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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우디 상대전적 ´한국이 우위???´


입력 2008.11.19 23:23 수정

´사우디전 무승 징크스는 19년이 아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0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벌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989년 벌어졌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한국 축구가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 역대 전적 역시 3승 6무 5패로 한국이 뒤져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기록을 보면 오히려 한국이 5승 5무 4패로 앞서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더구나 한국이 사우디전을 마지막으로 이긴 것이 1989년이 아닌 5년 후인 1994년으로 되어 있다. 이 기록이 정확하다면 징크스 기간이 19년이 아니라 14년으로 줄어든다.

어떻게 된 일일까?


◆ 화랑과 충무팀의 차이

대한축구협회와 FIFA가 산정한 A매치 전적이 다른 첫째 이유는 대표팀 1군과 2군 경기 때문이다. 청룡과 백호 또는 화랑과 충무로 명명된 대표팀 1군과 2군이 1970년대까지 따로 운영됐기 때문.

FIFA는 지난 1978년 5월 11일 열렸던 친선 원정경기를 한국과 사우디의 첫 번째 A매치로 잡고 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A매치로 잡지 않고 있다. 당시 2-0으로 이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가 A매치 승리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2군인 충무팀이 출전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우디에서 열렸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축구협회는 이를 국가대표팀 간 경기로 FIFA에 보고, FIFA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번째 A매치로 인정한다.




◆ 기록이 잘못됐거나 누락됐다

1980년 초에 열렸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대한축구협회와 FIFA의 기록이 서로 다르다?

FIFA는 1월 28일, 30일에 경기를 연 것으로 되어 있고, 대한축구협회는 1월 30일과 2월 1일에 가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첫 번째 경기가 모두 3-1로 한국이 이긴 것으로 보면 이는 날짜의 오류로 보인다.

그런데 두 번째 경기는 서로 기록이 다르다.

대한축구협회는 0-0으로 비긴 것으로 기록한 반면, FIFA는 0-1로 한국이 패한 것으로 기록했다. 대한축구협회 설명에 따르면 0-0으로 비긴 것이 맞으며 친선 평가전이었기 때문에 연장전 같은 것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는 1981년 10월 14일 원정 평가전에서 한국이 0-2로 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FIFA는 이 기록이 누락되어 있다.


◆ 올림픽 대표팀을 놓고 보는 이견

올림픽대표팀을 놓고 보는 이견이 있는 것도 차이가 나는 이유다.

협회는 1984년 4월 24일에 열렸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4-5로 진 것을 표기해놓고 있지만 FIFA는 이 기록이 누락되어 있다. FIFA가 올림픽대표팀 간의 경기를 아예 A매치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나뉘게 된 것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1988년 서울 올림픽까지는 성인대표팀이 그대로 출전했지만,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3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FIF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알력 때문에 올림픽 경기는 A매치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1994년 12월 24일에 열렸던 경기는 대한축구협회가 A매치로 인정하고 있지 않는 반면 FIFA는 이를 A매치로 잡아놓고 있다.

협회는 당시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대표팀이 사우디와 3연전을 벌였는데 이중 1경기를 사우디아라비아 협회 측이 A매치로 보고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3연전 가운데 한 경기를 A대표팀으로 치렀지만 나머지 2경기는 B대표팀을 내보냈고, 사우디 측에서 당시 한국 올림픽대표팀을 성인 대표팀으로 생각하고 FIFA에 올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이다. 당시 비쇼베츠 감독이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모두 맡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대한축구협회와 FIFA가 산정하는 A매치 전적은 사우디 외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와의 경기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대한축구협회는 38승20무12패로 기록하고 있지만 FIFA는 37승18무10패로 보고 있다.

이 문제 때문에 대한축구협회와 FIFA는 A매치 전적을 맞추기 위해 여러 차례 협의하고 있지만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두 단체의 A매치 전적이 일치하려면 일단 FIFA가 1988년 서울 대회까지 벌어졌던 올림픽 경기를 정식 대표팀의 경기로 인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데일리안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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