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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강한 집권여당 위해 욕먹을 각오로..."

조성완 기자
입력 2013.05.05 10:29 수정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인터뷰>"유명무실 정책조정위 부활시키겠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한 집권여당을 만들겠다. 새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려면 강한 집권여당이 있어야 한다.”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3선의 최경환 의원은 선거 슬로건으로 ‘강한 집권여당’을 내세웠다.

‘국정의 동반자’인 야당을 설득시키고 국정을 힘차게 추진하려면 결국은 여당 자체가 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대외적으로는 강하게 당 내적으로 의원들을 포용하는 ‘외강내유(外剛內柔)’다.

2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최 의원은 “지난 대선·총선을 다 승리했고, 새정권이 출범하는 상황에서 국정을 활발하게 추진해야 되는데, 과연 집권여당의 존재가 있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정을 뒷받침하려면 강한 집권여당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는 “야당과는 기본적으로 국정의 동반자로 파트너십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야당을 설득시키고 국정을 추진하려면 결국은 여당이 약해서는 어렵다. 여당이 강해야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와 야당이 직접적으로 부딪히면서 집권여당의 존재감이 상실됐다는 비판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최 의원은 자신의 장점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간 쌓인 신뢰를 통해 언제든지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당내 경선 당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10월 이후 ‘친박 2선’ 후퇴론이 강하게 당내에서 불자 모든 책임을 떠안고 비서실장에서 물러났으나, 인수위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최 의원은 “국정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게 목적인만큼 대통령이라도 민심과 동 떨어진 일을 할 경우 쓴소리를 하겠다”며 “야당식의 쓴소리가 아니라 당청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산적 쓴소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정책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유명무실해진 ‘정책조정위원회’의 부활을 제시했다.

최 의원은 “최근 몇 년동안 당의 정책기능이 거의 실종될 정도로 정책역량이 엄청나게 무너졌다”면서 “정책위원회를 6개정도 만든 뒤 거기서 활발히 토론하면 당의 의견이 정책 결정하는데 다 반영된다. 그러면 거수기라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뒤 한동안 2선으로 후퇴해 있었다. 새정부 초기에 원내대표로 다시 전면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정권을 만들어 놓고 집권여당이 무력감에 빠졌다. 주변에서 ‘정권 만든다고 7, 8년 쫓아다니더니 뭐냐. 뭔가 성과를 내야지 그냥 빠져 있는 게 능사냐’라는 지적을 많이 했다. 내 입장에서도 지금 나오면 욕 먹기 딱 좋인 시기다. 그러나 누군가 욕 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자기 개인 입장만 생각하면 되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관련 입법 등을 두고 집권여당으로서 청와대와 관계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집권여당은 국정을 뒷받침해 성과를 내야 하는 지위와 함께 삼권분립으로 청와대를 견제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 두 가지를 조화해야 하는데 둘 다 잘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지금은 정권 초반이고, 어느 정권이든 국정 초반에는 새정부가 잘 가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 결국 국정을 잘 운영하고, 성과를 내는 것에 방점을 둬야 한다. 그래서 역대 정권에서 주류세력이 맡아서 책임정치를 한 것이다. 다만 국정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게 목적인만큼 대통령이라도 민심과 동 떨어진 일을 할 경우 쓴소리를 하겠다. 그 쓴소리도 야당식으로 하면 안 된다. 당청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산적인 쓴소리를 할 것이다.”

-박근혜정부 초기 인사논란이 많았다.

“과거에도 실세 등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아마 이번에도 과거처럼 패거리로 썼으면 여론이 엄청 비판을 했을 것이다. 이번에 박 대통령이 한 시도 자체는 산뜻하게 본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검증 시스템이 좀 덜 작동한다던지, 인재풀을 좀 넓게 썼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좀 더 좋고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 가야 한다. 그리고 인사는 항상 최선을 다해도 하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큰 틀에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적으로 착근될 수 있도록 각계각소에 배치돼서 가야 된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러닝메이트로 ‘친이(친이명박)계’ 김기현 의원을 선택했다.

“김 의원과는 5년 전 MB정권 출범할 때 내가 수석정책조정위원장을 맡으면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김 의원의 성품 자체가 합리적이고, 일처리가 꼼꼼하기 때문에 신뢰관계가 있다. 최근에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업무연속성도 있다. 또 무엇보다 정권을 만들었으니까 당내를 아우르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목소리를 아울러야 한다. 이주영 의원도 장윤석 의원과 그런 차원에서 한 것 같은데, 농도차이는 있다. 그 쪽은 중립-중립이지만 여기는 친박과 친이를 아우르는 것이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가장 먼저 추진할 정책은 뭔가.

“우선 새정권이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대선 공약 관련 입법사항을 뒷받침하는 활동이 우선돼야 한다. 그 다음으로 거기에 포함이 안됐더라도 경제와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민생 관련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된다.”

-대선 공약 가운데 경제민주화를 두고 최근 경쟁상대인 이주영 의원과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글쎄, 경제민주화를 두고 나와 이 의원이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가?”

-이 의원과 경제민주화 진행속도에서 일정부분 차이가 있다.

“뭘 빨리 하자는 것인가? 지난 총선·대선에서 약속한 것이고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금 나는 소나기 오듯이 하자는 게 아니고 차분하게 하자는 것이다. 경제민주화에 있어서 이 의원과 큰 차이를 못 느낀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최고 논란이 된 게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 의중)이다. 스스로 ‘박심은 없다’고 일축했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당 내 원내대표 선거까지 청와대와 의논해서 하겠는가? 집권 1기 원내대표 선거니까 청와대에서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당청관계가 분립이 돼 있는데 괜히 어설프게 이야기하다가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당 내에서 이재오 의원이 지속적으로 개헌을 주장하고 있고, 김무성 의원도 여기에 일부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개헌의 필요성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다만 원내대표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앞으로 당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서 진행해야 된다. 당 내에는 여러 의견이 있고, 그런 중차대한 문제는 원내대표만의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다. 또 개헌이 모든 현안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 정권 초반에 거기에 몰두하다가 아무 것도 못하면 어떻게 하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것을 다 적절히 해나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원내대표의 호불호에 따라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 과반이 넘는 초선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표심을 어떻게 모으고 있나?

“재선도 그렇지만 초선 의원들이 굉장히 소외감을 많이 느낀다. ‘우리가 이러려고 국회의원 하느냐’라는 게 있다. 우리가 왜 정권을 만들었느냐? 국정에 참여한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당내 초선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란 것은 결국 당과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통로다. 내가 낸 정책이 반영될 때 자기 존재감을 느낀다. 내가 정책추진에 많이 참여한 입장에서 보면 최근 몇 년동안 당의 정책역량이 정말 많이 무너졌다. 정책기능이 거의 실종된 정도다. 지금 시스템이 정책위의장과 부의장이 있고, 정조위원회 간사라고 있는데 개인 간사일 뿐이다. 정책위의장과 부의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일부 의원들의 경우 법안의 내용도 모르고 통과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정조위를 정치, 외교, 여성, 사회문화는 각각 1개씩, 경제는 넓으니까 2개정도 해서 총 6개를 만들 것이다. 초·재선 중에 정책역량 높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간사로 임명할 것이다. 그 것에서 활발하게 토론하고 수시로 불러서 생각을 듣고 하면 당의 의견이 정책을 결정하는데 다 반영된다. 그렇게 하면 거수기라는 이야기도 안나온다. 요즘 우리가 TV토론에 내보내려 하면 내보낼 사람이 없다. 그런데 정조위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다 보면 그런 역량도 자연스레 생긴다.”

-지난 4·24 재보궐선거를 통해서 김무성-이완구 의원이 국회에 복귀했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상향식 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이 인터뷰한 내용을 나도 봤다. 내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

-김 의원을 필두로 당내 민주화를 두고도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내 민주화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 하나는 김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한 것 자체다. 주요 원내 포지션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나는 일체 누구한테 어떤 자리를 주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정책위의장만 빼고 나머지는 다 오픈이다. 선거 전략상 표만 생각하면 누구한테 무슨 자리를 주겠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미 그렇게 선언했다. 그 다음에 당내 민주화는 결국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런 두 축에서 활발하게 되면 당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포부를 밝혀 달라.

“강한 집권여당을 만들겠다. 지금 새정권이 출범했다. 지난 총선·대선을 다 승리했다. 그렇다면 뭔가 국정을 활발하게 추진해야 되는데 정부 출범 과정에서 ‘과연 집권 여당의 존재가 있는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국정을 뒷받침하려면 강한 집권여당이 있어야 된다.”

-강한 집권여당만을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야당과 충동할 가능성도 크다.

“야당과는 기본적으로 상생협력, 국정의 동반자로 파트너십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야당을 설득시키고, 국정을 힘차게 추진하려면 결국 여당이 약해서는 어렵다. 여당이 강한 모습을 보여야 청와대를 이끌어 갈 수 있고, 그렇게 해야 야당과 협상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지난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과정에서도 여당의 존재감이 없으니까 청와대와 야당이 자꾸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여당이 강해야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완충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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