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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안철수? 양비론처럼 쉬운게 어딨나"

동성혜 기자 /백지현 기자
입력 2013.05.11 08:51 수정 2013.06.07 14:53

<새누리 정책위의장 후보 인터뷰>"선거만을 위한 깜짝쇼 안돼야"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양비론처럼 쉬운 것이 어디 있느냐.”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3선·울산남구을)의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 대한 평가다. 지난 4.24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 안 의원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정치개혁’을 통한 ‘새 정치’를 갈구해 왔지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말하는 ‘새 정치의 실체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통해 안 의원에 대해 “제3자의 입장에서 정치권을 비판하기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안을 찾아나갈 것인지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의 상임위 배정문제와 관련, “지금 당장 안 의원이 국회에 들어와서 정무위원회 배정을 꺼리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이익 때문인데, 야당과 상임위를 바꾼다고 하는 것은 국회법도 모르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당초 안 의원은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만큼 노 전 의원의 상임위였던 정무위에 배정되는 것이 관례이지만, 안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186만주에 이르는 안랩(안철수 연구소)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상임위인 정무위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 이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상임위를 안 의원에게 양보했지만, 강창희 국회의장은 국회법 절차를 무시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했다.

김 의원 “국회의 의석 비율은 여야 합의 사항이 아닌 국회 본회의 의결사항”이라며 “국민이 뽑은 의석에는 여야 정수가 정해져 있는데 이는 상임위에서도 관철돼야 하는 문제다. 국회법을 무시하면서 다니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안철수 신당’ 창당에 대해선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든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으로부터 항구적으로 ‘안철수 신당’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하루살이 정당’이 수없이 만들어졌다 사라졌는데, 이런 모습은 정치권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문제”라며 “(야권연대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단일화를 통한 연대가 성공했지만, 선거만을 위한 연대는 이제 국민들도 불편해할 것이고 충격요법은 한 번 통하는 것이지 두 세 번 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만을 위한 깜짝쇼를 하는 정당모습은 안 의원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을 것”이라며 “‘신당’을 만든다고 하면 콘텐츠를 갖춘 건강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치권에 불어 닥친 ‘안철수 현상’과 관련해 새누리당도 끊임없는 쇄신과 개혁을 통해 거듭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당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실제 우리가 실천을 통해 쇄신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국민에게 보여야한다”며 “(그 일환으로) 19대 국회개원부터 국회의원의 세비를 반납했고, 격론 끝에 기초단체장 등의 정당공천을 폐지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17대부터 정가에 발을 디딘 그는 법사위-안행위-운영위 등의 제1정책조정위원장을 거쳐 농해수위-국토위-산업위 등의 제4정책조정위원장을 두루 거친 정책통이다. 또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는 1년 동안 19대 국회개원과 동시에 대통령 선거라는 고지를 넘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에 야당과 정부조직법 개편을 둘러싼 협상과정에선 차분하고 노련한 협상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지난 8일 최경환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출마 기자회견을 가짐으로써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을 통해 “우리는 향후 5년간 박근혜정부가 성공적으로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국민행복시대라는 새 패러다임을 정착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여당의 정책팀은 정부를 리드하고 충분한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위의장이 되면 △정책결정과정에서의 의원 참여확대 △정책위의 정부-야당 주도 및 대한민국 정책의 최고중심기구 역할론 △찾아가는 정책서비스 제공 △계파를 초월한 당내 통합 등을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19대 국회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1년동안 역임하면서 대선국면에 이어 박근혜정부 출범과정에서 야당과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힘든 협상과정을 거쳤다.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소감을 밝혀 달라.

“지난 1년이 총·대선이 함께 치르게 되는 20년마다 한번 오는 주기였다. 총선거를 치르고 곧바로 대선이 있던 해였다. 국회 개원이라는 아주 복잡한 함수관계 얽힌 시기로 개원협상에서 여야 간 밀고 당기기가 치열했다. 또 대선에서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일지에 대한 긴장감이 팽배해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정부 초기에도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협상과정에서 나중에는 견디지 못해 링거까지 맞아가면서 버텼다. 보통 현안에 대한 협상이 잘 안 되면 ‘머리 좀 식히고 합시다’라고 할 수 있는데 정부조직법 개편이라고 하는 것은 하루가 촉박해 그렇게 진행할 수가 없다. 안되면 안 되는대로 만나 협상을 해 조금이라도 입장을 접근시켜 결국 40여일 만에 성사됐다. 그러나 정부조직법이 늦게 타결되는 바람에 정부 출범에 어려움이 있었다.”

-야당과 정부조직법 협상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민주당이 정부조직법에 대한 전략을 잘못 선택했다. 민주당은 협상과정에서 SO(케이블TV 방송사업자)라고 하는 방송 네트워크가 마치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핵심가치로 주장하며 ‘절대 양보할 수 없다’, ‘민주당 핵심가치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방송의 공정성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는데 왜 그렇게 맞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로 민주당은 4.24 재보궐 선거에서 일부지역에서 후보를 아주 못 낸 곳도 있지만, 후보를 낸 지역에서도 전국에서 한 곳도 당선이 안 됐다. 결국 민주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민은 민주당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것으로, ‘정부가 출범하는데 저렇게 가로막아서 되겠느냐’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의 공정성이란 것이 S0법안만 가지고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본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못 갔다.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통합의 형태로 한 범주 내에서 서로 밀고당기면서, ‘창조경제’라는 신(新)산업영역을 개척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결국 쪼개졌다. 그런 점에서 아쉽지만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이라도 통과를 시켜야했다. ”

-정부조직법 협상 중반에 다다른 시점에서는 정부가 요구대로 정부조직법 원안을 통과시키고 (민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를 공격했으면 전략적으로 훨씬 유리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평들이 많았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유야무야 넘어갔고, 정보조직법을 발목 잡아 4,24 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이번 재보궐이 당과 정당공천에 대한 개혁 뿐 아니라 지금까지 보여왔던 민주당의 행태가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 그래서 민주당도 이제 ‘반대를 위한 반대’, ‘무작정 트집잡기식’, ‘발목잡기식’ 방식은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게 되는 것을 인식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선출과정에서도 그런 인식이 표심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이 구성된 민주당에 기대를 하는 것인가.

“글쎄,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우려는 어떤 면에서 우려하는가.

“여러 제반여건에 의해 비주류가 주류로 새로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에서 지지기반이 확고한 게 아니다. 이러한 것을 잘 극복해 낼 수 있을지 우려됐다. 한편으로는 당심(黨心)과 국민 의지가 반영돼 변화를 위한 생산적인 결과를 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고 출마설도 돌았는데, 돌연 정책위의장으로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내가 공식적으로 원내대표에 출마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주변에서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원내대표에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권유했는데 그것이 아마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이름이 오른 것 같다. 최종 선택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최경환 의원이 자기와 함께 파트너로 당내 통합을 이뤄보자는 제안을 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이-친박을 논할 시점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도 이런 이아기가 나오고, 더 나아가 구박-복박-신박 등이 거론되는 것이 우습지 않나. 이런 용어들이 사라지도록 당내 계파를 통합할 것이다.

또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차기 우리당의 성공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쓴소리라고 해서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쓴소리를 하겠다고 최 의원이 의지표명을 했고 그런 측면에서 파트너로서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정책위의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라면 무엇인가.

“사실 내가 정책분야를 오랫동안 다뤄왔다. 법사위-안행위-운영위 등의 제1정책조정위원장을 거쳤고 농해수위-국토위-산업위 등의 제4정책조정위원장을 거치면서 직접 정책을 다뤘다. 집권당의 정책은 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책위가 유명무실화됐다. 그래서 전문성을 갖춘 초재선 의원이 참여할 수 있는 강한 정책위원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당정청 협의회를 정례적으로 하고 청와대와 조율은 하지만 그 속에서 민심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관철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선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자부한다.”

-추경이 통과됐지만 6, 9월로 미뤄진 법안도 있고 재계와 부딪히는 법안도 있다. 정책위의장이 되면 어떤 법안에 초점을 둘 것인가.

“중요한 어젠다로 복지-경제민주화-창조경제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 창출 문제다.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가 일자리 창출의 메인 방법이 돼선 안 된다. 창조경제를 지향하는 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영역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대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이익이 골고루 분배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것이 현 정부의 과제다. ”

-박근혜정부 출범 100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박근혜정부 100일에 대해 평가해달라.

“정부출범 초반에 북한의 도발로 중요한 이슈를 끌고갈 여력이 미뤄졌다. 안보문제가 당장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하루 빨리 안보를 안정적으로 셋팅한 뒤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철수 신당’이 야권의 정개개편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든다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으로부터 항구적으로 이 정당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하루살이 정당이 많이 있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정치권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또 선거만을 위한 연대도 이제는 국민이 불편해할 것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 때 한번 쇼킹한 방법으로 단일화를 이뤘지만, 충격요법은 한번 통하는 것이지 두번, 세번 통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만을 위한 깜짝쇼를 하는 정당의 모습은 안 의원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다. 신당을 만든다고 하면 콘텐츠를 갖춘 건강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의 정치개혁에는 공감을 하지만, 안 의원이 지향하는 정치개혁에 대한 실체를 모르겠다는 비판이 많다.

“제3의 입장에서 비판하기는 좋다. 그러나 안 의원이 지금 당장 국회에 들어와서 정무위 배정을 꺼리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이익 때문인데 황당하지 않는가. 야당과 상임위를 바꾼다는 것도 황당한 문제다. 국회 의석 비율이라는 것은 여야 합의 사항이 아니다. 국민이 뽑은 정당에 대한 의석 비율이 있다. 이것은 상임위에서도 관철돼야 한다. 국회 합의사항이 아닌 규칙인 본회의 의결사항을 무시하면서 다니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양비론처럼 쉬운 것이 어디 있나. 그러나 현실 속에서 어떻게 대안을 찾아가느냐 하는 것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것을 실천해 보여줄 수 있느냐하는 것이 안 의원의 과제다.”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당연하다. 실제 우리가 실천을 통한 쇄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19대 개원과 동시에 세비를 반납했다. 또 격론 끝에 정당공천 폐지 모습도 보였다. 우리가 실천을 통합 쇄신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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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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