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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기자정신으로 정치하면 사고 안친다"

조성완 기자
입력 2013.05.15 09:34 수정

<인터뷰>"새누리당 대변인 1년 앞으론 의정 활동 열심히 할 것"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주장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고, 국민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이다. 정말로 당당하다면 당장 미국에 가서 조사를 받는 것이 옳다.”

“새누리당은 젊은 층에게 ‘꼰대들의 집단’으로 인식돼 있다. 젊은 층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야 되는데 단절돼 있다. 벽이 생겼는데 허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지난해 19대 총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시작으로 당 대변인, 박근혜 캠프 대변인, 18대 대선 당 중앙선대위 대변인까지 1년 넘는 시간 동안 대변인을 지낸 사람, 바로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다.

대변인은 말 그대로 자신의 입장이 아닌 타인의 생각을 대신해서 전달해주는 사람이다. 특히 그가 대변했던 사람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고, 현재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변하고 있는 단체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다. 당연히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에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대변인은 어떤 사안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드러낼 수는 없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순간 더 이상 대변인은 ‘대변인’으로 존재하지 못한다. 철저하게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은 배제한 채 ‘피(彼)대변인’의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이상일 대변인’이 아닌 ‘이상일 국회의원’의 생각을 여과 없이 털어놓았다. 8일부터 10일까지 3차례에 걸쳐 ‘데일리안’과 만난 그는 지난해 대선부터 올해 초 청와대 인사논란, 그리고 향후 자신의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하 일문일답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총선부터 시작해서 대선까지,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지난해 3월 21일 대변인이 됐다. 그래서 같은 달 19일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뒀다. 이후 당 대변인을 했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의 당내 경선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이후에는 대선 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대선이 끝난 후에는 다시 당 대변인으로 복귀했다. 이리저리 따져보면 대변인만 6번째다.”

-현재 여야 통 틀어서 가장 오랫동안 대변인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년 넘게 해보니 기분이 어떤가.

“대변인이란 직책이 어떻게 보면 당의 또다른 얼굴이다. 그래서 당의 입장을 잘 전달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 지도부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주 예민한 부분은 당 지도부와 조율해야 되지만 당 전반에 대한 당심(黨心)이란 게 있다. 당원의 마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일을) 해야 된다. 정당은 국민과 소통해가며 민심을 수렴하고, 또 당의 입장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 기능의 제1선에 있을게 대변인이다. 대변인의 말의 품격에 따라서 정당 이미지에도 영향을 준다. 매일매일 발생하는 현안에 대해서도 늘 촉수를 곤두세워야 되고, 일일이 반응해야 되기에 항상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어쨌든 ‘대변인’이라는 자리는 참 고달픈 자리다.”

-지난해는 말 그대로 ‘선거의 해’였다. 새누리당은 불리하다고 평가되던 19대 총선에서도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18대 대선도 승리했다.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정체성이 있다. 둘 다 정체성을 지켜가면서 시대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해야한다. 동시에 스스로 변화와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이 실패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자기 변화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강철규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개혁의 첫째 잣대는 ‘정체성 공천’이라고 했다. 그런데 상당히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공천에서 탈락하고 친노(친노무현계)가 당권을 잡았다. 국민들이 보기에 미덥지 않은 것이다. 국민들은 고달픈 삶을 사는데 민주당은 너무 이념지향적이고, 정치투쟁적으로 갔기 때문에 (국민들의) 실망이 컸다고 본다.”

-단순히 ‘민주당의 자책골’때문이라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국민들께) 약속한 것을 다 했냐고 한다면 자신있게 ‘다 했다’고 말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실천하려는 노력을 나름대로 했다. 특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섰는데, ‘박근혜=신뢰의 정치인’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쇄신 드라이브도 강력하게 걸었다. 그런 변화를 하면서 동시에 민생과 미래의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국민 마음을 더 파고들고, 더 예민하게 반응했고, 더 다가서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더 노력했다는 진정성을 (국민들이) 알아준 것이다.”

-마찬가지로 18대 대선도 당초 ‘박근혜 대세론’과는 달리 상당히 치열했다. 중간중간 고비도 몇 번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총선과 비슷한 맥락인데, 국민은 아주 냉철하게 흐름을 판단하고 있었다고 본다. 우리가 51.6%대 48%로 이긴 것은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의 후보가 더 미더웠다는 것이다. 결국 후보 경쟁력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15년동안 정치를 하면서 브랜드가 있었고, 정치적 자산이 있었다. 반면 문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어떤 점이 다른지 생각이 안 난다. 본인 브랜드가 없었다.”

-대선 과정에 대해 참 궁금한 점이 많다. 가장 위기라고 생각한 적은 언제였나.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였다. 이들이 ‘아름다운 단일화’를 했다면 폭발력과 시너지가 더 있었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아주 강렬한 정권교체의 메시지를 줬다면, 그 다음에 단일화를 통해서 구현하고 싶은 세상에 대한 밑그림을 훨씬 선명하게 그려줬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몰랐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문-안 후보는 단일화에 매몰돼 있었다. 단일화를 통해서 구현하고 싶은 세상에 대해 (양측이) 협의체까지 만들었지만 유야무야됐다. 토론회 과정에서도 상대방을 약간 흠집 내는 인상을 주면서 단일화가 깨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했던 것은 안 후보가 잠시 사라졌다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나왔던 순간이다.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서운한 것이 많지만 정권교체라는 당위를 위해서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헌신하겠다’면서 대인의 모습으로 나오면 폭발력이 있기 때문에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회견에서 양비론을 들고 나왔다. 나중에 다시 문 후보 지지를 했지만 그 때는 이미 김이 빠졌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5·16으로 시작된 과거사 문제다. 봉하마을 방문, 이희호 여사 접견 등 대통합행보를 하는 가운데 인혁당 문제가 불거지면서 야당은 공세를 취하고, 지지세가 하락했다. 결국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5·16과 유신은 헌법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했지만 그 과정이 꽤 길었다. 그게 가장 안타까웠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후보가 좀 더 일찍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생각을 말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결국 대선은 승리로 끝났지만 새정부 출범과정에서 ‘인사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여당 대변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이 나가고 난 후 한 기자는 ‘이렇게 강하게 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 논평이 국민의 생각이었다고 본다. 우리 당의 전반적인 생각,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다. 특히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의 ‘성접대 논란’이 나왔을 때는 너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미 경찰이 내사 중인데 검증을 얼마나 허술하게 했기에 차관을 시키는가. 김병관 전 국방부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의혹은 대부분 야당에서 나왔는데 청와대에서는 검증을 어떻게 했기에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는가.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도 그렇고,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임명될 때는 언중유골의 코멘트를 전달했다. 나는 비록 여당 대변인이지만, 국민의 마음을 읽고 그 눈높이에 맞게 (비판할 것은) 해야 된다고 본다.”

-당시 모 언론에서는 기자 출신이란 점을 상기시키며, ‘이상일의 기자본색 살아나는가’라는 내용으로 기사를 쓰기도 했다.

“나는 정치인이 언론인의 감각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본다. 언론은 언론사별로 이념적 편향성은 있지만 팩트를 최우선으로 한다. 정확한 팩트로 국민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과 함께 비판적인 눈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런 언론인의 기본적인 감각을 정치인들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민심과 유리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현안이 생겼을 때 언론인 10여명에게 물어보면 비교적 합리적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제3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관찰하려는 훈련이 돼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도 기자정신으로 정치를 하면 큰 사고를 치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대변인 하면서 크게 사고 친 적은 없다. 하하.”

-당 지도부에서는 청와대 인사논란에 대해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가장 먼저 지적을 하면서 ‘쇄신·소장파’의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당시 많은 분들이 인사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도 알고 있었고, 대변인이 이 시점에서 짚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이 너무 무기력하다’, ‘아무 이야기도 못하고 눈치만 본다’ 등의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청와대와) 같이 신뢰를 잃는 것으로 되기 때문에 국민의 시점에서 지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논평을 내면서 물꼬를 텄다. 같은 상황이 다시 와도 내가 (비판을) 했을 것이다.”

-한때 40% 초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최근에는 대선 득표율을 넘어섰다. 이제 안정을 찾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인수위 시절과 정부조직 개편을 거치면서 분명히 불통 이미지를 줬다. 인수위는 박 대통령이 국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까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주는 곳인데, 그것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부족했다. 낮고 겸손하게 점령군과 다르게 가자는 의지는 좋았지만 국민들에게 그림을 그려줘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침착하게 원칙을 지키면서 대응하는 것을 보여주고 민생과 경제위기 극복에 대해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야당도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새정부가 일을 하게 해주자는 것을 의식했다. 이러면서 어느 정도 정비가 되니까 이제 일하는 모습에 대해 평가하고, 그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니까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앞으로는 실적, 즉 퍼포먼스가 중요하다. 국민이 기대를 하게 됐는데 퍼포먼스가 안 나오면 국민들도 무한대로 지지를 할 수는 없다. 이제 추경편성이 됐으니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고 뭔가 달라져야 한다. 이 정부가 능력이 있는 정부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스캔들’이 터졌다.

“하아! 사실관계는 미국 경찰이 수사 중이니까 지켜봐야겠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로서 그런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만으로도 국격을 떨어트리고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과를 먹칠하는 있을 수 없는 행위다. 미국과는 별개로 우리도 청와대를 비롯한 사법당국에서 철저히 조사를 하고, 만약에 성추행이 사실이라면 아주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다.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 출범 이후 정상회담 현장에서, 참, 허허. 개탄스럽다. 지금 뭐라고 참,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허리를 툭 쳤을 뿐’이라며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다. 국민을 더욱 분노케 하는 회견이다. 정말로 당당하다면 당장 미국에 가서 조사를 받는 것이 옳다.”

-앞으로 정치권을 바라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다. 지난 대선부터 봐왔는데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대선 과정에서 안 의원을 보면서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정치를 바꿔보겠다는 순수한 마음은 인정하고, 우리 정치권의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안철수 현상’을 안 의원이 구현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안 의원이 보여준 것은 새정치의 모습이 아니었다. 대선 당시 안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해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선을 요구하는 그런 결단력이 있었다면 문 의원을 이겼을 수도 있다. 그럼 박 대통령에게도 더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안 의원에게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에게 굉장히 중요한 덕목인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어쨌든 지난 4·24 재보선을 통해서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에 노원병을 선택한 것도 결단력 부족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종로에서 편하게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지만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부산으로 갔다. 대단한 결정이다. 지역주의를 깨야 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런 게 결단력이다. 새누리당의 아성인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 의원과 붙어서 새정치의 바람을 일으키고, 이겨서 돌아왔다면 의원으로서의 무게가 훨씬 더 컸을 것이다.”

-안 의원의 지지층은 2030세대다. 반대로 새누리당의 취약층이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SNS본부도 만든다고 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

“나는 SNS본부를 만들어도 효과가 없다고 본다. 당 스스로가 달라져야 한다. 새누리당은 호남과 2030세대만 잡으면 무적이다. 호남을 잡기 위해서는 대탕평 인사를 해야 된다. 우리가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나야 되고, 그것을 위해서는 호남에 한 약속을 통해서 이뤄가야 된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들은 ‘꼰대들의 집단’으로 인식돼 있다. 그들에게 ‘새누리당이 우리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젊은 층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야 되는데 단절돼 있다. 벽이 생겼는데 허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된다.”

-집권여당의 대변인으로서 야당 대변인들과 차별성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야당은 정치논평이 주를 이룬다. 생활논평이 거의 없다. 나는 생활논평을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고가의 등산용품이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부과 받았을 때 논평을 통해 학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을 했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경찰과 소방관들을 위한 격려, 학교 폭력 문제 등 틈틈이 생활논평을 내려고 했다. 국민과 일선에서 접하는 것을 상실하면, 민심과 유리되면 정당은 소멸의 길로 간다. 모든 촉수를 민심의 흐름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데 대고 있어야 한다. 민심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들은 늘 상존하고 발생하기에 대변인은 거기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된다.”

-현재 여야가 모든 현안을 두고 끊임없이 대립하고 있다. 소통이 중요한 시기인데, 정치권은 유독 그 부분이 어려운거 같다.

“나는 정치는 품격 있게, 멋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과 총선·대선 때 만나서 밥 먹고 했는데 우리 둘은 생각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생각이 같은 수는 없다. 다만 상식에 맞게 움직이면서 서로 호감이 생기고, 품격 있게 처신하면 된다. 특히 정치인이 피해야 하는 게 ‘동굴의 우상’이다. 동굴 속에서 보이는 세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의 지각,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역지사지도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 안타까운 건 예전에는 여야가 싸울 때는 싸워도 저녁에는 만나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했는데 지금은 여는 여, 야는 야, 끼리끼리 만난다. 사실 여당이 정권을 잡았고, 다수당이기 때문에 더 노력을 많이 해야 된다.”

-지난 1년은 대변인으로 보냈는데, 앞으로 의정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한해는 국회의원으로서 부실하게 의정활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국정감사도 대선국면이어서 참석 못한 경우가 있었고, 가더라도 짧게 가서 질의만 하고 나왔다. 그러다보니 깊이 있는 중요한 문제를 건드리지도 못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가.

“내 꿈은 소박하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관심이 있다. 예를 들면 은행에 번호표를 하나 설치함으로써 혼잡이 사라졌다. 이것은 좌파, 우파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변함이 없는 것이다. 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 가운데 시스템을 고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본다. 국민들도 이게 좀 개선됐으면 하고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데, 전달할 창구가 없다. 그럼 정당과 정부, 국회가 그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거기에 대해 소홀하다.

우리는 거대담론만 이야기하는데 나는 상대적으로 소박하게 민생과 관련된 여러 시스템의 개선을 하고 싶다. 특히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 고칠게 많다. 지금 골목에서 사람과 차가 마주치면 차가 먼저 지나간다. 차가 서는 것이 습관이 돼야 한다. 우리는 인본주의가 부족하다. 그런 부분을 입법을 통해서 해보려고 한다. 그것이 개인적인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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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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