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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정권에 뭔가 약을 먹었나"

윤경원 기자
입력 2006.02.23 18:18 수정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 등 토론회 개최

"행정도시 이전 사업은 환경파괴 문화재 훼손"


충남 연기·공주에 건설되고 있는 정부의 행정도시 건설 사업으로 인해 이 지역 자연생태계와 경관이 훼손되고 각종 문화재가 파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수도분할반대범국민운동본부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환경영향평가측면에서 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문제점에 관한 국민토론회’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의 최상철 공동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사업으로 우리나라 개발사업 역사상 가장 큰 환경파괴와 생태계 훼손을 저지르고 있다”며 “또한 이 지역은 백제문화가 숨 쉬고 있으며 가장 많은 민속 문화를 지니고 있는 역사적 고향이다. 노무현 정부는 문화재마저 파괴하고 있다”고 행정도시 이전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최 대표는 “지금 이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있는데 새만금이나 천성산, 부안 문제에 관여하던 그 많은 환경단체들은 지금 어디로 다 가버렸나”라며 “모두 다 현 정권에 뭔가 약을 먹었는지 입을 닫고 있다”고 환경단체의 이중적 태도를 성토했다.

이어 수도분할반대범국민운동본부의 장기표 공동대표는 “우리는 지금까지 수도를 옮겨서는 안 되는 이유를 경제적, 민족사적인 이유 등을 들며 반대를 해왔는데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적절치 못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이날 토론회의 취지를 밝혔다.

장 대표는 “정부의 사업으로 인해 멀쩡한 산을 두 개나 없애야 하고 수천 평의 농토를 다 엎어야 한다. 그것을 굳이 할 이유가 없다”면서 “나는 그 지역을 몇 차례 가봤는데 자연경관이 무척 빼어난 곳이다. 촌락 하나하나에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등 보존해야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런 고향땅을 나라망치는 행정수도 건설에 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화여대 박석순 환경공학과 교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사업으로 수천만 평의 산과 들이 깎이고 잘려나가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이게 된다”며 “이로 인해 물, 대기, 토양, 생태계에 오염과 파괴로 이어지는 각종 환경문제가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행정도시 이전)예정지역과 주변지역을 합하면 총 9000만 평에 이르며, 이는 새만금 사업의 육지면적 8560만평을 넘는 규모”라며 “특히 이 사업은 이곳에 사는 4만여 명의 주민들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새만금 사업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어 “도시개발은 대규모 정지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환경파괴가 매우 심한데, 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상지역은 멸종위기종과 특산종 등을 포함하는 수많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의 천국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금강 계곡의 분지 지형, 부족한 수자원, 상류에 위치한 대전광역시의 하수, 하류에 건설된 하구언 등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 여건을 보이고 있다”고 부적합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충남 연기·공주 행정도시 원천반대 투쟁위원회’ 소속 회원 40여명이 참석, 행정중심복합도시 사업에 대한 열렬한 반대의지를 내보였다.

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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