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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가득한 경상북도 수목원 '기묘한 풍경'

여행데스크
입력 2014.08.31 09:16 수정 2014.08.31 09:19

[Wanna Be There]숨 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곳

ⓒ Get About 트래블웹진 ⓒ Get About 트래블웹진

경북 포항에서 청송으로 넘어가는 꼬부랑 고갯길에 속이 울렁거리고 귀가 윙윙거릴 쯤 다다르는 경상북도 수목원. 포항과 청송을 왕래하며 '꼭 한번 가봐야지' 마음먹던 찰나 긴긴 휴가를 청송에서 보낸 덕에 잠깐 들르게 됐다.

그런데 긴 장승을 지나쳐 입구에 있던 안내 표지판을 보자 '잠시 다녀오겠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났다. 1996년 55헥타르에 불과하던 것이 오늘날에는 3,222헥타르에 달하며 이는 수목원 중 국내 최대 규모에 속하며 이는 면적 단위 동양최대이며, 세계 2번째 면적이라고 한다. 한 번에 다 둘러본다는 것은 무리겠다는 생각에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음미해 보기로 했다.

경상북도 수목원에 입구에 있던 골든조이와 오렌지픽시 백합. ⓒ Get About 트래블웹진 경상북도 수목원에 입구에 있던 골든조이와 오렌지픽시 백합. ⓒ Get About 트래블웹진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내연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고산수목원으로 내연산 자락 고랭지 채소밭을 시작으로 현재는 침엽수원, 활엽수원, 야생초원 등 총 22개의 전문 수목원으로 나누어져 학술연구 및 관찰, 생태체험장과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의 평균 해발은 630m로 고산지대에 위치한 수목원답게 잘 가꿔진 고산식물 70여 종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식물원은 고산식물원, 울릉도자생식물원, 식용식물원, 수생식물원, 방향식물원으로 나뉘고 소원별로는 테마정원, 창포원, 침엽수원, 활엽수원으로 나뉜다. 이 중 울릉도자생식물원은 울릉도에 자생하는 식물을 식재하며 그 예로 우산고로쇠, 섬개회나무, 섬쥐똥나무 등이 있다. 수생식물원은 동서로 형성된 2개의 능선 사이로 Y자 계곡을 이용해 수생식물원을 조성하였는데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올곧은 소나무와 안개는 찰떡궁합. ⓒ Get About 트래블웹진 올곧은 소나무와 안개는 찰떡궁합. ⓒ Get About 트래블웹진

경상북도 수목원의 입구에는 노란색 백합 '골든조이'와 오렌지색의 '오렌지픽시'가 활짝 피어있다. 안개가 자욱한 수목원 내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던 백합이었다.

백합 꽃밭을 지나자 이내 시야가 30m도 채 안될 정도로 안개가 자욱한 풍경이 펼쳐진다. 남편 말에 의하면 이곳에서의 안개 출몰은 낯설지가 않다는데 내겐 그저 신기하고 몽환적여서 영화의 한 장면으로 들어온 듯했다. 올곧은 소나무 사이로 피어난 안개 속으로 달려가던 영화 속 주인공이 걸음을 멈춰 나를 향해 뒤돌아 볼 것 같은 풍광이었다.

안개의 압도적인 풍경에 나는 참으로 운 좋은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제아무리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라도 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 기묘한 풍경은 내가 이 시간에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 Get About 트래블웹진 ⓒ Get About 트래블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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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중심에 위치한 창포원. 6~7월에 개화하는 창포는 노란 꽃잎을 터트려 산책로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안개에 희미하게 보여 해가 지기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을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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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산책로가 끝나면 오래된 나무 길이 나온다. 대충 박아 놓은 듯한 나무길에는 경상북도 수목원을 다녀간 수많은 발자국이 희미하게 비췄다. 바람이 불어와 서걱서걱 소리를 내면, CF의 한 장면처럼 손을 뻗어 바람을 만끽하고 싶은 풍광이다.

길과 마음이 통하던 경상북도 수목원 창포원. ⓒ Get About 트래블웹진 길과 마음이 통하던 경상북도 수목원 창포원. ⓒ Get About 트래블웹진

물위를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천천히 나무길을 걸어갔다. 안개도 노오란 창포도 이 길이 끝날 때까지만 그 모습 그대로이길 바라며 이 시간 이 공간을 음미해 갔다.

창포원이 끝나면 삼미담 연못이 나타난다. 삼미담 연못은 안개에 쌓여 그야말로 백도화지같은 모습이었다. 연못 중간에는 '삼미담 독도 모형'이 있으나 아쉽게도 독도 모형은 볼 수 없었다. 삼미담 연못 맞은편에 위치한 잔디광장을 거쳐 철쭉원을 지나 전시온실로 갔다. 그런데 시간이 시간인지라 전시온실은 이미 문을 닫아 볼 수 없었다.

아이를 안고 있던 터라 수목원 관람을 서둘러 마무리 지어야 했으나 수목원에는 이 외에도 많은 볼거리를 자랑한다. 어린이체험정원, 산림욕장, 유실수원, 망개나무원, 목련원, 들국화원, 가로수원, 진달래원, 고산식물원, 침엽수원 등 이 있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수목원에서 반대편 산자락인 보경사까지 이어지는 내연산 트래킹도 좋겠다. 시야가 좋은 날이면 포항 호미곶에서 경주 토함산까지 볼 수 있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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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메세타콰이어 가로수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밀이 숨어 있는 듯한 가로수길 끝에는 자욱한 안개가 스며들어 발걸음 걸음마다 새소리가 울렸다.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복잡한 여행지보다 조용히 감상하고 느낄 수 있는 곳이 좋다. 아무튼 숨 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INFORMATION

경상북도 수목원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1-1
홈페이지 : http://www.gbarboretum.org
전화번호 : 054-262-6110
이용시간 : 10:00~17:00
이용요금 : 무료

글·사진-왓쯔업 써니

데일리안과 하나투어GetAbout(getabout.hanatour.com)의 제휴 글임을 밝힙니다.

하나투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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