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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안철수 뜬구름 거둬야 '내일'도 있다"

대담 이종근 편집국 국차장/정리 조성완 기자
입력 2013.06.20 09:19 수정 2013.06.20 18:25

<인터뷰>새누리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장 취임

"의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문화의 선진화에 역점"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새정치, 현실 기반에 뿌리 내린 쇄신책이 아닌 뜬구름 잡기다."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16대 국회에 입성해 내리 4선을 지내는 동안 핵심 역할을 도맡아왔다.

과거 한나라당 수석 정조위원장, 인권위원장, 정책위의장, 대선정책상황실장, 국회 예결위원장, 국회 사법개혁특위위원장 등을 맡았으며, 특히 18대 국회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을 맡아 다양한 정책을 입법화시켰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이라는 중요한 고비에서도 중책을 맡았다. 19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 총선 공약 마련을 진두지휘했으며,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캠프 대선기획단장과 특보단장을 맡아 선거 승리의 공신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선임돼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전략을 마련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12일 ‘데일리안’과 만난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은 향후 연구소 운영 방향과 다가올 선거의 승리전략 등은 물론 당내 의원들을 향한 쓴소리도 가감 없이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발표된 여의도연구소 개혁방안의 핵심은 ‘독립성 확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자금법과 정당법의 개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야당과의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는 민주시민정치교육 기능의 도입, 국조보조금의 연구소로 직접 보조, 후원회와 수입사업 허용 등에 관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민주당도 정책연구소 혁신에 공감하고 있고, 유사한 혁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는 만큼 상호 협력을 통해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법 개정 외에 당규 개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내에서도 연구소 혁신을 위한 당규 개정안의 전국위원회 통과와 정관 개정안의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 당규 개정의 주요 내용은 이사회 중심의 자율적 운영, 소장 자격 제한 및 임기 보장, 인사 독립 등이다. 앞으로 당내 논의와 대야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해 냄으로써 여의도연구소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당 싱크탱크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여의도연구소가 당과 분리돼 독립성을 갖는 것에 대해 당직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현행 법에 당직자 인원이 제한돼 있는데 초과된 인원을 연구소로 직원으로 돌리는, 이른바 순환보직으로 해결하고 있다. 연구소가 독립할 경우 이들의 인사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문제는 전혀 있을 수 없으며 기우에 불과하다. 당 사무처 직원이나 연구소 직원들은 한 가족과 같으며, 상호 긴밀히 협조하고 협력하면서 상생발전하고 있다. 세상에 풀지 못할 문제가 있을 수 있겠는가. 연구소의 독립성 확보가 인사 문제로 비화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야당은 벌써부터 선거관련 기구를 설치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여의도연구소도 움직여야 할 텐데 선거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선거 대책은 당이 중심이 돼서 세우고 실행해 나갈 것이다. 연구소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개발하고, 그것을 공약으로 만들어 국민께 내놓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과 공약을 개발하고 제시해야 하며, 여기에는 연구소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여론조사 기능이 활용될 것이다. 또한 민선 5기를 맞는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종합적으로 점검·평가하고 개선방안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아울러 현 정부에서 약속한 지방 공약들의 이행 실태 등도 점검해 봐야 한다.”

-실제로 내년 지방선거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상당히 힘든 선거를 치러야 할 것 같다. 집권 기간 중에 치르는 선거들은 항상 정권심판론과 맞물리면서 쉽지 않은 선거를 치러야 한다. 수성을 해야 하는 위치다. 결코 만만치 않다. 대비를 잘해야 한다. 일단 각오는 그렇게 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중 가장 중요한 곳이 서울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박원순’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는데 새누리당은 하마평만 무성할 뿐 이렇다 할 인물이 없다.

“영·호남 빼고는 서울과 수도권, 충청, 강원 등이 큰 관심지역이 될 것이다. 사실 우리 당도 인재가 많이 있다. 지난번에 당 사무총장이 인재가 좀 부족한 듯이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좀 다르게 본다. 다만 아무래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 시장이고, 항상 현역 프리미엄이 있다고 봐야 되기 때문에 그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도 상당한 인재를 갖고 있다고 보기에 지금부터 서울 발전에 대한 비전 개발 등, 이런 곳부터 역점을 둬서 준비해나가면 우리도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된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기초선거 무공천’이다. 새누리당은 일단 10월 재보선까지는 무공천으로 간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입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 폐지는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리 당은 이미 지난 4·24 재보선에서 약속을 실천했다. 현재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 정당과 언론은 물론이고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으나 지방정치의 중앙정치 예속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앞으로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주민의 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찾아 나갈 것이다.”

-새누리당이 항상 지적 받는 게 SNS 전략부재다. 지난 총선·대선을 거치면서도 아직 미흡하다. 특히 의원들의 SNS에 대한 인식, 어떤 부분에 대해 전략적으로 치고 나가야될 때 타이밍을 놓치는 부분이 아직도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우리 우파 진영이 SNS를 비롯한 인터넷 분야에 약하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을 활용하기 때문인데, 이들 세대에 우리의 지지기반도 약하다. 그런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 거 같다. 악순환이라면 악순환이다.

그래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상당히 많이 활약을 했다. 현재 상당부분 청년 활동가들이 포럼을 형성했고 연구소가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 새누리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토론의 광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조직을 마련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대선 이후 계속해서 정치쇄신이 화두 가운데 하나다. 이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안철수 현상’도 나왔다. ‘안철수 신당’ 이야기도 나오는데 실제 창당이 된다면 정치쇄신이라는 아젠다를 뺏기는 게 아닌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이야기하는 새정치가 다섯가지 불가사의 중에 하나로 꼽힌다. 말만 새정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을 때 현실에 기반을 내린 쇄신책이 아닌 뜬구름 잡기 같은, 어떻게 보면 현실에 안착이 되기 어려운 정책을 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지금은 막연한 기대감일 뿐이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출범시켰다. 안 의원의 새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이 주역할로 알려졌다.

“‘내일’이 발족은 했다고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용을 갖추고 있지 않아 뭐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정당의 정책연구소라기 보다는 정당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정당 준비조직으로 보인다. 특히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책은 총론이 아니라 각론이 필요하다.

허황되거나 막연한 레토릭, 인기영합적인 구호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내일’이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에 꼭 필요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정책을 개발한 정도의 연구 역량을 갖출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19대 국회 초선의원들에 대해 이야기가 많다. 예전에는 의원들이 패기가 있고, 언론과의 소통도 활발한 느낌이 있었다. 이번 국회는 아직도 초선의원들 중에 기자들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런 얘기를 군데군데서 많이 듣는다. 예전에는 초선 의원들이 패기를 갖고 쇄신 분위기를 이끌고,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도 내질렀다. 다만 19대는, 특히 비례대표를 보면 각계 직능의 대표성을 가진, 결국 정무형이라기보다는 결국은 정책형으로 평가될 수 있는 분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보다 정책에 중심을 두는 의원들이 많은 것이다. 정책개발하고 법안들 내는 쪽으로 상당히 활발한 것 같다.”

-발의는 많이 하지만, 그렇게 국민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느낀다.

“정치환경이 바뀌어서 그런 것 같다. 패기가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과거의 정치투쟁형에서 정책실천형을 더 선호하는 시대상황이 됐고, 의원들도 그런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치형에서 정책형으로 인적구성이 변화된 것 같다.”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진주의료원이 정치권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다. 진주의료원을 그렇게 풀었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있다.

“이런저런 의견이 있지만 이왕 저렇게 됐다면 빨리 매듭을 지어야 한다. 진주의료원이 100년 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아쉬움의 차원에서 역사성은 이야기할 수 있지만 공공의료기능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영의 측면에서 보면 도립의료원이라고 해서 민간병원과 전혀 다르지 않다.

기능의 측면에서도 민간병원이든 공공의료원이든 같은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성이 없다. 그런데 도립의료원이 존립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줄 경우 거기에 맞춰서 구조조정 등 경영적인 혁신이 있어야 한다.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구조조정 요청을 십수차례 했음에도 되지 않았다.

1년에 도민들의 혈세 몇십억씩을 투자해서 적자를 메워야 하는가에 대해 도민들이 의문을 가지는 상황이다. 또 경남도에 채무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적자가 많이 나는 진주의료원에 대한 해법으로 나온 것이 폐업이다.

여기에는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폐업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강성노조 문제도 있다. 경영적자를 일으키는데 노조의 도덕적 해이가 상당부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좀 더 강도 높게 돼야한다는 당위성도 있다.”

-끝으로 여의도연구소 소장직 재임 중 이것만은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싶은 부문은 역시 정치문화의 선진화다. 거기서 중요한 부분이 의회다. 물론 청와대나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 의회 문화의 선진화를 이루고 싶은 방안들을 연구하고 해서 현실성 있게 제시하는것은 꼭 해보고 싶다.

또한 국민들 피부에 와 닿는 정책, 국민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연구소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해야 할 일이다. 최근에 연구소가 현 정부의 국정과제 140개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9개 과제를 선정해 그 실현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간담회도 개최하고 있는데 간담회 결과보고서는 9개의 소책자로 인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해 국정운영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연구소의 당면과제는 혁신안 실현이다. 혁신 실현을 통해 훌륭한 인재들을 더 많이 충원하고, 효과적인 운영을 통해 국가정책을 선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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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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