하면 ‘ㅁ’자형 안마당에 이른다. 안채와 사랑채, 대문채까지 방이 여러 개 있다. 안채 방과 방 사이에는 넓은 대청마루가 있어 요즘 같은 계절엔 발이 시리지만, 여름철엔 시원하게 낮잠 자기 좋겠다. 부엌에는 사용할 수는 없지만 부뚜막과 가마솥, 맷돌, 소반, 찬장 등을 옛 모습 그대로 전시해 아이들이 좋아한다.

영감댁은 ‘ㄱ’자형 건물로 안방과 사랑방, 자녀 방이 한 건물에 배치되었다. 마루로 연결돼 쉽게 오갈 수 있고, 대문채에는 창고로 쓰이는 광이 붙어 있다. 영감댁의 특징은 디딜방아가 있다는 것. 쿵덕쿵덕 방아 찧는 흉내를 내볼 수 있어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정승댁은 덕천마을 송소고택의 안채를 재현한 것으로, 가운데 대청을 중심으로 방이 대칭으로 배치되었다. 대청마루에는 문이 달려 방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문을 들어 올려 처마에 걸면 탁 트인 마루가 된다. 뒷문까지 열면 바람이 통해 여름철에 시원하게 머물기 좋다. 마당이 넓어 다양한 놀이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인이 선호하는 전원주택에는 잔디가 깔린 마당이 흔한데, 전통 한옥에서 마당은 흙을 그대로 두었다. 마당에서 집안 대소사를 치르거나 수확한 농산물을 말리기도 하며, 마당에 반사된 빛이 방을 환하게 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ㄷ’자형 건물에 누마루가 인상적인 훈장댁, 농민이나 서민의 가옥 구조를 보여주는 참봉댁과 생원댁, 외양간이 있는 교수댁, 마당에 넓은 평상을 펼쳐놓은 주막 등이 있다. 집마다 생김이 다르고 개성이 있어 한 집 한 집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부분 기와집인데, 생원댁과 주막 등은 이엉을 정성스레 올린 초가라 정감이 간다. 청송을 대표하는 작가 김주영의 '객주'에 나올 법한 주막에 앉으니 뜨거운 국밥에 막걸리 한잔 생각이 절로 난다.

방 안에는 머릿장, 반닫이, 경상 등 고가구를 배치해 예스러운 멋을 풍긴다. 방문과 벽에 한지를 붙여 집과 자연스레 어울린다. 선조들의 생활을 느껴보도록 방에 TV를 비치하지 않았다고. 습관적으로 보던 TV가 없으니 아이들은 마당에 나가 투호 같은 전통 놀이를 하거나, 동네를 산책하거나, 책을 꺼내 든다.

방에 TV가 없다 ⓒ 김숙현 방에 TV가 없다 ⓒ 김숙현

민예촌은 현재 주로 숙박 공간으로 사용되는데, 한옥과 전통문화를 고루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한층 빛을 발할 것이다. 돌을 섞어 쌓은 토담이 보기 좋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토담을 따라 걷는 골목길이 운치 있다. 민예촌 뒤로 산책로가 있고, 고개를 들면 청송의 명산 주왕산이 멀리 보인다.

민예촌 옆에 자리한 도예촌에는 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백자전시관, 전통 가마, 도예 공방이 한데 모여 있다. 임진왜란 후 끌려간 도공이 일본에서 우리 전통 기법으로 빚어낸 심수관가의 도예 작품은 섬세하고도 아름답다.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도 민예촌 바로 앞에 있으니 들러볼 것.

송소고택은 청송을 대표하는 고택으로, 조선 시대 만석꾼 청송 심씨의 7대손이 새로 지어 9대까지 부를 누리고 살던 집이다. 대문채, 사랑채, 안채, 별묘, 방앗간까지 두루 갖춘 경북 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을 보여준다. 소헌공원에 있는 조선 시대 객사 건물인 운봉관과 제각인 찬경루도 소중한 문화재다.

읍내에서 달기약수 방면으로 가는 길에 솔기온천이 나온다. 미끈한 물이 좋아 사람들이 온천욕을 하러 청송에 올 정도다. 달기약수는 조선 시대에 발견한 약수로, 마시면 속이 편안해진다. 달기약수 주변으로 식당이 즐비하다. 모두 약수를 넣고 끓인 닭백숙을 상에 올린다. 약수 덕에 쫄깃해진 닭고기와 국물에 푹 퍼진 녹두죽을 한 그릇 먹으면 겨울에도 땀이 맺히고 속이 든든하다.

봄·여름·가을이 모두 근사한 주산지의 겨울 풍경은 다소 쓸쓸하다. 주변 나무가 모두 잎을 떨어뜨려 스산하지만, 물에 비친 왕버들은 어느 계절보다 선명하다.

진보면에 문을 연 객주문학관은 지난해 10권으로 완간된 김주영 선생의 '객주'를 테마로 한 곳이다. 선생은 소설을 연재하는 동안 실제로 전국의 오일장을 떠돌며 현장에서 원고를 집필해 ‘길 위의 작가’라고 불린다. 원고지 대신 대학 노트를 들고 다니며 글을 썼는데, 깨알 같은 글씨가 가득 적힌 육필 원고가 독특하다.


〈당일 여행 코스〉
한옥 체험과 문화 탐방 / 주산지→청송한옥민예촌→달기약수→송소고택→객주문학관
역사 유적 코스 / 송소고택→소헌공원→주왕산→청송한옥민예촌→심수관도예전시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객주문학관→군립청송야송미술관→달기약수→솔기온천→송소고택→청송한옥민예촌(숙박)
둘째 날 / 주산지→주왕산→도예촌→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청송관광 http://tour.cs.go.kr
- 청송한옥민예촌 www.cctf.or.kr
- 송소고택 www.송소고택.kr
- 솔기온천(주왕산온천관광호텔) www.juwangspahotel.co.kr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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