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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바토프, ‘한 발 더’ 뛰어야 맨유도 산다


입력 2008.11.10 09:33 수정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동료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활동량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동료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활동량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레전드 바비 롭슨(75)이 리그 3연패를 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영입된 디마타르 베르바토프의 활약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맨유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라이벌 아스날과의 원정경기서 1-2로 패하며 프리미어리그 4위로 내려앉았다. 선두 첼시와의 승점차는 8점으로 벌어진 상태.

롭슨은 10일 해외 축구 사이트 <골닷컴>을 통해 “맨유가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면 베르바토프의 3075만 파운드라는 거액 이적료는 빛을 발할 것”며 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베르바토프는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맨유를 위협했던 선수 같지 않다”며 의문부호를 달면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그를 선발 출장시키기 위해 카를로스 테베즈를 벤치로 끌어내렸다.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라도 많은 골을 넣어야 할 것”이라며 베르바토프의 분발을 촉구했다.

또 롭슨은 베르바토프가 아스날전에서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자 “그는 이렇다 할 골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 데다 골을 넣으려는 의지도 없어보였다. 이적 후 리그 9경기서 1골에 그친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팬들 역시 기복이 심한 베르바토프 활약에 비판의 목소리를 가하고 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 공동 1위(4골)로 ‘역시 벨바’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데 반해, 늘 둔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맨유와 스타일이 맞지 않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결국 ´양날의 칼´이나 다름없는 베르바토프의 활약상이 리그 4위로 처진 맨유의 성적을 좌우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베르바토프는 아스날전 부진 및 리그 1골에 그치고 있지만 5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루니-호날두-테베즈의 득점을 돕고 있다.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감각적인 패스로 동료 선수들의 골을 돕는 것은 물론, 지난 9월 21일 첼시전에서는 박지성의 선취골을 간접적으로 만들어낼 정도로 토트넘 시절 ´어시스트 귀재´로 명성을 떨친 활약상을 이어가고 있다.

베르바토프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펄펄 날고 있다. 지난달 1일 알보리전과 22일 셀틱전서 2골을 넣으며 대회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는데 4골 모두 정확한 위치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골이었다. 특히, 지난 1일 알보리전에서 호날두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멋진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출렁이게 한 장면은 많은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베르바토프는 전방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넘나드는 다른 공격 옵션들에 비해 문전에서의 움직임이 적어 ´게으른 선수´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1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가 게으르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그의 움직임은 매우 효율적이며 골 넣을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은 환상적"이라며 베르바토프를 감쌌다.

반면, 플라멘 마르코프 불가리아 대표팀 감독은 퍼거슨 감독과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지난 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베르바토프가 대표팀에서 정열적으로 플레이했으면 좋겠다"며 지난달 11일 이탈리아와의 A매치서 풀타임 출장했음에도 2km만 뛰었던 베르바토프가 더 많이 움직일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190cm 장신인 베르바토프는 키가 작은 ´루니-테베즈´ 투톱의 한계인 공중볼 다툼과 포스트 플레이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기질을 지녔다.

그러나 맨유 이적 후에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만한 경기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아스날전에서는 하향세를 걷고 있는 미카엘 실베스트레와의 볼 경합 및 몸싸움에서도 좀처럼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베르바토프는 토트넘 시절, ‘눈빛으로 통하던’ 로비 킨(현 리버풀) 같은 존재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루니-호날두-테베즈 등과의 호흡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호날두 중심의 ‘무한 스위칭’ 공격 전술에 적응이 덜 돼 애를 먹는 것으로 분석한다.

베르바토프가 슬로우 스타터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말 마틴 욜 감독(현 함부르크 감독)이 토트넘에서 경질되기 전까지 경기력 저하로 벤치 멤버에 밀렸다가 절치부심 끝에 골 감각을 되찾으며 리그 득점 5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맨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으나 지난달 5골을 꽂아 넣으며 슬슬 시동을 걸고 있는 것.

베르바토프는 맨유의 리그 3연패를 위해 영입된 선수로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고 있다. 자신의 이적료가 역대 프리미어리그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팬들의 많은 이목은 그에게 집중돼 있다. 맨유에서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내려면 팀의 우승을 위해 꾸준히 공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베르바토프가 자신을 둘러싼 경기력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팀을 위해 한 발 더 뛸 수 있는 ‘적극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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