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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야권 대하드라마 찍고 우린 애국가만"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입력 2012.05.06 11:26 수정

<19대 총선 당선자 인터뷰>"박근혜 지지율 최정점 확장성이 숙제"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야권은 대하드라마 찍는데 우리는 애국가만 틀어서야 되겠는가.”

충청 사투리가 밴 친근한 말투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뼈가 들어있었다. 새누리당이 4.·11총선에서 152석이라는 승리를 거머줬지만 사실상 정당 득표율에서는 패배라는 그. 그렇기에 정권 재창출이라는 큰 싸움을 앞에 두고서 어느 때보다 절체절명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당 득표율에서는 새누리당이 야권연대에 1만3758표 차이(약 16%p 차이)나 뒤졌음에도 이용선 민주통합당 후보를 1780표 차이(2%p)로 꺾고 재선에 성공한 서울 양천을의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다.

그를 만난 것은 지난 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다. 선거 당시 분위기부터 이야기를 꺼냈다.

“선거 시작할 때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분위기뿐만 아니라 여론조사에서도 상대당 후보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세차례 조사에서 15% 이상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동네 분위기도 오죽하면 ‘당선은 당연한데 왜 다니느냐’고 말을 건넬 정도였다.”

문제는 막상 선거를 시작하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다. 그는 “투표 4일 정도를 남기고 본능적으로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며 “간간이 만나는 주민들마다 ‘(김 의원이) 열심히 일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가 들렸다”고 회상했다. 서울에서 불어온 바람은 ‘나꼼수’ 김용민의 막말이 아니라 ‘현실의 삶’을 근거로 한 ‘정권 심판론’이었다.

그는 “새누리당의 경우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여러 가지 악재가 있었지만 가장 큰 악재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라며 “물론 야권에서 공천이 엉망이 되면서 누가 자살하고 김용민 막말사건도 터졌지만 수도권의 적나라한 민심은 결국 정권 심판론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국민만큼 무서운 사람이 없고, 국민만큼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현재 상황을 적나라하게 규정하고 정당 투표에서 그것을 보여준 국민이 무서웠다”면서도 “그래도 4년 내내 악을 써서 하니 ‘열심히 했다’고 살려줘 국민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지금이 최정점 내려갈 일만 남아, 표의 확장성 필요”

하지만 이번 총선은 결국 오는 12월 19일 있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와 관련, 그는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을 봐야 한다. 내용이 불량하다. 더 불량한 것은 후보자 득표수 총합”이라며 “서울에서는 16곳이 됐지만 강남 빼고는 그야말로 신승이고 나머지는 박살났다”고 격하게 표현했다.

또한 그는 “정치지형을 보면 서울은 참패, 경기는 패배, 새누리당의 아성이라는 부산경남지역 역시 이전에 7대3, 아무리 못해도 6대4이던 게 이번에 5.5대4.5로 밀렸다”며 “의석수 외에는 사실상 패배”라고 평했다.

물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마력같은 리더십에는 박수를 보냈다. 그의 말대로라면 “백번 찬사를 보내도 부족함이 없다”는 호평이다. 백석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새누리당을 152석이라는 과반수로 올려놓은 것에 대해 “놀라운 추진력”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김무성이라는 영웅이 나와 당을 하나로 만들었고 새누리당이 이슈 파이팅에도 승리했다. 민주당의 자살골도 한 몫 했다는 것.

그럼에도 그는 “이 승리는 대단하지만 샴페인을 터트릴 수 없다”며 “박 위원장은 지금이 최정점이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바라봤다. 그렇기에 다양한 방법을 동원,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 ‘모든 일’의 중심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당내 대권주자들과 박 위원장을 경쟁시키고 당의 활력을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완전국민경선제, 이른바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래도 김 지사가 너무 빨리 나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정반대”라며 “이제 어떤 작전과 자세로 치러야 하느냐. 앞서 말했지만 152석이라는 의석수 승리 말고 사실상 패배한 지금처럼 간다면 대선은 결정적 패배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대선은 총선에 비해 최소한 투표율이 10% 이상 올라가고 그 투표율의 최소 70%가 야권성향이라는 설명이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는 “야권은 예고편도 빵빵한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안철수와 마지막 승부를 남긴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반면에 우리는 표 확장성이 도대체 뭐냐. 어떻게 선거에 이기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그 표의 확장성을 위해서라도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선출 과정을 최대한 역동적으로 이끌고 국민들을 참여시키고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현행 경선룰 그대로 가면 그게 추대 아니겠느냐”며 “지금은 이명박 박근혜를 논할 때가 아니라 정권의 재창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정체성과 미래가 걸렸다”고 열변을 토했다. 야권은 단지 민주당이라는 하나의 정당이 아닌 진보연합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운명의 각도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이어 “어떤 가치, 혹은 원칙도 중요하지만 지금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정권 재창출”이라고 덧붙였다.

그 방법의 핵심이 완전국민경선제이고 이를 위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박 위원장이 이번 경선을 더 다이나믹하게 키워야 한다”며 “물론 당내 지지도로 따지면 80~90%인 사람과 2~3%도 안되는 사람이 미래를 위해 게임을 해야 한다는 게 (박 위원장 입장에서는) 상대가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더욱 판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 사례로 2002년 대선 당시를 비교했다. 당시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과정은 단순한 지지표의 총합이 아니라 단일화를 향한 레이스를 보며 국민이 참여하는 과정을 만들었고 그 결과는 이회창이라는 철옹성 대세론을 꺾었다.

당내 친박계에서 완전국민경선제의 폐해로 들고 있는 역선택이나 정당정체성에 대해 그는 “야당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온전한 의미의 완전국민경선을 하면 시비를 일거에 정리할 수 있다”며 “입당 원서를 낸 사람만이 아닌 당의 가치와 정책에 동의하는 광의의 국민들, 그들을 어떻게 당의 근간으로 만드느냐가 바로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모아져야 한다”고 ‘국민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금의 논쟁이 단순히 당내 ‘경선룰’에 국한한 게 아닌 정치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현장’을 중시하는 정치하는 자세가 김문수의 매력”

김 의원은 누구나 알고 있는 ‘김문수의 사람’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노동운동을 하거나 재야운동을 해 본 적은 없지만 김 의원 나이 24세 대학생 시절 때 민중당 선거운동 자원봉사로 김 지사와 인연을 맺어 20년 동안 인간적인 친분을 쌓았다.

거두절미하고 물었다. 왜 김문수인가.

그는 “삶의 궤적만큼이나 중요한 그의 비전과 정치하는 자세 때문”이라며 그 가운데서도 ‘자세’를 꼽았다. 김 지사의 정치는 항상 ‘현장’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리더는 리더십과 비전, 능력, 여러 인재를 쓰는 능력 등 모두가 중요한데 특히 국가를 운영하는 리더십에는 국민들을 설득하고 공감해 이끌어 가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리더십의 뿌리에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 김 지사의 자세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위만 도지사지 본인이 ‘서민’이라는 점도 꼽았다.

어느 정치인이든 현장을 간다고 되물었다. 순간 돌아온 그의 대답은 “경청도 중요하고 악수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시찰이다. 시찰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국민들의 마음을 듣고 행정력을 발휘해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현장’을 몸으로 겪은 사람과는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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