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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민주당은 지금 총선승리당으로 착각"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입력 2012.04.27 11:46 수정

<19대 당선자 인터뷰>"당내에서 이념 논쟁 휩싸일 필요 없어"

"박근혜 몸싸움없는 국회 만들겠다 할때 감동적이었는데..."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현재 빅2(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박지원 최고위원)가 좋은 분들이기는 하지만 이들만 갖고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는 논쟁이 국민들이 볼 때 과연 민주통합당이 수권 의지가 있는 정당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당 대표는 어느 지역에서 하고 대통령 후보와 원내대표는 누가하고 등 지역과 인물을 배분하는데 국민들 눈에 과연 ‘이지고잉(easy-going)’할 만큼 (민주당이) 여유가 있느냐.”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쏟아낸 말이지만 4년만에 돌아온 그는 역시 거리낌이 없었다. 3선의 집권 여당 대표출신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를 8.4%p 차이로 누르고 서울 ‘동대문구 을’에서 승리를 거머쥔 민병두 민주통합당 당선자다.

17대 열린우리당(민주통합당 전신)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치를 시작, ‘초선’이지만 항상 ‘전략통’이라는 애칭(?)을 붙이고 다녔던 그다. 전략기획본부장, 총선기획단장 등 막중한 자리를 맡은 이유도 있지만 80년대초 학생운동권 사상논쟁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무학논쟁’(‘무림’과 ‘학림’논쟁), 그 가운데 ‘학림파’의 이론·조직가라는 이력도 크다.

그를 만난 것은 지난 25일 동대문구 장안동 사무실에서다. 이날은 늦은 밤부터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설’로 민주당 내부가 어수선했던 때.

이를 예상이라도 하듯 이날 아침 그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다가오는데 아무런 논쟁이 없다”며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 같은 착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지도부의 구성 노선 성격 세대 지역과 관련해 치열한 논쟁이 아쉽다. 이대로 가면 무관심 대회가 될 텐데”라고 걱정했다.

“전대를 통해 대중의 요구 흡수할 화려함과 진정성, 신속함이 절실”

이와 관련, 그가 말하고자 했던 ‘치열한 논쟁’에 대해 먼저 물었다.

그는 “민주당이 이번 4·11총선 결과 부산 41%, 경남 37%로 역대 보기 드문 득표율을 올린 것과 수도권에서 20~30대를 결집시킨 것은 중요한 자산이지만 선거 결과는 패배”라고 진단하면서 “당이 대통령 후보를 만들기 위해 3라운드 게임을 할 텐데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통과의례로 비춰지면 안된다”고 우려했다.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즉 민주당 내부에서의 경선, 야권연대를 위해 통합진보당과의 두 번째 경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3차전이 준비된 상황에서 지난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민주당 후보가 시민사회 후보에 자리를 내줘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의미다.

이 때문에 그는 “대표 대행이다 아니다는 의미없고 빨리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대통령 후보군이 등장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야권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최적화, 체계화 시켜 이를 바로 전대 결과로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명숙 이후 체제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국민들이 볼 때는 뭔가 새롭게 변화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내부 논쟁이나 벌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담합론’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그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비교했다. “박근혜라는 유력한 대선주자가 있는 새누리당도 당대표가 관리형으로만은 안된다는 논쟁을 벌이는데 야당이 대선 관리라는 방어로 나갈 필요가 없다”며 “당이 기본 발판부터 새롭게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전대에서 80만명이 투표에 참석했다”며 “이는 시민사회단체쪽의 문성근, 노총 등 서로 승리를 이뤄내기 위해 최대 운집한 인원인데 이번 전대 역시 좀더 이변도 있고 새로운 의미도 있어야 하고 총선에서의 표심을 결집시킬 수 있는 그런 논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전당대회가 대선 승리를 위한 지도부 구성, 노선과 향후 민주당이 나갈 방향, 성격, 세대와 지역 등 다양한 지점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여 국민들과 축제의 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당은 대중의 요구를 흡수할 수 있는 화려함과 진정성, 신속함을 갖춰야 하고 좀더 젊어져야 한다”며 “단순히 빅2만 놓고 이 사람이냐, 저 사람이냐고 하면 전대가 왜소화되고 국민적 관심 역시 줄어든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 거듭 되풀이 해 묻자 “지금 특정 인물을 거론할 때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에서 이념 논쟁 휩싸일 필요 없어, 중원 공략은 신뢰를 쌓는 게 우선”

그가 전대에 대해 이렇게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이유는 결국 오는 12월 19일 대선을 통해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함일 게다.

이런 이유로 최근 당내에서는 ‘중도’논란이 일었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이) 지금 위치 그대로 나눔과 배려, 사회적 연대를 해나가면 되는 것이지 좌냐 우냐 이념 논쟁에 휩싸일 필요가 없다”며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는 이제 자리를 잡았고 중원 공략은 신뢰를 쌓아야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고 다수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이념에 대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중도’라 불리는 유권자는 어차피 이념에 묶이지 않았는데 그들이 보기에 ‘민주당이 정신을 차렸네’라는 말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안철수 원장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는 “1, 2라운드는 필연적 과제고 이제 3라운드를 거쳐야 하는 막막함이 있다”며 “안 교수는 결코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본인이 민주당 플러스알파, 즉 확장자라는 인식이 있는데 들어오겠는가”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그렇기에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의 경선이 가장 화려한 라운드, 결정적인 라운드가 되도록 대선후보를 재탄생, 부활, 상승, 웅비의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후보가 빨리 뜨도록 당이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박근혜, 의사 결정과정에서 공고함이 없고 민주성도 없어”

상대 당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여권의 움직임에 대해 물었다. 특히 새누리당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른바 ‘비박’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는 “새누리당의 결론은 뻔하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라며 “그렇다면 박근혜 위원장의 한계가 무엇인가. 바로 무능”이라고 바로 공격의 날을 세웠다.

그가 박 위원장을 향해 ‘무능’이라고 비판한 근거는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내세운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와 ‘한중 열차 페리’ 공약이다.

그는 “이러한 정책에 대해 박 위원장이 자기 목소리와 혼을 실었는지 정말 자기가 온 신념을 갖고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박 위원장이 민주당을 향해 ‘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입장을 바꿨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은 왜 이런 공약들을 바꿨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이 없었던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병두 민주통합당 동대문을 당선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아울러 공천 과정 결과에 대한 공고함이 없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는 “공천과정이 개방적이든 비밀스럽든 공고해야 하는데 추후에 보면 수없이 많은 허점투성이고 그에 대한 치열한 반성이 없다”며 “당은 그래도 되겠지만 만약 대통령이 돼서 국가를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내각구성에 재앙이 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 위원장에 대해 감동했던 게 지난 2004년 당시 야당 대표였을 때 앞으로 몸싸움 없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인터뷰를 했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4년 동안 그 약속 지키지 않았고 지금은 국회선진화법 합의를 어겼다. 신뢰가 없는 사람 아닌가”라고 박 위원장이 강조하는 ‘원칙’과 ‘신뢰’에 정면 반박했다.

한편, 그는 “비스마르크가 사회보장제를 만들었듯이 교육이든 복지든 사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그 전에는 전략을 짜면서 당을 대리하고 특정인의 정치를 대리했지만 이제는 사회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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