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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창녕]9월의 가볼만한 곳④

데일리안 여행 = 정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4.09.07 17:13 수정 2014.09.07 17:17

“2박 3일 가족 여행”

낙동강 줄기와 이어진 생태 천국, 주남저수지&우포늪

한국관광공사는 “2박 3일 가족 여행” 이라는 테마 하에 2014년 9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남도 예술을 찾아가는 주말 진도 여행 (전남 진도)’, ‘온 가족이 떠나는 영화 같은 여행, 부산’ (부산광역시)‘, ’보고 듣고 배우고 체험하는 미술관 여행 (경기도 과천/용인/광주)‘, ’낙동강 줄기와 이어진 생태 천국, 주남저수지&우포늪 (경남 창원/창녕)‘, ’1930년대로 떠나는 군산 시간 여행, 자연을 누리는 익산 체험 여행 (전북 군산/익산)’, ‘모험 레포츠의 천국, 인제에서 즐기는 짜릿한 여행 (강원 인제)’, ‘고향의 넉넉한 품과 싱그러운 계곡을 찾아, 경북 영양·봉화 (경북 영양/봉화)’, ‘시원한 가을바람에 실려오는 역사와 문화의 향기, 충주 탄금대와 음성 수레의산자연휴양림 (충북 충주/음성) 등 8지역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교동 고분군 ⓒ 서영진 교동 고분군 ⓒ 서영진

낙동강 줄기와 이어진 생태 천국, 주남저수지&우포늪

위치 : 경남 창원시 동읍·창녕군 유어면 일대

창원 주남저수지와 창녕 우포늪은 낙동강 물줄기와 이어진 생태 천국이다. 닮은 듯 다른 두 ‘생태 박물관’은 새들의 단아한 날갯짓과 물에 기대 사는 수생생물의 고요한 하모니가 탐스러운 곳이다.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은 차량으로 한 시간 남짓 소요되는 거리에 나란히 있다. 두 곳을 오가며 물과 생태계가 빚어내는 향연을 비교하면 재미는 배가 된다. 저수지와 늪이 만들어내는 풍광은 새벽과 저녁이 다르고, 사계절이 변화무쌍하다.

주남저수지는 우포늪처럼 낙동강의 배후습지였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주남저수지는 용산늪, 산남늪, 가월늪으로 불리며 인근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게 주요 역할이었다. 1980년대 들어 가창오리 수만 마리가 찾기 시작하면서 저수지의 생태적 중요성이 재조명됐다. 주남저수지는 우포늪과 낙동강 하구 철새 도래지의 가교로서 의미도 크다. 9월이면 기러기류 선발대가 저수지를 찾는다. 가을이 깊어지면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큰고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종을 비롯해 철새 수만 마리가 날아든다.

통칭해 주남저수지로 불리지만 주남, 동판, 산남으로 나뉜다. 가장 편리하게 저수지를 감상하는 방법은 람사르문화관부터 생태 탐방로가 잘 닦인 주남저수지를 따라 걷는 것이다. 제방 길에는 철새 탐조대가 마련되었으며 연꽃단지가 조성되었다. 가을에 주남수문을 거쳐 저수지를 끼고 걸으면 코스모스 길이 반긴다. 주천강 줄기를 따라 방향을 잡으면 주남돌다리로 연결되는데, 800년 전 이곳에 돌을 옮겨놓았다는 전설이 있다.

은밀한 저수지가 만들어낸 아름다움과 대면하려면 동판저수지가 한결 고요하다. 실제로 산남저수지와 주남저수지는 확 트인 주변 환경으로 철새들의 이동이 용이하며, 동판저수지는 새들에게 좋은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판저수지에서는 녹색 융단처럼 깔리는 마름, 생이가래 등 수생식물을 만날 수 있다. 산남저수지는 유일하게 낚시가 허용되는 곳이다.

생태 저수지가 전해주는 감동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이른 아침에 찾는 것도 방법이다. 곳곳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안개 사이로 물새가 날갯짓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세 저수지를 두루 둘러보려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게 좋다. 초입에 자리한 생태학습관에서 신분증만 제시하면 자전거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생태학습관과 나란히 들어선 람사르문화관에서는 국내 생태 습지의 분포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소목마을에서 본 우포늪 ⓒ 서영진 소목마을에서 본 우포늪 ⓒ 서영진

우포늪은 국내 최대 규모 자연 습지다. 늪 전체가 천연기념물 524호로 지정되었고,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돼 보호받고 있다. 동식물 1500여 종이 공생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 내륙 습지로, 약 1억4000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화왕산에서 발원한 토평천이 흘러 낙동강으로 합류하는데, 토평천 유역에 우포늪이 자리한 모양새다.

현지 주민들은 우포늪을 우포늪, 사지포, 목포늪, 쪽지벌 등으로 나눠 부른다. 늪은 곳곳에 비경을 담고 있다. 북쪽 목포의 장재마을은 왕버들 군락으로 원시적인 멋을 전해준다. 실제로 우포늪의 8경 중 1경이 왕버들 군락이다. 우포 북단의 소목마을에는 장대 거룻배의 풍경이 남아 있다. 장대 거룻배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연결 고리다. 우포늪에서는 이곳 주민인 몇몇 어부에게만 고기잡이가 허용되는데, 새벽녘 배가 한가롭게 오가는 정경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포늪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풍광은 새벽과 별밤이다. 늪은 해가 지면 별천지로 변신한다. 우포늪 주변에는 다른 빛이 없기 때문에 이 일대의 별은 유난히 또렷하게 빛난다. 최근 인기를 끄는 우포늪 생명길은 ‘느리게 걷기’가 어울리는 곳이다. 흙을 다진 비포장 길이 8.4km가량 이어진다.

우포늪은 사계절 단아한 자태를 뽐낸다. 여름 내내 우포늪은 짙푸르게 변장한다. 초록 잎이 수면을 덮으며 풍요로운 녹음 잔치를 펼친다. 마름, 자라풀, 개구리밥 등이 녹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 가지런하게 늪을 수놓는다. 이곳에 해오라기, 백로, 쇠물닭 등 여름 철새가 날아와 늪의 정적을 깬다. 가을로 넘어서면 갈대와 물억새가 완연한 주인공이 된다. 큰기러기, 쇠오리 등 철새의 군무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우포늪 남쪽 초입에는 우포늪생태관이 마련돼 늪의 역사와 식생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우포늪은 ‘2014년 한국 관광의 별’ 생태 관광 부문 별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남저수지 전경 ⓒ 서영진 주남저수지 전경 ⓒ 서영진

습지 생태 지역은 인근 관광지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주남저수지를 방문한 뒤에는 창동예술촌에 들르면 좋다. 창동예술촌은 옛 마산의 상업·예술 중심지였던 창동을 새롭게 구성한 곳이다.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공방과 갤러리, 공연 공간이 들어섰다. 창동예술촌에서 내려오면 오동동 통술거리가 향수를 자극한다. 통술거리는 벽화가 그려진 따뜻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창원에서 근대 문화를 엿봤다면, 창녕에서는 옛 유적과 조우한다. 우포늪 인근의 창녕석리성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제 355호)는 오래된 양반 한옥이 고스란히 남은 곳이다. 창녕시장을 중심으로 창녕 읍내에는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유적이 흩어져 있다. 조선 시대 얼음을 보관하던 창녕 석빙고(보물 제 310호)를 지나면, 가야 시대 고분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 514호)이 이어진다. 통일신라 때 석탑인 창녕 술정리 동 삼층석탑(국보 제 34호) 역시 창녕시장 뒷길에 소담스럽게 서 있다.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주남저수지→람사르문화관→창동예술촌
둘째 날 / 우포늪→소목마을→창녕시장→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2박 3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주남저수지→람사르문화관→동판저수지→오동동 통술거리
둘째 날 / 창동예술촌→우포늪→우포늪생태관→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셋째 날 / 우포늪 소목마을→창녕석리성씨고가→창녕 술정리 동 삼층석탑→창녕시장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창원시 문화관광 http://culture.changwon.go.kr
- 창녕군청 문화관광 http://tour.cng.go.kr
- 주남저수지 http://junam.changwon.go.kr
- 우포늪 사이버생태공원 www.upo.or.kr

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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