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오세훈 "한명숙? 경쟁관계 아니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입력 2010.03.25 09:40 수정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릴레이 인터뷰>

"유무죄 재판결과보다 서울시장으로 얼마나 준비됐느냐가 중요"

"자신없는 후보들이 계파 포장…친이-친박-중도 고르게 날 지지"

오세훈 서울시장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6.2 지방선거를 “미래세력 대 과거회귀 세력의 경쟁”으로 규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6.2 지방선거를 “미래세력 대 과거회귀 세력의 경쟁”으로 규정했다.

“호들갑 떨 일도 아니고 그냥 묵묵히 지켜보는 국민의 눈을 무서워 해야지요. 재판이 끝나고 나면 그때부터 시작이 되겠죠. 그 전까지는 경쟁관계가 아닙니다.”

야권의 서울시장 유력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평은 간결했다.

“재판장면 하나하나를 갖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유죄든 무죄든 서울시장으로 얼마나 준비가 됐느냐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선거는 미래세력 대 과거회귀세력”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오 시장은 한나라당내 예비후보들과 경쟁을 넘어 야당과의 본 게임에서도 ‘오세훈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 전총리 무죄를 가정해서 '돌풍'을 염려하며 '제3후보론'을 주창하는 한나라당내 일부 목소리에 대해 단호하면서도 자신감있는 모습이었다. 재판은 재판일 뿐이고 선거에서는 시장의 자질과 정책을 보기 때문에 재판여부에 따른 후폭풍은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평소 오 시장의 생각이다.

<데일리안>이 오 시장을 만난 것은 지난 22일 오후. 공교롭게도 그날은 사상 유례없다는 총리공관 현장검증이 실시된 날이다.

이와 관련, 그는 “솔직히 말해 재판결과에 크게 관심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무죄가 나오면 정치논리로 어떻게 될 것처럼 포장하고 과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 묵묵히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을 봐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시선은 ‘국민’에 향해 있었다.

또한 그는 “어떤 서울시를 만들 것인가, 서울시장직을 얼마나 훌륭하게 수행할 자질을 가졌는가, 서울시장으로 얼마나 준비가 됐는가”라며 “유·무죄가 나오는 것과 서울시장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승부처를 ‘정책대결장’으로 몰아갔다.

아울러 이번 6.2 지방선거를 “미래세력 대 과거회귀 세력의 경쟁”으로 규정했다. 이는 정치구도상 한 전 총리를 비롯해 경기도에 유시민, 충남 안희정, 강원 이광재, 충북 이재정, 경남 김두관, 광주 정찬용·이용섭 등 야권 친노세력과의 대결구도를 염두에 둔 듯했다. 게다가 지금 서울시민을 위한 ‘삶의 질’ 투자 뿐 아니라 앞으로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도시경쟁력’ 차원에서 나온 포괄적 의미이기도 했다.

당내 경선에서도 여론조사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그는 자신을 겨냥한 예비후보들의 집중공세에도 여유가 있었다. 당내 계파별 지지에 대해서는 “나를 지지하는 쪽에는 친이, 친박, 중도가 골고루 다 있다”면서 “서울시 48개 당협 중에 과반수 이상이 범정파적으로 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내 일부 예비후보들의 ‘친이-친박 복심 경쟁’을 겨냥, “원래 자신 없는 후보들이 본인 뒤에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법”이라며 “그런 분들이 ‘누가 민다. 어디에서 민다’고 하는데, 경선이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장 ‘첫’ 재선도전에서는 시정 연속성을 강조하며 “서울시 체질을 바꾸는 일은 4년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3월 28일에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심’에서도 압도적 우세…그쪽도 숨통 터줘야”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당심’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빠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시장은 이 질문에 손을 내저었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자신이 ‘당심’과 ‘민심’ 모두 압도적 우세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2006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오래전부터 조직을 다져온 맹형규, 홍준표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 됐다. 경선 결과는 ‘여론조사(20)’ 내용과 ‘대의원(30) 당원(20) 및 국민선거인단 투표(30)’가 종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당심’에서는 졌지만,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경선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당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도 일축했다. 당내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소장세력’ 역시 경쟁자인 원희룡 의원이 아닌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조사 보다 ‘당심’조사에서 조금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당내 여론조사 결과가 좀 낮다? 그 여론조사야 그 쪽에서 주도한 여론조사고, 우리 쪽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해보면, 우리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 오히려 바깥(일반조사)에서 차이나는 것 그 이상으로 당내조사 결과가 더 벌어졌다. 그 여론조사를 공개할 필요 있겠나. 언젠가는 밝혀질 텐데. 그 쪽(상대 예비후보들)도 숨통을 터줘야하지 않나. 그 쪽에서는 후발주자니까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그런 자료도 내놓고 하는데, 앞서 가는 사람 입장에서 일일이 대응한다는 게 시민들이 보기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지켜보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대의원 500명을 대상으로 오 시장이 49.5%, 원희룡 의원이 33.0%로 오 시장이 16.5%p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당내에서는 오 시장이 ‘당에 대한 기여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동의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각자 당에 기여하는 방식이 있다. 현직시장은 일 열심히 해서 서울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것으로 당에 기여하고 국회의원들은 입법, 국정감사를 잘하는 것으로 기여하는 등 각각 방법이 다르다.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폄하하면 안된다. ‘얼마나 당에 기여했느냐’는 것은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지, 상대방 진영에서 평가할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수요모임’ 등 당내 소장파 그룹이 지지해 줬는데, 지금은 그들과 경선에서 경쟁자로 맞붙고 있는 상황이다.

“글쎄. 지금 서울시장 경선에 나온 4명 가운데, 원희룡 의원만 수요모임을 했었다. 일반화시키기에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원 의원만 나에게 일종의 라이벌 입장이 됐다. (수요모임과 대결 구도 등) 그런 것을 그쪽에서 반복해서 보도하다보니까 마치 기정사실처럼 됐는데 당시 수요모임 함께 했던 사람들을 따져보자. 그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심정적으로 나를 지지한다.”

-최근 “특정 계파의 지지를 받아 선거치를 생각은 없다”고 했는데, 계파 문제를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나를 지지하는 쪽에는 친이, 친박, 중도가 골고루 다 있다. 그래서 ‘특정 계파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얘기한 것이다. 서울시 48개 당협 중에 과반수 이상이 (나를 지지 하는 것으로) 되는데, 그것도 골고루 분포가 되어 있어서 특정 계파의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계파적인 시각에서 분석이 안 될 것이다. 원래 자신 없는 분들이 본인 뒤에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법이다. 그런 분들은 ‘누가 민다. 어디에서 민다’고 하는데, 실제 당내 경선이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당내 거론되는 서울시장 ‘제3후보론’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이미 정병국 사무총장과 정두언 지방선거기획단장이 그런 것 없다고 정리했다. 당에서 정리된 상황이다. 하지만 ‘제3후보’ 누구라도 지금 내가 가장 지지율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 아닌가. 그런데 위기국면이 온다고 해서 나보다도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나오겠는가. 이는 말을 위한 말이다.”

“도시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호도하는 것”

오 시장은 여야 예비후보들의 시정에 대한 비판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홍보비 낭비’ 지적에 대해선 “도시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호도를 하는 것”이라고 되받았다. ‘광화문광장’ 역시 시민들의 높은 만족도를 예로 들며 일부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또 자신의 높은 지지율을 ‘현직 프리미엄’이라고 칭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나타냈다. 현직 시장으로 경선을 치르는 것이 오히려 ‘선거운동’에 불리한 점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홍보비용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얼마나 공격할 것이 없으면 그런 것을 가지고 공격하는지... 어느 도시나 ‘더 많이 관광하러 오라, 더 투자해달라’는 도시마케팅을 하고 있고, 홍콩, 싱가포르 등 라이벌 도시들은 서울보다 더 많이 쓴다. 서울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시마케팅 행정을 시작한 것인데, 도시마케팅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분들이 그것을 자꾸 ‘홍보비를 썼다’고 하면서 마치 개인 홍보를 한 것처럼 호도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격을 보면서 딱하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도시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호도를 하는 것이다. 둘 다 나쁘다. 이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려는 마음가짐이 결여된 자세다.”

-도시마케팅에 투자한 효과는 어땠는가.

“서울시가 도시마케팅 비용을 지난해와 재작년에 300억원 이상을 썼다. 그 덕분에 서울이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인들 사이에서 방문하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됐다. 실제로 이런 조사에서 1위에 오른 것뿐만 아니라, 지난해 관광비수기인 11월에도 서울에 (호텔 등) 방이 없었다. 내가 취임할 당시 서울에 들어오는 관광객숫자가 600만명이었는데, 이젠 780만명이 들어온다. 더욱이 비교가 되는 것은 지난해 서울에 관광객이 급증을 했을 때, 베이징이나 일본은 줄었다. 이는 극명하게 대비도 되고 증명도 되고 서베이 결과로 나타난다. 계량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분명한 성과가 나온 것을 가지고도 (홍보비 낭비로) 뒤집어씌우니 딱하다.”

오 시장의 ‘도시마케팅’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주장해온 ‘디자인 서울’과도 맥을 같이한다. 그에게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을 그럴 듯하게 바꾸고 치장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의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여 가는 과정이다. 또한 개발과 성장의 20세기 서울이 아니라 21세기가 원하는 감성적 가치, 문화자원이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해 감동을 주는 ‘배려’, 기업과 고객·시 정부와 시민·조직원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인 ‘소통’, 쾌적하고 편안하며 안전한 생활인 ‘여유와 즐거움’, 가치창출을 통한 ‘경제’ 이 모든 게 아울러 ‘디자인’인 것이다. 여기에서 발현된 정책이 120콜센터, 천만상상 오아시스, 장기전세주택 시프트, 서울형어린이집, 신성장동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다.

-광화문광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광화문광장도 대중이 굉장히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만족도 조사를 하면 85% 정도가 나온다. 다만, 과도한 디자인으로 지적받는 것이 문제였다. 예를 들면 ‘꽃밭이 너무 복잡하다’, ‘플랜터라는 대형 화분이 너무 많다’, ‘차양막이 너무 어지럽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서울시정의 본질도 아니려니와 그렇게 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플랜터와 차양막이 많았던 것은 광화문광장이 지난 여름인 8월 1일 열렸기 때문에 방문하는 많은 시민들에게 햇빛을 피할 곳과 앉을 곳을 제공한 것이다. 이후 광화문광장 지하공간에 ‘세종이야기’가 10월 9일 오픈했고, 그 옆에 ‘충무공이야기’가 올 4월 28일에 만들어진다. 또 세종문화회관 밑에 식사를 할 수 있는 푸드코트가 만들어지면 지상공간에 차양막을 만들 필요가 없다. 광화문광장을 이렇게 바꿀 수 있는 것인데, 이를 경쟁자들이 비판하는 것을 보면서 ‘비판할 게 참 없나보다’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지지율이 높은 것을 두고 ‘현직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지지율만 높게 나오면 ‘현직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허허. 마치 과거에는 내가 그 정도 지지도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내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61% 정도 득표를 했는데, (기자들은) 쓰기만 하면 ‘현직 프리미엄 오 시장’이라고 한다. 게임이 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고, 날선 경쟁관계를 만들고 싶은 기자들의 마음은 알겠는데, 최소한의 객관성은 유지해줘야 하지 않나.

내 일정이 낮은 낮대로 원래 하던 일을 해야 하고, 주말은 48개 당협 방문을 하는 등 바쁘다. 그런 점이 나에게 경선에서 불리하다. 다른 사람들은 일주일 내내 돌아다니는데, 나는 주말에만 해야 하니까.”

“MB가 ‘청계천’만 했다는 패러다임 바꾸고 싶어”

그는 ‘시장의 역할’로 ‘삶의 질 향상’과 ‘도시경쟁력’을 꼽았다. 삶의 질은 손에 잡히는 투자, 도시경쟁력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다른 예비후보들은 ‘표’가 되는 삶의 질 문제만 이야기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오세훈표’ 공약을 거부했다.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만 했다는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선거의 전망 및 구도를 어떻게 보는가.

“이번 선거는 ‘미래세력 대 과거회귀세력의 경쟁’이 될 것이다. 누가 후보로 나오든 간에 야권의 후보들은 과거회귀세력이라고 본다.

나는 지난 4년 동안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27위에서 12위로 끌어올렸다. 금융경쟁력도 40위권에서 20위권으로 15단계 올랐고, 관광경쟁력도 상당히 올랐다. 이는 국가경쟁력만큼 도시경쟁력이 점점 중요해진다는 말이다. 과거에 어느 시장이 뉴욕, 런던, 파리를 따라잡겠다는 말을 한적 있는가. 우리 도시경쟁력이 12위로 올라가는 순간 그런 곳이 라이벌이 되기 시작했다. 나는 미래를 바라보며 뛰어왔고, 실제로 절반이상 성과를 냈다. 그것이 ‘미래’인 것이다. 그래서 ‘나라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사람과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의 대결’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도시경쟁력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견인한다는 의미도 있다.”

-오 시장이 생각하는 ‘서울시장관’이 있다면.

“시장이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삶의 질을 올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도시경쟁력을 올리는 것이다. ‘삶의 질’은 지금의 서울시민을 위한 투자다. 이는 현재의 시민들에게 어떻게 편리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서울 만들어드리느냐의 문제다. ‘도시경쟁력’은 미래 서울시민을 위한 투자다. 이는 우리 다음 세대, 미래 후손을 위한 투자다.

그런데 대부분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삶의 질만 얘기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뭔가 준다고 하는 ‘표’가 되기 때문이다. 도시경쟁력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은 없어 안타깝다. 아무리 선거 때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 세대만 먹고 살 것인가. 그러면 정치를 왜 하는가. 서울시장을 왜 행정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정치인에게 맡기는가. 정치인이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번 선거를 ´미래세력과 과거회기세력의 대결´이라고 한 것이다. 여기서 차별이 나오는 것이다.”

-가장 잘한 분야를 한가지 꼽는다면 무엇인가.

“대통령과 국무총리한테 당신 일 잘한 거 하나만 이야기하라면 얼마나 억울하겠나. 왜 이런 비유를 하느냐하면 대통령이나 총리급이 아니라 서울시에는 국방 빼고는 다 있다. 중앙부처가 하는 일을 똑같이 다한다. 주거정책 중에 가장 잘한 것은 무엇이냐, 교통정책, 문화정책, 복지정책 등도 이처럼 물어봐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못한다. 너무 박하다.”

-그래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려면 ‘오세훈표’ 공약 등이 필요하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임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을 떠올리면 ‘청계천’과 ‘버스전용차로’만 한 줄 안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제일 기억하고 있는 것이 청계천과 버스지, 실제로 이 대통령이 서울시에서 4년 동안 그 일만 했겠는가. 나는 그런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 그래서 중점을 둔 정책으로 ‘서울시 체질개선’을 얘기했다. 시민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제일 중요하다. 이것이 서울시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한 것 한 가지만 말해달라고 하면 말 안하는 것이 낫다. 대답하면 ‘그것’만 한 사람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나도 무상급식 했으면, 인기 좋았을 것…투자 우선순위가 있는 것 아닌가”

그는 이번 선거의 화두로 부상한 ‘무상급식’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내놨다.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훈 시정의 교육부문 정책에 있어 무상급식 보다 ‘공교육 강화 및 사교육비 절감’이 우선이었다. 아울러 대선을 위한 중간 사퇴는 없다고 못박았다. “서울시 체질을 바꾸려면 10년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정치권에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사실 서울시는 그동안은 세금을 걷어 교육청에 예산을 보내주는 일종의 예산 정거장 역할이 전부였다. 하지만 취임해서 ‘강남북 교육 격차 해소 및 인재 양성에 관한 특별조례’라는 조례, 법칙, 규정을 만들고 이에 맞는 조직으로 ‘교육기획관’ 자리를 뒀다. 법적 근거, 예산, 조직을 만든 후 책걸상바꾸기, 교육기자재 등 하드웨어를 했고 이후 방과후학교, 영어 원어민 교사 지원, 공부방 등 소프트웨어가 진행중이다.

무상급식 해주면 싫다고 할 학부모 있겠는가. 그러나 이처럼 지난 4년 동안 해온 것을 보면 가장 필요한 것부터 해오지 않았나. 그 돈으로 무상급식을 했으면 더 인기가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은 순서가 있고,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는 것인데, 선거 때가 다가오면서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무상급식이 교육의 모든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처사다. 서울시는 이미 예산과 조직과 법적 근거를 만들어서 교육의 우선순위에 따라서 일을 해 왔다. 앞으로도 투자의 우선순위는 공교육을 강화해서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또 서울시는 급식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교육청과 함께 1천억원 정도를 친환경 급식 하는데 투자를 해왔다. 그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겠다.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하면, 그것은 여론이니까 반영을 하고, 또 정책을 반영한다는 차원에서 빨리할 수 있다. 기존에 해오던 교육투자 비중을 높여가면서 우선순위를 ‘공교육 강화’, ‘사교육비 절감’에 두고 가져가되, 급식에 대해서도 논의가 되고 있으니 가속도를 내서 무상급식의 수혜자 대상 폭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투자의 방향이라고 본다.”

그는 교육정책을 이야기하면서 ‘무상급식’에만 프레임을 맞추는 것에 답답해했다. 교육을 책임지는 곳은 교육청이지 시가 아니라는 것. ‘무상급식’ 프레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그렇기에 합리적인 토론이 전제가 되어야 하지 정치적인 구호로 갈 문제는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얼마전 “대선을 위한 서울시장 중간 사퇴는 없다”고 밝혔는데, 어떤 의미인가.

“내가 취임하고 나서 ´아, 이 자리는 최소한 재선은 해야되겠다‘라고 얘기를 시작한 게 자료를 찾아보니까 취임해서 1년 쯤 뒤부터였다. 그것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한 얘기가 아니었다. 그 때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은 다 계기가 있었다.

내가 서울시정에서 시작한 대부분의 일이 체질을 바꾸는 시도였다. 취임하면서 창의시정을 모토로 일을 시작했는데, 대부분이 어리둥절해 했다. ‘도대체 무슨 얘기냐’고 했지만, 지금은 창의시정으로 전 서울시 직원들이 몰입해 가는 단계에 들어왔다. 체질변화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 ‘서울시 공무원들을 어떻게 하면 청렴하고, 도전적인 조직으로 만들 것이냐’는 것이었다. 과거 공무원들을 표현하는 ‘무사안일’, ‘복지부동’ 등을 떨쳐냈다.

1만명의 조직을 깨끗하고, 도전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게 4년 가지고 되겠는가. 일년을 해보니까 ‘체질을 바꿔놓으려면 10년은 하면서 공무원들의 뇌구조를 바꿔놔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소득 4만달러를 만들어갈 수 있는 선진공무원조직을 만들어 갈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취임 1년 뒤 재선한다고 한 것인데,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니까 자꾸 대선 관련해서 물어봐서 아예 선을 그어 놓은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바람처럼 나타났다’는 이미지가 있다.

“대부분 그런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정에 대해 준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시장 당선 후 ‘100일 창의서울추진본부’를 만들어 100일 동안 외부전문가와 서울시의 중견간부 등이 날밤을 새우면서 비전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서울시 비전 체계가 정리됐다.

또 시장 취임 1년 전,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는 책에 대표 편집자로 참여했다. 각 분야별로 글을 쓰는 교수님들을 고르는 것 자체가 공부였고, 그 작업을 하면서 도시의 비전 등을 짰다. 큰 틀에서 ‘수도 서울의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라는 구상이 다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선거에 불려 나왔고, 시장이 된 후 창의서울추진본부를 통해 액션플랜이 완전히 짜여졌다.

여기엔 무리한 공약이 거의 없다. 보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세훈 시정의 공약 이행률이 짜게 줘서 70% 정도다. 공약이행도 면에서 완성된 것만 73%가량이고,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98% 정도 된다. 하지만 지금 선거에 나온 분들이 무리한 공약을 많이 한다. 지금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을) 보면, 무리한 공약이 눈에 보인다.” [데일리안 = 동성혜 차장/이충재 기자]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