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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근]‘50분 수업에 10분 휴식’의 의학적 이유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4.11.22 13:33 수정 2014.11.24 09:47

<정택근의 척추건강 이야기>'앉기'는 그 자체로도 고된 노동

정택근 척추외과 전문의 정택근 척추외과 전문의
출근이나 등교를 하기 위해 이동중인 교통수단 안에서도, 직장이나 학교에서도, 심지어 점심 혹은 휴식시간에도 우리는 의자에 앉는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서기, 눕기, 앉기 가운데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 취하는 자세 ‘앉기’는 척추 입장에서는 가장 부담이 크며 그 자체로 ‘노동’이다.

허리 디스크 병의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나쁜 자세로 앉는 습관이다. 의자 사용이 대중화된 산업화 시대에 인구 증가율의 10배 비율로 요통 환자가 증가했다는 한 조사 결과는 의자에 앉는 것이 척추에 그만큼 부담을 준다는 사실에 대한 방증이다. 육체 노동자에 비해 사무직에게서 요통이 더 빈발한다는 점도 좌식 생활과 척추 건강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앉는 자세가 허리에 부담을 주는 이유는 척추의 구조를 알면 쉽게 이해된다. 우리의 척추는 두 개의 S자 형태의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이 S곡선 형태가 몸무게를 지탱해 균형을 잡아주고 외부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가장 좋은 자세는 이 정상적인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자에 앉는 자세에서는 허리 부위의 S자 굴곡이 일직선으로 변해 척추뼈 사이 디스크 압력에 불균형이 와 요통을 초래한다. 임상실험 결과, 서 있을 때 허리에 실리는 무게를 100으로 볼 경우 의자에 앉을 때는 140 가량이 되고 앉아서 목이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그 부담은 185까지 늘어난다. 이 자세에서 물건까지 들면 275의 부담이 디스크에 걸린다.

따라서 의자에 앉을 때는 최대한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을 때는 양 발을 바닥에 11자로 닿게 한 후, 엉덩이의 위치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엉덩이, 허리, 가슴, 어깨, 머리를 차례로 올려놓는 느낌으로 앉는다. 목은 바로 들고, 허리는 바르게 펴 상체를 똑바로 세운다. 이때 엉덩이는 좌판에 밀착하고, 꼬리뼈는 의자 깊숙이 닿게 해 척추가 정상적인 곡선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허리와 등은 등받이에 닿게 해 체중을 분산시킨다.

엉덩이만 의자에 걸친 채 숙인 자세는 허리와 목에 긴장성 근육통을 일으키므로 주의한다. 올바른 허리 굽이를 능동적으로 취하기가 피곤하면 등받이에 허리를 밀착하거나 허리의 오목 들어간 곳에 쿠션을 받친다.

바르게 앉는 자세는 디스크 병 예방에서 가장 중요하다. 사진출처 : 이상호 외 공저 '척추 디스크 환자를 위한 바른 자세와 운동 바르게 앉는 자세는 디스크 병 예방에서 가장 중요하다. 사진출처 : 이상호 외 공저 '척추 디스크 환자를 위한 바른 자세와 운동

책상 앞에서 의자에 앉아 장시간 사무를 보거나 공부를 할 경우, 작업 환경 개선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신체에 맞는 의자의 높이다. 의자의 높낮이를 조절해 머리가 책상 앞으로 지나치게 숙여지지 않도록 하고 양쪽 어깨는 책상 면과 수평을, 손과 팔은 책상 높이와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이상적인 각도는 90∼105도로, 의자 높이를 조절한 후에도 발이 바닥에서 떨어진다면, 발판이나 두꺼운 책 등을 이용해 발을 받치도록 한다.

하지만 아무리 올바른 앉기 자세라도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디스크와 근육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므로 수시로 일어나 걷거나 스트레칭을 해 근육과 인대의 피로를 분산시켜주는 것이 좋다. 이런 이유로 학교수업이나 일반강의가 50분 수업 10분 휴식으로 정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더, 낮은 실내온도도 앉은 자세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 나쁜 자세를 취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추우면 무의식 중에 목과 어깨의 근육을 움츠리고 긴장하게 되어 목 또는 등허리에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 그리고 적정한 실내온도 유지를 통해 올 겨울 척추건강과 학업 및 업무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길 바란다.

글/정택근 척추외과 전문의 jungtg2010@gmail.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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