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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댓글알바? 네티즌 무시하는 말"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08.12.10 08:19 수정

<인터뷰>´국민소통위´ 추진 김성훈 한나라 디지털정당위원장

"자세를 낮추고 인터넷토론방에 찾아가서 소통하겠다는 의미"

한나라당 김성훈 디지털정당위원장은 9일 인터뷰에서 “지난 촛불집회 이후 국민소통이라는 화두가 등장했고, 그것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국민소통위원회가 탄생했다” 한나라당 김성훈 디지털정당위원장은 9일 인터뷰에서 “지난 촛불집회 이후 국민소통이라는 화두가 등장했고, 그것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국민소통위원회가 탄생했다”

“한나라당 관련기사 댓글을 보면, 우호적인 것이 3개 안 좋은 것이 7개다. 그것이 네티즌들이 바라본 한나라당의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에서 아쉬운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인터넷’이다. 이른바 ‘넷심(net·心)’으로 불리는 대다수의 네티즌들의 성향은 한나라당과 괴리가 있다.

특히 지난 16대 대선에선 넷심이 한나라당을 등지고, 그 누구의 예상도 깨버린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만들었다. 올해 초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도 일각에 변하는 넷심을 읽지 못한 정부여당의 정무실패라는 지적이 일었다. 뒤늦게 한나라당은 소홀했던 인터넷에 관심을 가졌지만, ‘한철 장사’에 그쳤고, 반응 역시 미미했다. 여전히 한나라당에겐 인터넷이 또 다른 ‘야당’인 셈.

그러나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됐고, 최근 당에선 인터넷 홍보 및 여론수렴을 위해 디지털정당위원회 산하에 ‘국민소통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네티즌과 소통에 물길을 열었다.

국민소통위원회는 최근 <데일리안> 토론방 데안토 등 10여개 사이트를 선정해 소속 국회의원 등이 이곳에 현안 관련 글을 직접 띄우고 댓글을 달면서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는 새로운 정치실험에 나섰다.

김성훈 디지털정당위원장은 9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지난 촛불집회 이후 국민소통이라는 화두가 등장했고, 그것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국민소통위원회가 탄생했다”면서 “당의 정책을 갖고 네티즌과 토론하고 그들의 의견을 당과 정부에 전달해 국민의 목소리가 반드시 실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소통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서 “앞서 당과 네티즌 사이의 든든한 가교역할을 수행할 제1기 국민소통위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토론자로는 당 대표, 최고위원, 정책위 전문위원 등 정책관련, 책임 있는 인사로 한정했다고 했다. 또 토론 주제는 인터넷 토론방에서 논란이 되거나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 중에서 선정할 방침이다.

“소통 하려면, 찾아가서 이야기해야 ‘통’해”

김성훈 위원장은 “그동안 당이 인터넷과 소통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위원장은 “그동안 당이 인터넷과 소통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그동안 당이 인터넷과 소통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면서 그 방안으로 △찾아가는 소통 △참여하는 소통 △책임지는 소통 등을 제시했다.

그는 찾아가는 소통에 대해 “기존방식이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네티즌들이 들어오길 기다리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우리가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라면서 “이미 활성화된 인터넷 토론방에 소속 정치인들이 직접 글을 남기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네티즌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찾아가면 듣게 되지 않겠는가. 이것이 진정한 소통의 의미”라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홍보가 아닌, 국민들의 생각과 비판을 듣는다는 의미고, 네티즌과 당 간에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네티즌 가운데 정부의 정책결정 등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민소통위원을 공개모집했다”면서 “이들은 토론방에서 논쟁이 격해지는 상황이 오면, 중재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네티즌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네티즌들의 비판과 제안한 좋은 대안이 정책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오프라인에서 결과물로 보여주는 것이 책임지는 소통”이라면서 “두 달에 한 번꼴로 세미나를 열고, 책자 등을 만들어서 네티즌들의 의견을 한번 더 이야기하고, 정부에 보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이 토론에 참여하는 사이트는 △데일리안(데안토) △다음 아고라 △싸이월드 토론방 △조선일보 토론방 △한겨레 토론방 △디시인사이드(이슈-정치 사회) △프리존(자유게시판) △엔파람 △서프라이즈 (노짱토론방) △파란닷컴(열린토론) △야후(토론마당) 등이다.

그는 이 같은 사이트선정에도 많은 고심을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비슷한 성향의 토론 사이트는 물론, 진보성향의 사이트까지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그는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진보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면서 “그래서 진보사이트, 노짱토론방 등을 고루 분포시켜 균형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인들의 소극적인 참여 우려’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논쟁이 되는 사안이 있으면, 당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선정해서 참여를 요청을 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된다면 충분히 서로 이견을 좁히고, 좋은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댓글 알바부대? 네티즌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예리한 분들인데...”

그는 ‘국민소통위원 모집’을 두고 “댓글 알바부대 모집아니냐”, “인터넷 바람막이다”라는 등의 시각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네티즌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예리한 분들인데 댓글알바가 가능하겠느냐”는 말이다.

그는 “모집하는 분들은 소통의 매개체가 되는 분들이고, 무엇보다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면서 “또한 당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닌, 네티즌들 입장에서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통위원 ‘선정기준’에 대해 “모집 설문지에 자신의 성향을 묻는 질문이 있고, 이를 기준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신 분들은 빼려고 한다”면서 “다양한 분들을 모집하되, 합리적인 진보와 보수의 생각을 가지고 오신 분들의 생각을 많이 싣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인 정두언 의원과 관련, “정 의원과 지난 대선에서 함께 일했고, 이번에도 ‘자리의 높낮이 보다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해서 결정했다’며 흔쾌히 위원장직을 맡아줬다”면서 “내가 나이도 더 어린데다 정권탄생의 공신인 분이 산하 위원장을 맡은 것이 외려 소통의 의미와 맞고, 당이 인터넷에 다가가는 자세를 낮추겠다는 뜻이 있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미네르바는 촛불의 다른 형태…국민의 힘이 바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

김성훈 위원장은 “미네르바는 촛불의 다른 형태로 국민의 힘이 인터넷을 통해 바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위원장은 “미네르바는 촛불의 다른 형태로 국민의 힘이 인터넷을 통해 바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소극적인 인터넷 정책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촛불집회와 관련, “정책에 대한 국민적 반감도 있었지만, 인터넷에서 즉각 일어난 반응을 읽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한 부분이 컸다”면서 “당시에 성난 ‘넷심’을 설득하고 이야기했다면, 정부여당에 대한 일방적인 마녀사냥은 작아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인터넷이 넓게 퍼지면서 정부의 정책을 국민들이 평가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반면 정책을 홍보하고 이해시키는 속도는 느려져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괴리가 생겼다”면서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고, 위기일수록 (인터넷과) 더욱 소통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밖에도 인터넷 관련, 최근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당이 추진중인 ‘사이버모욕죄’와 관련, “기본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인터넷의 역사와 태어난 배경 등을 본다면, 인위적인 법률제정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민간에 의한 합리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자율통제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에 대해 “촛불의 다른 형태로, 인터넷의 힘과 영향력이 나타난 사례”라면서 “촛불이 미국과 쇠고기 수입 재협의를 만들어 낸 것처럼, 미네르바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흔들릴 정도가 아닌가. 국민의 힘이 인터넷을 통해 바로바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인터넷 점수를 평가해 달라’고 하자 “지난 대선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50~60%일 때 인터넷에서는 50% 이하라고 평가했다. 지금은 지지율이 20~30% 정도인데, 인터넷 상에서는 더 안좋다”면서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댓글 10개 중에 우호적인 것이 3개, 안 좋은 것이 7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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