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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주택사업 접고 해외에 ‘올인’?

박민 기자
입력 2014.06.16 15:15 수정 2014.06.16 15:38

대형건설사 국내주택 공사 수주 '소극적'...찬밥 신세

소비자 선택 폭 줄어드는 위기인가? 또다른 기회인가?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가속화되는 반면 국내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공사 현장.ⓒ연합뉴스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가속화되는 반면 국내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공사 현장.ⓒ연합뉴스

장기화된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주택시장이 대형건설사로부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생존 돌파구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 비중은 더욱 늘리는 반면 국내 주택건설 공사 수주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대한건설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건설 수주 가운데 민간 건축 분야 수주액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1년 57조1487억원에서 2012년 50조6469억원, 2013년 45조2962억원으로 3년 새 20% 정도 급감했다.

이는 내수부진에다 상업용 건물의 공실률 상승 등으로 건축투자가 크게 감소한데다 부동산 시장이 크게 악화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덩치가 큰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3~4년전부터 국내 시장을 떠나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거두는 등 해외시장 확대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신규 공사수주 15조4110억원 가운데 해외에서만 74%인 11조4790억원을 올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외에서만 14조3490억원(전체 수주액의 73%) 수주하며 올해는 매출 비중의 85%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대림산업도 해외수주 비중이 2012년 42%에서 지난해 63%로 뛰어 오르며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한화건설은 내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65%로 정하는 등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해 활로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이같은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가속화되고 있어 국내 주택 시장에서 이들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며 "과거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과 달리 현재는 그나마 수요 입지가 좋은 곳의 경우 미분양 위험 등을 충분히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시공을 맡아 진행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형건설사들의 주택시장 회피현상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래미안,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더샵 등 이른바 브랜드 아파트들이 사업성이 좋고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만 몰리기 때문이다.

김태석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실장은 "기본적으로 공급량이 줄어드는데 다시 수요자가 증가하게 되면 (브랜드아파트)공급이 다시 늘어날 여지가 있지만 주택시장이 어떻게 전개되느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현재처럼 (부동산)활황도 아니기 때문에 공급을 많이 할 노력도 의지도 없으면 희소성가치로 가격이 올라 소비자 선택의 폭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러한 분위기가 오히려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질적 발전을 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바로 중견건설업체의 약진이다.

실제 올해 4월 국내 민간 주거분야 수주액만 놓고 봐도 전체 3조 3360억원 가운데 송도 RC-4블럭·시흥배곡 신도시의 호반베르디움, 양산물금의 대방노블랜드 등 중견 건설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업체들이 틈새 시장을 노려 수요자 니즈에 맞는 주택을 개발하고 메이져 건설사와의 질적 차이를 개선해 해당 건설사 아파트의 브랜드화 노력을 한다"면 "오히려 주택시장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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