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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10월의 가볼만한 곳④

데일리안 여행 =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4.10.10 17:25 수정 2014.10.10 17:29

“단풍 여행”

주왕산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계곡 단풍길, 절골계곡

한국관광공사는 “단풍 여행” 이라는 테마 하에 2014년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파로호 따라 시원한 눈맛이 일품, 화천 해산령과 비수구미 (강원 화천)’, ‘청량하고 달콤한 공기를 맘껏 호흡하다, 홍천 수타사계곡과 산소길 (강원 홍천)’, ’75번 국도 따라 단풍의 바다에 풍덩~ 가평 조무락골과 명지산 (경기 가평)‘, ’주왕산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계곡 단풍길, 절골계곡 (경북 청송)‘, ’가을빛 담은 나무들이 주인이 되는 시간, 청남대 (충북 청주)‘, ’대구 앞산과 수목원에서 보내온 가을 초대장 (대구광역시)‘, '옛집 담긴 은행나무 마을서 ‘황금빛 향연’, 보령 은행마을 (충남 보령)‘, ’산사에 깃든 단풍과 산상에 물결치는 은빛 억새, 울산 석남사와 간월재 (울산광역시 울주군)‘ 등 8지역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망월대에서 본 연화봉과 병풍바위 ⓒ 문일식 망월대에서 본 연화봉과 병풍바위 ⓒ 문일식

주왕산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계곡 단풍길, 절골계곡

위치 : 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산지길 일원

내용 : 절골계곡은 대전사에서 용연폭포로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나 물안개가 아름다운 주산지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한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주왕산의 속살 같은 곳이다.

절골계곡은 오래전 계곡 안에 절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신술골을 지나면 절터의 흔적이 나타나는데, 절이 폐사된 지 오래여서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다만 절골이라는 지명만이 남아 그 자취를 증거하고 있다. 절골계곡은 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3.5km 이어지는 계곡 트래킹으로 유명하다. 왕복 7km에 이르는 긴 거리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험난한 길이 없고 완만하게 이어져 남녀노소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왕복 4시간가량이면 충분하다. 등산객은 대문다리에서 다시 돌아 내려오지 않고 가메봉까지 오른 다음 내원동을 지나 대전사로 내려오는 16km에 이르는 등산을 즐긴다.

절골탐방지원센터 너머로 기암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하다. 박석이 깔린 숲길 탐방로는 금세 흙길로 바뀌고, 거대한 기암절벽 사이로 난 탐방로로 들어선다. 거대한 협곡을 이루는 계곡을 한 굽이 한 굽이 돌 때마다 색다른 비경이 펼쳐진다. 주왕산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해서 석병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곳이야말로 계곡을 따라 병풍을 펼쳐놓은 듯 수려하다. 암벽 사이로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계절의 색감을 더해 더욱 화려해진다. 활엽수인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주를 이뤄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말이면 절골계곡은 온통 노랗고 붉은 단풍 천지가 된다.

절골계곡의 특징은 인위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탐방로다. 폭포나 절벽 등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곳에 나무 데크를 놓은 일부 탐방로를 제외하면 계곡의 암반을 따라 걷거나 물길을 건너기 위해 놓은 징검다리가 전부다. 거리표지판을 제외하고, 등산로 곳곳에 발견되는 산악회의 리본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절골계곡의 특징이다. 그런 까닭에 사람이 지나간 흔적을 찾으며 걷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절골계곡의 단풍 아래로 여행객들이 지나고 있다 ⓒ 문일식 절골계곡의 단풍 아래로 여행객들이 지나고 있다 ⓒ 문일식

절골계곡은 피라미 등 물고기와 다슬기가 지천이다. 사람이 난세의 병화를 피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십승지지가 있듯이 이곳이야말로 물고기와 다슬기의 십승지지가 아닐까 싶다.

절골계곡 최고의 단풍 절경은 탐방지원센터에서 나무 데크가 계곡을 가로지르는 1km 구간이다. 기암절벽이 계곡 좌우로 길게 이어지고, 울창한 숲이 풍경을 더한다. 특히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 데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풍경은 한없이 머물러 앉아 쉬고 싶은 선경 중에 선경이다.

나무 데크를 내려서면 제법 넓어진 계곡의 물길을 따라 잡목이 우거진 숲길이 이어지고, 금세 계곡으로 다시 길이 이어진다. 한 시간 남짓 걸으면 절골로 합수되는 또 하나의 물줄기인 신술골이 나타난다. 신술골을 지나면 절골의 지명을 얻게 된 너른 터가 나온다. 30년 전만 해도 화전민이 살았다고 하는데, 오래된 절터는 물론 사람이 살던 흔적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신술골을 지나면 암반을 따라 계곡이 이어진다. 징검다리로 건널 수 있는 얕은 물길보다 암반이 파이면서 생긴 넓은 소가 계곡을 잇는다. 계곡이나 기암절벽보다 숲의 기운이 더 짙어진다. 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지나다 보니 단풍도 제법 곱다. 신술골에서 대문다리까지는 일본잎갈나무, 신갈나무,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단풍길인데, 단풍이 곱기로는 절골계곡 초입만큼이나 아름답다. 탐방지원센터부터 대문다리까지 3.5km의 긴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계곡과 기암절벽, 단풍과 계곡에 비친 풍경에 매료되어 피곤한 줄 모른다.

절골탐방지원센터에서 주산지 입구까지는 1.5km 정도. 주산지의 가을도 놓칠 순 없다. 만추의 주산지에는 이른 새벽부터 사람이 몰릴 정도로 단풍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주산지 주변 산세의 고운 단풍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장관을 만나려는 것이다.

한편, 대전사에서 용연폭포까지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는 청송 최고의 단풍 여행지로 손꼽힌다.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의 주방천과 대전사 앞에서 바라보는 기암과 어우러진 단풍, 자하교 입구에서 시루봉까지 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숲길,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로 이어지는 폭포의 향연까지 걷고 또 걸어도 주왕산의 기품은 한없이 깊어진다. 그중에서도 자하교에서 주왕굴을 거쳐 학소대로 이어지는 자연탐방로를 추천한다. 탐방로 중간에 위치한 망월대는 주왕산의 기암절벽을 가장 가깝게 만나는 전망대다. 주왕계곡 사이로 우람하게 서 있는 연화봉, 병풍바위, 급수대의 장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왕산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올해 문을 연 주왕산관광지가 있다. 청송을 대표하는 백자와 꽃돌을 만나볼 수 있는 청송백자전시관과 수석·꽃돌박물관, 청송 심수관도예전시관이 있다. 심수관도예전시관은 임진왜란 때 남원성에서 일본으로 잡혀가 사쓰마 도기로 명성을 얻은 심수관 가의 역사와 도자기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청송백자전시관은 조선 후기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생활 자기였던 청송백자의 역사와 변천 과정, 새롭게 태어난 청송백자의 기품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청송백자는 다른 자기와 달리 도석이라는 돌을 빻아 만드는 순백색의 자기로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청송백자전시관 외에도 백자를 구워내던 사기굴와 백자를 구워내기 전까지 모든 작업이 이뤄지던 사기움이 복원되어 있고, 청송백자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방들이 있다. 전시관에서는 다도 체험을, 공방에서는 백자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절골의 가을 ⓒ 청송군청 절골의 가을 ⓒ 청송군청

주왕산관광지 내에는 청송한옥민예촌도 있다. 대감댁, 영감댁, 정승댁 등 가족 및 단체 숙박이 가능한 한옥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청송한옥민예촌은 송소고택 등 청송에 남아 있는 고택을 모델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주왕산관광지는 숙박뿐 아니라 주왕산국립공원도 가까워 청송 여행이 한결 수월하다.


〈당일 여행 코스〉
절골계곡 트래킹→주산지→주왕산관광지(수석·꽃돌박물관,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백자전시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주산지→절골계곡 트래킹
둘째 날 / 주왕산관광지(수석·꽃돌박물관, 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백자전시관)→청송백자 체험→주왕산국립공원(대전사-용연폭포)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청송 문화관광 http://tour.cs.go.kr
- 주왕산국립공원 http://juwang.knps.or.kr
- 주왕산관광지(주왕산문화관광재단) www.cctf.or.kr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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